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과학기술대학(총장 한영수)의 취업률 상승이 눈부시다. 지난해 67.6%의 취업률로 수도권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72.7%로 한 계단 올라 수도권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시화·반월 공단 내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내실 있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교육역량 및 기업과의 스킨십 강화가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다.

■ 공단 내 위치한 지리적 특성 살려 = 경기과학기술대학은 약 1만7000개 업체가 밀집되어 있는 반월·시화공단에 자리하고 있다. 취업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대학의 학과 구성 역시 산업단지에 입점한 기업들이 주 종목으로 하는 전기·에너지·기계·자동화 분야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 무게가 실려 있다.

대학은 뿌리산업 분야에 대한 교육을 탄탄히 하는 한편, 융복합 학과 조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예가 올해 신설된 ‘모바일정보융합과’다. 이해수 산학협력처장은 “공단 내 기업 대부분이 2차 혹은 3차 하청업체라 학생들은 여러 분야에서 이른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며 “융복합 학과 개설은 이러한 중소업체들의 요구에 충실한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취업률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학협력단에서는 중소기업 CEO 및 부서장 직급 이상의 기업 간부들과 교수 등 8~10명이 정기적인 회의를 열어 커리큘럼 내실화 및 산학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대학에 보강교육을 요구하거나 업체가 필요한 기술개발 요청, 최신기술에 대한 논의 등 기업의 다양한 요구가 수집된다. 이러한 노력들은 바로 교육체계 개편 등으로 반영되며 이는 산업체의 만족도로 나타난다.

시화공업단지에 위치한 오토젠의 정연우 관리팀 차장은 “경기과학기술대학 졸업생의 특징은 훈련이 잘되어 있어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직장에 대한 적응도 잘하고 적극성도 뛰어난 점에서 타 대학 줄업생과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 G로컬 페어 등 기업이 대학 찾을 이유 만들어 = 높은 취업률에는 기업이 대학을 계속 찾게 만드는 대학의 노력이 숨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올해로 2회째를 맞은 국제 산학관협력대전 ‘SB G’local Fair’다. 대학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공동 주관하는 행사는 시화반월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SB G’local Fair’에 참여한 업체들은 7100만 달러(약 808억원)의 수출상담 성과를 이뤘다. 해외시장 발굴이 절실했지만 능력이 취약한 공단 업체들에 많은 힘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학이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가족회사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가족회사’란 대학이 갖고 있는 각종 장비와 인적자원(학생 및 교수)을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은 매출 신장 및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대학은 가족회사가 원활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론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기업이 원하는 기술개발을 대행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스킨십을 늘려갈 수 있다. 대학은 현재 1203개의 기업과 가족회사 관계를 맺고 있다.

시화공단에서 세라믹부품 등을 제조하고 있는 가족기업인 (주)신학세라믹의 강성호 대표는 “가족회사 등록 후 산학연 과제 진행 및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재 이 기업에는 경기과학기술대학 졸업생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해수 산학협력처장은 “대학이 기업에 주는 것이 있어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며 “취업을 요구하기 전에 대학과 기업의 접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기업이 우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비전설계 등 내실 있는 취업 프로그램 = 대학의 취업역량 강화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취업 교과목을 정규 교과목처럼 운영하는 점이다. 경기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은 1학년 1학기에는 ‘자기개발과 비전설계’, 2학기에는 ‘취업과 진로’ 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한다.

박지웅 취업진로센터장은 “전문대학 학생들은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수업에 대한 참여도가 떨어지거나 전공에 대한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 교과목을 통해 학생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면 자연스럽게 학업 성취도도 높아지고 결국 내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뚜렷해져 취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시흥시와 연계해 개최한 대규모 채용박람회도 눈여겨볼 만하다. 학내 체육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는 80여개 업체가 참가해 시흥지역의 우수한 일자리를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취업을 장려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취업 기회를, 지역사회에는 우수인력 공급이라는 숙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또한 3명의 상담 전문가로 구성된 ‘대학청년고용센터’에서는 학과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진로 및 취업 상담을 강화하고 있으며, 리더십 및 취업능력 향상을 위한 캠프 등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취업의 1차 관문인 입사서류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입사서류 공모전’을 개최하고 전문상담사의 일대일 첨삭지도도 실시한다.


“취업률 80% 이상으로 올릴 것”
[한영수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

▲ 한영수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
“요즘 열심히 하지 않는 대학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대학도 지금의 속도로는 안 되고 두 배쯤 더 노력해야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두 배 더 노력해 80% 이상의 취업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영수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은 높은 취업률의 비결에 대해 “현장밀착형 산학협력체제를 통한 현장 기술수요의 발 빠른 반영과 구인맞춤 알선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대답했다. 결국 현장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한 교육으로 기업들이 졸업생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점과 함께 일대일 구인맞춤 알선 프로그램, 산학협력 노력 등이 더해져 취업률 향상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제가 취임 직후부터 항상 강조하는 점은 ‘산학협력’입니다. 전문대학에 산학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학문만이 아니라 현장 속에서 필요한 인력을 배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산학협력 운영수익 1위라는 결과를 거둔 이유도 대학 내부에서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지요. 대학은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기업은 기술을 상용화하고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한다는 점에서 산학협력 활성화는 진정한 윈윈(win-win)전략입니다.”

대학은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캠퍼스가 시화·반월 공단 근처에 자리한 점에 착안, 기업들의 해외수출을 돕는 ‘SB G’local Fair’를 2년째 개최해 지난해 808억원의 수출상담효과를 거뒀다. 또한 전문대학 최초로 중소기업관을 운영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돕는 등 기업과 대학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산학협력을 고민하고 있다.

한 총장에게 취업률 목표에 대해 묻자 “요즘은 모든 전문대학이 너무 열심히 해 지금의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하면서도 “특성화된 융복합학과 운영 및 현장 맞춤형 인력양성 등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80% 이상의 취업률을 거둘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말미 한 총장은 우수한 기술인 육성을 위해 ‘기술사관’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마이스터고에서 금형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을 받아 관련 학과로 보내 2년 더 교육시켜서 진정한 마이스터(장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마이스터 수준에 오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좀 더 심도 있게 5년 과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로 기술사관제도입니다. 고등학교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한 학생을 뽑아 2년 더 공부시켜서 진정한 장인으로 거듭나게 하면 우리나라 기술직업인에 대한 위상 향상과 함께 취업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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