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학’ 신설로 체계적인 교양교육

돈·노동·죽음 등 주제로 융복합 초정
‘휴먼서비스·글로벌협력·IT’ 특성화

 
‘진보대학’으로 우리나라 민주화와 평화통일 운동에 기여해 온 한신대가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 양성의 요람으로 도약하고 있다. 한신대는 1990년대 이후부터 변화의 시대를 연 이래 2003년 수립된 ‘한신 비전 2010’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데 이어 2007년부터는 ‘한신 비전 2020’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한신대는 특별활동주간, 포인트 장학제도 등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미래의 지역거점대학, 경쟁력 있는 수도권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 휴먼서비스대학·글로벌협력대학·IT대학으로 ‘특성화’ = 한신대는 시대 변화와 사회적 수요를 고려해 휴먼서비스대학, 글로벌협력대학, IT대학을 중심으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휴먼서비스대학은 기독교 대학, 한신대의 정체성과 맞물려 있다. 한신대는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사회봉사 차원에서 ‘휴먼 서비스’를 특성화 분야로 정하고 휴먼서비스대학을 통해 이를 실천한다.

현재 사회복지학과, 재활학과, 특수체육학과로 구성된 휴먼서비스대학은 고령화와 유아교육에 맞춰 더욱 확대·개편될 예정이다. 아동보육부터 노인복지까지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한신대의 궁극적인 목표다. 휴먼서비스대학은 그동안 △다문화서포터즈 활동 △장애 영유아·아동통합치료서비스 사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운영 △직업적 중증장애인 위한 직업개발연구센터 운영 △행복한 동행과 산학협력 체결 등 다수의 성과를 달성했다.

‘글로벌 협력’ 역시 한신대의 특성화 분야다. 이를 위해 한신대는 글로벌비지니스학부·중국지역학과·일본지역학과·경영학과·e-비지니스학과로 구성된 글로벌협력대학을 만들었다. 글로벌에 ‘협력’의 의미를 추가한 것이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을 표방하는 한신대의 이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e-비지니스학과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경기도의 ‘취업예약형 전공과정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취업 명문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IT대학은 컴퓨터공학부와 디지털융합학부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공학부의 경우 NEXT 사업(대학 IT전공역량강화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된 데 이어 2010년 12월에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공학교육 예비인증을 획득했다. 디지털융합학부는 IT 융합기술·모바일 융합기술·멀티미디어 융합기술·임베디드 융합기술 교육을 통해 IT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실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특별활동주간, 포인트 장학금 ‘눈길’ = 한신대는 타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 환경단체와 공권력이 대치하고 있는 제주도 강정마을을 한신대 학생 30여 명이 방문했다. 이날 학생들의 강정마을 방문은 한신대의 특별활동주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듣기만 했던 강정마을을 실제 둘러보며 산 지식과 경험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활동주간은 학생들이 캠퍼스 수업에서 벗어나 교외에서 지식과 경험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한신대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도입된 특별활동주간은 매 학기마다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번 학기의 경우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20여 개의 활동교육프로그램과 3개의 교과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한신의 뿌리를 찾아서’를 비롯해 △한신대 주변 공간의 역사와 전통문화 탐방 △세계종교 성(聖)을 본다 △면접역량강화캠프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하는 한국문화 체험 △5월 실천단, 강정마을에 가다 등이 대표적 프로그램들이다.

포인트 장학금 역시 한신대가 자랑하는 제도다. 포인트 장학금은 학업성취영역, 사회봉사영역, 학교기여영역, 취업영역 등 4개 영역에서 총 84가지 포인트 항목에 해당하는 활동이나 성과가 인정되면 1포인트당 1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고 방송과 언론에 계속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포인트는 △학업성취 △사회봉사 △학교기여도 △취업 등 4개 영역을 기준으로 적립된다. 예를 들어 이전 학기보다 일정 기준 이상 성적이 오를 경우 최대 20만 포인트, 창업을 할 경우 30만 포인트, 헌혈을 할 경우 1만 포인트, 자원봉사활동을 할 경우 2만 포인트가 각각 적립된다. 적립 포인트가 10만 포인트 이상이 되면 현금으로 지급된다. 특히 매 학기 포인트를 가장 많이 적립한 학생 5명에게는 해외탐방을 위한 항공료도 지원된다. 또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최대 50만 포인트, 즉 50만 원을 선 지급한 뒤 갚도록 하고 있다.

■ 교양과정, 단과대로 격상 = 변화와 발전을 위한 한신대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2013년 대학가와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킬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정조대학 신설이다.

정조대학은 일반 단과대학 개념이 아닌 교양교육과정을 의미한다. 한신대 전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양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정조대학으로 명명한다는 것이 한신대의 복안이다. 이에 따라 한신대 학생들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체계적인 교양교육을 받게 된다.

정조대학은 한신대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한신대는 오산, 화성, 수원 등 3개 도시의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다. 이 3개 도시를 엮는 중요한 인물과 이념이 정조다. 정조는 11살 나이에 부친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8일 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것을 본 것은 물론 왕 즉위 전후로 끊임없이 살해 위협 속에 산 인물이다. 하지만 조선 역사 상 세종대왕과 함께 가장 위대한 개혁군주로 꼽히고 있다.

한신대는 이 같은 정조의 이념과 꿈을 교양교육과정에 실현함으로써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 양성의 핵심으로 삼을 계획이다.

교육방식은 융복합에 초점을 맞췄다. 돈, 공부, 사랑, 노동, 죽음 등 한 개인이 배워야 할 화두를 선정한 뒤 서로 다른 전공 교수 3명이 팀티칭 방식으로 교육한다. 한신대는 교과목과 교육과정에 대한 준비를 올해 마무리 짓고 2013년도 1학기부터 정조대학을 운영할 계획이다.

▲ 유문선 교무처장
[인터뷰]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능동적 교육할 터”
유문선 교무처장

- 정조대학을 도입한 이유는.
“대학 교양교육과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간과됐던 게 사실이다. 우리 대학은 교양이수학점이 35~45학점인데, 이는 졸업학점인 140학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대학 전체 교육의 4분의 1이라면 굉장히 큰 부분이다. 그래서 한신대는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양교육과정을 단과대학 수준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1차적으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 정조대학에서는 어떤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나.
“교육에는 가르친다는 ‘교’와, 자라난다는 ‘육’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정조대학에서 ‘육’을 강조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토의·토론에 기초한 강의를 늘리고 교수와 학생 간 팀티칭 방식의 수업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 정조대학은 ‘정조’가 오산, 화성, 수원 등 3개 도시를 잇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이유도 반영됐다. 이들 도시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은 없는지.
“현재 교과목으로는 ‘정조의 꿈’이 개설돼있다. 비교과과정인 특별활동주간 프로그램에도 ‘한신 뿌리를 찾아서’를 개설해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또 3개시를 중심 대상으로 하는 교육봉사와 방과 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지금 보다 더 적극적으로 오산시의 혁신교육, 화성시의 창의지성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원시와 자매 도시인 인도네시아 반둥시의 한국어 교육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 정조대학을 통해 키우고 싶은 인재상은.
“한신대의 인재상은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이다. 구체적으로는 통합적 교양인, 이웃 속의 세계인, 도전하는 실천 지성을 지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총장님이 한신대에서의 교육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강조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타인(이웃)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이나 미래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한다. 정조대학에서도 이 같은 학풍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잠재역량을 깨우고 스스로 앎을 깨우칠 수 있는 능동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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