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 포항에 위치한 포항공대는 우리 대학의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짚어주고 있다.

역사와 인원수, 면적, 서울소재 여부 등 외형적 요소가 대학의 위상과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형적 평가기준이 아직도 팽배한 우리나라의 대학관으로 비춰볼 때 포항공대의 출발과 현재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에 위치해 있는데다 적은 인원, 짧은 연륜 등의 악조건(?)속에서도 나라 안팎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대학으로 괄목하게 발돋움한 포항공대가 다시 고지정복을 위해 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사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포항공대의 저력은 +뭐니뭐니해도 세계 최고의 연구 중심 이공계 대학을 지향한다는 ‘특성화’에 있다.

이 결과 교육부, 대교협, 언론사 등의 각종 평가에서 위상과 역량을 인정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주간지 『아시아 위크』에 의해 아시아 최우수 과학기술대로 선정되는 성과를 일궈냈다.

학문적 평가, 학생선발, 교수진, 연구성과, 재정, 교수 평균급여, 교수당 +학생수, 교수당 국제논문 발표건수, 학생의 인터넷 접속 수월성 등 9개 +부문을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포항공대는 연구성과, 재정, 교수당 국제논문 발표건수, 학생의 인터넷 접속 등 4개 부문에서 수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5개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내에서 재정 충실도 및 운영, 교수대 학생 비율 등 제반분야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설립된 지 12년밖에 안되는 포항공대가 총명한 학생들만을 선발한 점이나 재료공학 기계공학 생명과학 환경공학 등에서 연구성과가 뛰어나 설립 40년이 훨씬 넘는 인도의 델리공대와 마드라스공대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한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고 이 잡지가 보도한 것처럼 포항공대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대학에는 국내 최초의 제 3세대 첨단 방사광가속기를 비롯, 정보통신연구소 첨단공학연구소 등 10여개의 연구소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5개의 우수연구센터, 1개의 특성장려연구센터, 국책대학원인 환경대학원과 철강대학원 등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결국 ‘한국의 사이언스 빌리지’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최적의 면학분위기 조성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 개교 당시부터 전임교수 전원을 박사학위 소지자로 임용한 것을 비롯해 학생전원에게 4년간 수업료 면제와 성적우수 장학금 등 각종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대학원생에게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급,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있도록 했다. 기숙사 역시 학생전원을 월 5만원에 생활하게 하는 한편 +대학원생에게는 무료로 운영, 학문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밖에 3학년 학생들에게 해외 자매결연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석사학위가 없어도 일정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는 ‘석박사 연계진학제도’ 등은 교육·연구·생활 등 모든 면에서 일류를 추구하는 포항공대의 모습이다.

한편 포항공대는 국내외 호평에 만족하지 않고 철저한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 오는 2020년까지는 일본의 동경공대,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를 추월하고 2030년까지는 카네기멜론대와 스위스의 ETH를, 2040년에는 MIT, 칼텍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포항공대의 현재 목표는 이들 대학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목표로 설정해 놓은 기간을 단축, 정상의 반석에 올려 놓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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