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창업 활성화, 비이공계 산학협력도 강화

대학 최초 '산학협력부총장' 신설
창업팀 50개에 4억원 지급 계획도

 
[한국대학신문 김재홍 기자] 울산대는 올해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서 ‘현장밀착형’ 분야에 선정돼 5년간 매년 31억 2000만 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대학 중 최초로 지난 2005년 산학협력중점교수 제도(이하 산학교수)를 도입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산학협력부총장 직제를 신설하는 등 탄탄한 산학협력 제도로 탈바꿈한 게 강점이다. 이공계 뿐 아니라 비이공계 분야 산학협력에도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 산학교수제도 국내 최초= 울산대는 지난 2005년 국내 대학 최초로 산학교수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산학교수는 모두 27명으로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자랑한다. 겸임교수 역시 138명으로 상당한 규모다. 향후에는 산학교수를 46명까지 확대, 산학협력을 이끌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 CEO 출신 현장전문가를 채용해 현장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대학과 기업 간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간다.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산학교수 평가방법도 바꿨다. 산학교수들은 논문이 아닌 산학협력실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SCI급 논문 1편 대비 산학협력 실적 반영비율은 46.67점에서 52.50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학 최초로 산학협력부총장 제도를 신설했다. 산학협력부총장은 산학협력단, 취업창업지원처, 대외협력처를 총괄하며 대학의 산학협력을 총 지휘하게 된다.

 
■ 학생 창업 활성화에 총력=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창업교육센터를 취업창업지원처의 직할 센터로 설치해 전반적인 대학생 창업업무를 총괄케 했다.

현장실습지원센터는 현장실습 지원팀, 장기인턴십 지원팀, 캡스톤디자인 지원팀으로 구성돼 현장과 연계된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창업 교육→창업 준비→실제 창업→제품개발 및 사업화’라는 ‘창업라이프 사이클’을 구축, 학생 창업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허정석 산학협력부총장은 “기존에 4주 이내로 진행되는 산업체 단기 인턴십은 개별 학과나 학부가 진행하고 12주 이상 장기 인턴십은 산학협력단이 주도해왔는데, 현장실습지원센터가 인턴십 전반을 관리토록 일원화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창업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교양과정에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리더십 챌린지’, ‘창업과 경영’, ‘창업의 이론과 실제’, ‘창업 마케팅’ 등 5개 창업 강좌도 운영 중이다. 성공한 벤처 기업인이나 선배 기업인 등의 초청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남민 울산대 산학협력단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수업이 인기가 많아 반을 나눠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학생창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45팀에 2억8000만원, 2011년에는 30팀에 4억원의 예산을 투자했다. 올해에는 50개팀에 4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허 부총장은 “현재 학생창업 실적이 창업 지원비용 기준으로 전국 5위”라며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 비이공계 산학협력도= 이공계 뿐만 아니라 비이공계의 산학협력 활성화도 모색한다. 지난 2007년 출범 초기만 해도 해외업체와의 임시통역 업무를 담당했던 ‘글로벌기술마케터양성센터(이하 글로벌센터)’ 사업도 확대됐다. 글로벌센터는 현재 해외마케팅도우미 사업, 지역산업 전문통번역지원단 운영, 지역산업 전문통번역DB 구축 등으로 세분화·전문화됐다.

비이공계 학과 학생들에게 전문용어교육, 무역실무교육, 마케팅교육, 제품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외국어 구사능력을 높여, 기업체가 요구하는 우수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공계와 비이공계 분야 융합에도 적극 나선다.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고 이에 적합한 산학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공과대학 학생들은 인증트랙에 개설돼있는 경영학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올해에는 융합학부가 신설된다.


▲ 허정석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
“대학·기업 장벽 해소한 산학일체화 추진”
[인터뷰] 허정석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

- 산학협력 늘리고자 중점 두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산학협력에서 한 단계 나아가 ‘산학일체화’를 도모하고 있다. 여전히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에 여러 장벽들이 있다. 이 장벽을 허물기 위해 관련 제도를 개편해 대학과 기업이 보다 심도 있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둘째는 비이공계 분야까지 산학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흔히 산학협력이라고 하면 이공계 분야에서만 수행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인문학 등 비이공계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어학을 배경으로 기술마케터로 성장토록 도울 예정이다.”

- 울산 지역과 산학협력을 위한 노력은
“대학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울산 지역은 자동차 분야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전기자동차 개발인데, 울산대는 그린카 분야를 산학협력 특성화 분야로 지정해 대학교육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가 유망한 지역 전력산업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 한다.”

- ‘그린카’는 어떻게 대학교육에 반영하나
“그린카는 특성화교육과 기업지원이 결합된 산학일체형 특성화 선도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 ‘그린카인재양성사업’의 인프라를 활용하며, 이를 통해 교육과 운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지역산업(차세대 수송기계)과 연계한 연속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공계 학생 뿐 아니라 디자인·경영학과 등 비이공계 학생도 참여한다.”

- 울산대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 차이점은
“공대 학생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서 캡스턴디자인 과목을 통과해야 한다. 단, 주제를 선정할 때 교수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는 게 다른 대학과의 차이점이다. 교수와 학생이 한 팀을 이뤄 가족기업 등 기업체에서 받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문제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제해결 능력, 팀워크 및 리더십,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 고재현(울산대 영문과 4)씨
[인터뷰]“직접 해외 바이어 보니 긴장감 느껴져”
글로벌기술마케터양성센터 참여한 고재현씨

“박람회에서 직접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 보니 상당히 떨리더라고요. 대학에서 머리로 배운 것과는 아주 달랐어요.”

울산대 영문과 4학년인 고재현씨는 지난해 울산대 산학협력단의 ‘글로벌기술마케터양성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비이공계 학생들도 직접 산업체와 함께 일하면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울산대의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고씨는 국제상거래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복수전공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흥미가 생겨 집행부 활동까지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산업기계박람회에 참석해 금형제작 업체인 (주)진흥공업의 통역을 담당한 일은 졸업을 앞둔 고씨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사전에 업체에 대한 설명 등 ‘실무교육’을 3회 정도 받았고,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는 실제 부스를 설치해놓고 예행 연습하는 ‘시뮬레이션’으로 준비를 했다. 막상 실무를 경험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리 “긴장감이 상당했다”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해외 바이어들의 질문이 쏟아졌어요. ‘무슨 업체냐?’, ‘어떤 과정으로 제품이 제작되느냐?’ ‘재료는 무엇이냐?’부터 시작해 ‘계약 금액은 얼마냐?’ ‘수출선적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전문 실무 분야까지 질문하더라고요.”

 

고씨는 이에 대해 “대학과 업체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통역 업무를 했다”며 “바이어들의 질문에 응대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힌 고씨는 “비이공계 학생이라도 산업체와 접촉하는 기회를 대학이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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