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서남표·강성모 vs 내부 신성철·경종민 '물망'

차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이끌 총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회장 윤춘섭)가 지난 16일 차기 총장 선출과 관련해 내부 추천 인사로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 경종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스티브 캉 캘리포니아대 산타루즈캠퍼스 교수 등 3명을 추천하면서 차기 총장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오늘(18일) 오후 5시까지 교수협의회가 추천한 이들 3명을 포함해 이사회에 직접 응모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등 본격적 심사절차에 들어가 6월 23일 이사회에서 차기총장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교수협의회가 이사회 추천을 위해 자체 실시한 투표에서는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와 경종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각각 42%와 28.6% 득표율로 1,2위에 올랐다. 외부 인사로는 스티브 캉 캘리포니아대 산타쿠르즈 캠퍼스 교수가 추천됐다. 하지만 지난 러플린 총장 선출 과정에서처럼 돌발 변수가 들이닥쳐 외부의 새로운 인물이 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이스트의 이번 총장 선출 과정이 종전과 달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내부에서만 총장 후보를 물색했지만 이번에는 세계 유수 대학 리더들을 상대로 후보를 추천받아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경쟁 체제가 시작됐다. 카이스트 등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 외부 인사로는 서남표 미국 MIT공대 교수와 강성모 UC산타크루즈 공대 교수, 카이스트 내부 인사로는 신성철 교수와 경종민 교수가 유력한 차기총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남표 교수는 개혁 성향이 강하고 실사구시를 추구한다는 점이, 강성모 교수는 미국에서 학과 랭킹을 급성장시킨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성철 교수와 경종민 교수는 각각 특유의 리더십으로 내부 교수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과 뛰어난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장점 역시 각기 뚜렷한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띌 전망이다. 서남표 교수는 아직 공개적으로 카이스트 총장이 되겠다는 의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서 교수는 최근 있었던 카이스트교수협의회의 자체 후보 자질 검증절차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서 교수는 카이스트 이사회에 직접 서류를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교수는 단도직입적이고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다소 독선적인 경영스타일과 몸값이 높아 총장 연봉협상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신성철 교수는 내부 인물로 가장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교수협의회 투표에서 1순위를 차지한데다 총장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신 교수는 홈페이지(scshin.kaist.ac.kr)를 통해 '카이스트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이번 총장은 외부인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면 또 다시 지난번처럼 총장 후보 1순위를 하고도 고배를 마셔야 할 가능성도 높다. 강성모 교수는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전기전자 컴퓨터공학과장을 역임하면서, 미국의 대학 순위 랭킹을 단번에 급성장시켜 주목받았다. 미국의 메이저 대학에서 한국인이 공대학장 자리에 오른 것도 강 교수가 처음. UC산타크루즈 공대 학장으로 부임한 후 강 교수는 스탠포드 대학과 견줄만한 산·학 협동의 산실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인지도가 낮은 게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종민 교수는 교수협의회 투표에서 신 교수에 이어 2순위에 올랐다. 경 교수 역시 홈페이지(wink.kaist.ac.kr/~kyung)를 통해 "카이스트가 다시 깃발을 들어야 할 때"라며 자신이 학교를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밝히고 있다. 경 교수의 강점은 높은 업무 추진력. 지난 23년간 총 110개 연구사업을 추진해 약 400억원 정도의 연구사업비를 유치하는 등 학교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카이스트의 차기 총장을 최종 확정할 카이스트 이사회 총장후보선임위원회에는 △박승덕 과학기술총연합회 부회장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이후상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박항식 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국장 △윤춘섭 카이스트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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