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를 없애거나 축소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1학기 등록금을 신용카드로도 납부할 수 있게 했던 일부 대학들이 최근 카드사들이 수수료면제 혜택을 중단하기로 하자 2학기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 대학은 홈페이지 등록안내를 통해 ‘카드사 내부사정상 재계약체결이 어렵게되어 부득이 이번 학기 등록시 신용카드수납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되자 카드납부를 하고자 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려 했다는 동국대 김모군(경제3)은 “학생편의 같은 것은 너무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조변석개식 행정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1학기 등록금의 카드 납부율은 대학별로 5~10% 선에 이를 정도로 호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 부과되는 수수료율은 1.5%안팎. 수수료를 낼 경우 대학들은 규모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추가부담을 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 S대 총무처 관계자는 “수수료면제와 무이자할부 혜택이 없어지면 학교측도 수억원의 재정부담을 안게 되고, 학생들도 무이자할부를 받지 못해 실익이 없다는 판단으로 카드납부제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카드사들이 이런 혜택을 없앤 이유는 최근 신용불량자 양산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금융감독위원회가 무분별한 수수료혜택과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카드 중앙지점 관계자는 “수수료혜택을 없앤 건 사실이나 수수료율 1.5%는 일반사업자(3.5~5%)에 비해서도 훨씬 낮고 다른 국가기관(1.5~2.0%)들과 비교할 때도 가장 낮게 책정한 것임에도 대학들이 수용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학들이 학생들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생편의를 위해 등록금 분할납부, 학자금장기저리대출 등 다양한 대체수단을 준비하긴 했지만 수혜자격은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YMCA시민중계실 김희영 간사는 “캐피탈 대출이나 소비자금융은 문턱이 높은 편인 데도 대학들이 고액의 등록금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교육소비자인 학생들에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대학의 의무에 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