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취업문 해외서 뚫는다

▲ 신라대 글로벌비지니스지원센터에서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취업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은 좁다’ 정부·대학 손잡고 해외취업 적극 지원

정부와 대학이 대학생들의 해외취업을 위해 뭉쳤다. 정부 주요 부처는 해외 인턴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해외취업에 앞서 미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대학은 체계적인 국제화 사업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취업률 높이기에 나섰다. 특히 일부 대학은 해외 현지에 해외취업센터를 직접 개설하면서 해외취업의 양과 질을 모두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정부 주요 부처, 해외 인턴십 적극 지원 = 정부가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해외 인턴십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교과부․농수산부․문광부․여성부․지경부 등 정부 주요부처에서 해외 인턴십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취업을 앞둔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교과부가 운영하고 있는 해외 인턴십은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WEST는 일(Work), 영어 연수(English Study), 여행(Travel)에서 따온 명칭이다. WEST 프로그램은 고학력 청년 실업자 증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청년층의 취업 무대를 세계 시장으로 확대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4~5개월 정도 어학연수를 받고, 최대 1년 동안 현지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한다. 특히 귀국 전 한 달 동안 미국을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은 왕복 항공료와 미국 기업에서의 무급 인턴 기간 생활비 일부(최대 6개월)를 지급 받는다. 저소득층 참가자는 별도로 스폰서비․어학연수비․생활비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900여 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와 함께 학생들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관광 분야의 취업을 위해 문광부는 ‘해외 관광 인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는 최장 1년간 국제기구와 해외 호텔, 리조트, 테마파크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월평균 85만원의 체재비를 지원 받는다.

여성부도 ‘국제전문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부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능력 있는 여학생을 ‘국제전문 인턴’으로 선발하고 교육한 뒤 국제회의에 참가하거나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해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134명이 유엔과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가운데 50여 명이 국제기구와 유관 분야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림부는 ‘해외 농업 인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농과 계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30명을 대상으로 해외 선진 영농기술과 경영기법 등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항공료와 체재비 등의 명목으로 1인당 630만원을 지원하며, 인턴 수당도 5개월간 매월 50만원을 지급한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지난 7월 해외 자원개발 현장에서의 연수를 통해 전문지식 습득을 지원하는 해외인턴쉽 사업을 시행하고 자원개발 특성화대학(서울대․한양대·강원대·동아대·부경대․한국해양대·조선대·전남대·인하대·세종대)에서 100여명의 연수생을 선발했다. 선발된 연수생은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삼탄, 대우인터내셔널 등 자원개발기업의 해외 개발현장(미주, 동남아, 중앙아, 중국, 호주 등)에 파견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 인턴십은 어학 실력을 키우면서 해외 업무 경험도 쌓을 수 있어 향후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선택한다면 역량 향상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현지에 해외취업센터 설립으로 취업률 상승 = 대학마다 특성을 살린 다양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해외취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은 해외 진출 기업과 실질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해외취업 활성화 기반을 다지면서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해외취업에 강한 대학으로 유명한 신라대는 본격적인 해외취업에 앞서 중국·일본·뉴질랜드 현지 경제인 단체 등과의 실질적인 협약을 통해 해외취업권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신라대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인니비즈니스클럽과 LG전자 현지법인과 손잡고 학생들의 현지인턴, 현장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등을 위한 산학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신라대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40여개 한국 기업에 학생들을 ‘논스톱’으로 취업 시킬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이와 함께 신라대는 해외 현지에 해외취업센터를 개설하면서 해외취업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신라대는 교내에 해외취업전담기구인 글로벌비지니스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해외취업전문교수와 해외취업관, 해외취업 전담 직원 등을 배치해 해외시장 조사와 구직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취업센터와 학교 간 탄력적으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이어주기 위해서다. 글로벌비지니스지원센터를 바탕으로 신라대는 지난 2007년 중국 칭다오에 해외취업연수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10년 10월 일본 고죠시 △2011년 1월 호주 시드니 △2011년 2월 중국 선전에 각각 해외취업센터를 설치했다.

신라대는 이 센터가 현지 기업과 기관이 연계하는 역할을 하는데, 구체적으로 취업 정보를 수집하고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해외취업률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신라대 해외인턴십을 통해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 취업에 성공한 박미영씨는 “학교 해외인턴십으로 필리핀 세부의 임패리얼 팰리스 리조트에서 약 8개월간 일하다가 싱가포르 호텔에서 근무하게 됐다”며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라대 관계자는 “지난해 교과부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에서 받은 지원금을 해외취업 역량 강화에 사용하고 있다”며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한 교수를 중심으로 해외취업위원회를 따로 꾸려 해외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취업처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인턴십’을 ‘해외취업’으로 연계 주력 = 경성대는 해외 인턴십을 해외취업으로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성대는 그동안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루마니아, 미국, 호주 등의 국가에 매년 학생을 인턴으로 파견해 취업까지 연결시켰다. 지난 6월에도 50명의 학생을 싱가포르, 일본, 독일,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 인도, 알제리, 도미니카공화국, 루마니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13개 국가에 인턴으로 보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성대의 해외 인턴십의 현지 취업률은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성대는 2005년부터 해외 인턴십에 323명을 보내 현재 240여 명이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경성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8년과 2009년 부산광역시의 해외인턴취업지원사업 최종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또한 2010년 사업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

경성대 관계자는 “해외 인턴십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현지에서 취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도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이 속속 늘고 있어 취업 국가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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