"불필요한 간섭으로 오히려 대학 망쳐"

새로운 변신과 파격적 행보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도올 김용옥이 대학강단으로 돌아온 후 가진 첫 강의에서부터 특유의 거침없는 직설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중앙일보가 실시하는 대학평가를 도마위에 올렸다. 중앙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후 이 대학 아트센터대극장에서 열린 1일 강의 도중 도올은 “중앙일보의 평가방식은 돈을 위해 신문사 권위를 갖고 대학을 묶어두려는 행동”이라며 “(중앙일보의) 평가가 오히려 대학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연구성적이나 훌륭한 졸업생 등을 통한 대학평가는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중앙일보의 평가방식은 교수 1명당 학생 비율이나 학과별 성적, 학과시설의 잣대로 이뤄진다”며 “이로 인해 대학들은 점수에 연연해 필요없이 기자재를 이중구입하게 되고 평가자가 대학을 방문할 때 편법을 쓰는 등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힐난했다. 또 “몇 명을 두고 강의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교수의 고유권한”이라면서 중앙일보 평가가 교수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런 기준을 들이대면서 대학원의 시설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평가의 타당성에 의심을 나타냈다. 도올은 “능력이 없어 곧 망할 대학은 빨리 망하도록 자극을 주고 위선, 형식, 허위에 헛되게 힘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중앙일보 평가는 불필요한 간섭으로 이를 조장하면서 대학을 망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역사와 인간'이라는 제목의 이 강의에는 4백80명의 수강신청자뿐 아니라 청강생까지 가세, 정원 5백명인 대극장을 가득 채웠다. 한편, 지난 7월 전국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는 중앙일보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평가자료 제출을 거부할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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