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학가에서 심심찮게 대할 수 있는 것이 '실용'이라는 말이다. 실용학풍, 실용학 문, 실용교육 등처럼 실용이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는 것은 건국이래 최대위기라는 최근의사회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쟁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국가든 기업이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예전에는 상상 조차 할 수 없는「대학부도」「폐교조치」등의 형태로 대학에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실용을 부쩍 강조하는 것은 대학의 순수학문 세계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 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실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실용이란 말을 사용하고 이를 핵심전략으로 설정한 대학이 있다. 내년으로 개교 60주년을 맞는 한양대가 그 주인공.

한양대는 지난 93년 '한양대학교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중점사항으로 실용학풍을 천명했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는 전초기지인 실용학풍은 쉽게 말해 학생과 사회, 국가 를 위한 교육, 연구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

한양대의 실용학풍은 그러나 지난 39년 대학설립 당시로 올라간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입 을 모은다. 김채옥 기획조정처장은 "기술교육이 경시 받던 설립당시부터 '기술보국'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의 실용학풍의 모태라 할 수 있다"며 "한양대의 기술보국의 정신이우리나라 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한양대 출신 산업발전 주도

따라서 한양대 구성원들은 60~70년대 국내외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한국의 산업화를 일궈낸 기술인력의 대부분이 한양대 출신인 것으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양대는 실용학풍을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이를 충족시킴으로써 발전을 이루어 가려 는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한양대가 그 동안 놀랄 만한 발전적 성과를 이룩한 배 경에는 기술보국의 맥을 이은 실용학풍의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용학풍의 가시적인 성과는 교육, 연구, 사회봉사 등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교육부문의 경우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넓히고 교육내용을 실용화하는 새로운 개혁조치 를 단행했다. 계열을 넘어서는 다중전공제 선택, 필수과목 폐지 및 축소, 최소 전공인정 학 점제 도입, 대폭적인 전과 허용, 대학간 학점교류제 시행 등은 이 부문 제도 개혁의 백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다.

또한 커리큘럼을 개편, 학생들이 실생활에 필요로 하는 교과목을 대폭 개설한 것도 눈에 띄는 것이다. 3백86개에 이르는 교양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데, 취업, 건 강, 여가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 자신의 관심분야나 필요로 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 도록 했다.

학습선택권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개편된 커리큘럼 중에는 학생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 야로 새롭게 짜여져 호평을 받고 있다. 외국어 능력과 컴퓨터 활용능력을 답보해내기 위해 실용영어회화와 컴퓨터 관련 과목들은 전교생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했 다.

이를 위해 실용영어회화의 경우 전용 강의실에서 40명에 이르는 외국인 교수들이 직접 강 의하도록 했다. 최근 대학생들의 창업과 취업 열기에 부응, '창업타당성 분석', '창업가이드', '창업과 기업가 정신', '여성과 직업' 등을 개설한 것은 실용의 전당임을 보여주는 것이 다.

이러한 커리큘럼의 개편과 함께 학생들의 해외연수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실용학풍의 선 두주자인 한양대를 한양답게 하는 것.

지난 96년부터 외국어문계 학생들에게 하계방학을 이용, 전공과 관련된 국가의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도록 하고 경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어학연수 실적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이러한 제도로 매년 2백여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산학협동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한양대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것 중의 하나가 연구분야. 산 업과학연구소, 공학기술연구소, 건설연구소, 세라믹 소재연구소, 철강공정 및 응용연구소, 디 스플레이 공학연구소, 전자재료 및 부품연구소, 반도체설계 교육지역센터 등 특성화된 이공 계 연구소가 무려 20여개에 달하고 있다.

또한 안산캠퍼스는 경기도, 안산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이 지역내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지원센터 운영 벤처 육성

산학협동 차원에서 운영중인 창업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창업의지를 북돋우고 벤처기업 육 성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현재 서울과 안산 양 캠퍼스의 창업지원센터에는 11개의 예비 벤 처기업들이 입주, 창업교육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산학협동 활성화로 인해 한양대는 외부기업체로부터 지원 받는 연구개발비가국내 대학중 매년 수위에 랭크되고 있다.

한양대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한양종합기술원과 테크노파크건립사업이다.

서울캠퍼스에 착공한 한양종합기술연구원은 삼성, LG 등 대기업과 공동으로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며 안산캠퍼스의 테크노파크는 경기도, 안산시 등과 공동으로 하는 사업으로 안산 시화지구의 중소기업을 위한 대단위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상당수의 대학들이 경쟁하듯 도입하고 있는 사회봉사제도 역시 한양대가 선두인 분야이다.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사회봉사단을 발족시키고 봉사과목을 정규과목화한이래 상당수의 대학들이 한양대의 뒤를 이었다.

한양대는 사회봉사가 학생들의 인성함양은 물론 사회진출후 봉사정신으로 직무를 수행할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양대는 실용학풍의 구현을 위한 지역사회의 교육봉사도 어느 대학보다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통신원에서는 매년 방학을 이용, 지역주민들을 위한 컴퓨터 특강을 열고 있으며 도서관에서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학기부터는 학부에 개설되어 있는 정규수업 강좌중 전문적인 선수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 는 '가족과 건강', '현대인의 식생활', '생활법률' 등 11개 과목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할 방침이 다.

이와 같이 한양대는 실용학풍의 실현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 학생과 사회와 국가가 필요 로 한 인재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것이 곧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의 명문사학 을 뛰어넘어 세계 속에서도 한양의 이름을 드날리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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