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ㆍ업체, 중재안 놓고 내부의견 엇갈려 절충 난항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原乳) 가격인상 협상이 10일 마지막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막바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9일 오후 5시부터 최종 담판을 시작한 뒤 몇 차례 결렬 위기를 넘기며 10일 오후 4시께까지 23시간동안 밤을 새워가며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을 마무리지을 접점을 찾지못하고 있다.

 

양측은 어떤 식으로든 협상을 끝내자며 두 차례 협상시한을 연장하고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며 견해차를 좁히고 있지만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모두 내부에서 엇갈린 주장이 나오면서 의견수렴이 안돼 협상추진동력마저 점차 떨어지고 있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들은 이날 오후부터 협상보다는 내부 의견 수렴에 집중하고 있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않은 채 정회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 오후 늦게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거나 지지부진해져 결국 결렬될 수도 있는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밤을 지새운 뒤 이어진 새벽 협상에서 낙농농가들은 당초 ℓ당 173원 인상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 160원 인상을 주장했다. 우유업체들도 ℓ당 81원 넘게는 올릴 수 없다는 입장에서 120원 인상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양보했다.

 

하지만 양측의 절충은 여기서 멈췄고 가격인상 폭에 대한 견해차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해 정부가 중재안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ℓ당 130원 인상안을 최종 중재안으로 제시하고 양측에게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정부 중재안은 ℓ당 130원을 인상하고, 체세포수 2등급 원유에 주는 가격 프리미엄을 현행 23.49원에서 47원으로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체세포수 2등급 원유 가격 프리미엄을 높여주면 ℓ당 8원 인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모두 내부적으로 정부 중재안에 대한 찬반 견해가 엇갈리면서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날 오후부터는 제대로 된 협상이 진행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이 10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합의가 늦어지자 낙농농가들의 단체인 낙농육우협회는 이날 오전부터 당초 밝힌 대로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낙농육우협회 지도부는 이날 낮 여의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존권을 걸고 무기한 납유거부 및 원유 폐기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자 `우유대란'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낙농농가들은 협상이 타결되는 대로 원유공급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유업체들은 하루, 이틀 정도 원유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어 10일 오후 늦게라도 협상이 타결되면 `우유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낙농농가들은 지난 3일 하루 동안 원유 공급을 중단했으나 우유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 원유 덕분에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우유업체들의 원유 비축량이 제한돼 있어 공급중단사태가 이틀 이상 장기화될 경우 `우유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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