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정의의 고대인 도덕적 지성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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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출범한 사회봉사단 '구심점'

-학점 연계 봉사에서 탈피…자발적 학생 참여 강조
-교육봉사로 소외지역 '활기'… 다문화가정 지원도

[한국대학신문 홍여진 기자] 1960년 4월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독재 권력에 맞서 항거한 날이다.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대학에는 4.18 기념관이 세워졌다. 당시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거한 학생들의 뜻은 ‘고대정신’으로 남아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고려대는 이 정신을 그대로 받들어 지식에 기반한 정의와 도덕성을 갖춘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2008년 사회봉사단을 출범했다.

 
사회봉사단이 강조하는 것 역시 봉사활동의 ‘자발성’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학점과 연계하는 것과 달리 고려대는 봉사활동에 전혀 학점을 부여하지 않는다.의무감으로 참여하는 봉사는 사회에 나가서 지속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사회문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고대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그런데도 참여인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려대 학생봉사단원 100명을 모집하는데 경쟁률이 5대 1을 넘어선다. 지금까지 봉사단에 참여한 전체 인원은 1만 3800명으로 16만4000시간이라는 순수봉사활동 시간을 기록했다.

윤영섭 사회봉사단장은 “봉사활동에 대한 어떤 대가도 제공하지 않는데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큰 의미"라며 ”이 때문에 짧은 기간 봉사단 활동이 매우 다각적이고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 ‘교육봉사’ 주안점…작은학교 살리기 = 단기간에 봉사단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려대만의 차별화된 봉사 프로그램이 있었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의 특징은 교육봉사활동을 중점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사교육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에서 ‘교육브나로드운동’을 펼치는 것.

대표적인 것이 여름․겨울방학에 실시하는 ‘영어․과학․비전캠프’다. 이는 기존의 농촌 봉사활동을 교육봉사활동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농촌의 일손을 돕는 대신 농촌의 자녀를 교육시키는 방법이다. 학생 수가 적고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을 먼저 찾아간다.

2009년 영월군 봉래중학교에서 5일간 캠프를 실시한데 이어 여주 북내초등학교 운암분교에서도 캠프를 열었다. 지역과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호응을 얻었고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강원도청, 영월군청, 고창군청, 충주교육청, 단양교육청, 지방소재 중학교 등에서 봉사요청을 해오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교육봉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올해는 여름방학기간 총 9개 지역(영월, 고성, 김해, 강화, 고창, 충주, 예산, 천안)에 봉사단을 파견, 교육봉사를 벌일 예정이다.

 

■ 손 닿지 않은 곳에 먼저 가는 ‘해외봉사’ = 고려대의 해외봉사 역시 타 대학과는 차별화된다. 해외봉사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지역에 가지 않는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아직 한국인의 손이 닿지 않은 소외된 지역을 먼저 찾아간다. 봉사활동과 동시에 한국의 문화 등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은 지난해 한국인 봉사단이 파견된 적이 없는 피지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피지의 토지를 기증받기도 했다. 또 러시아의 오지인 칼미키아공화국 바스호트 봉사지를 개척해 우리의 손길이 못미치는 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을 찾아가 한국인의 삶을 전달하는 등 민간외교의 역할도 수행했다.

올해는 해외봉사와 아울러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봉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많은 대학들이 관심을 기울인 이주 여성,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문제보다는 ‘다문화 가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봉사단은 △한강 발원지부터 독도까지 도보로 순례하는 ‘국토순례’ △서울부터 제주까지 문화유적 탐방 △다문화가족과 서울 근교 캠핑장에서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족캠프 등 다문화 가족이 서로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올 하반기 진행한다.

봉사단은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정신지체장애인 올림픽인 ‘2013 평창동계 스페셜 올림픽 세계대회’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봉사단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대학은 호스트타운(Host Town)프로그램에 함께해 선수들이 올림픽 개최 직전인 2013년 1월 중 고려대에 머물며 기숙사, 연수원, 수련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봉사단 학생들은 이들의 적응을 위해 문화․체육 활동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자발적인 봉사여야 지속가능”

[인터뷰]윤영섭 사회봉사단장/대외부총장

-2008년 사회봉사단이 창립됐다. 늦음감이 있는 것 같은데.

“이전에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사회봉사를 했다. 봉사단이라는 구심점이 없어도 사회 참여도가 높았다. 과거 4.18때부터 이어져온 고대정신이 봉사활동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8년 봉사단을 꾸렸다. 전담부서를 교내에 만들고 전공 교수 15명 정도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봉사에 중점을 둬서 지금까지 운영을 해오고 있는데, 지역사회의 호응이 대단하다. 앞으로는 조금씩 봉사활동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봉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고대의 봉사활동이 지닌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대학의 키워드는 '자발성'이다. 때문에 봉사활동에 학점을 부여하지 않는다. 학점을 부여하면 학생들이 봉사를 학점에 대한 대가로 생각한다. 타 대학들이 학점을 부여해 봉사활동을 의무화 한 것에 비해 상당한 차별점이다. 학점을 주지 않아도 매년 3000~3500명 정도의 봉사자들이 사회봉사단에 참여한다. 이들은 봉사의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기쁨을 얻는다. 참여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더 많은 참가자를 모집되는 등 봉사단 참가 수는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특히 '교육봉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대학 교육봉사의 특징은 사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을 다니며 어린학생들에게 학습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방과 외진 지역을 먼저 간다. 여름·겨울방학에 진행되는 ‘영어·과학·비전캠프’는 교육소외지역 학생 3명에 우리학생 2명 정도의 비율로 봉사단원을 파견하고 있다. 4~5일이란 짧인 기간 진행되므로 지식전달보다는 학습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춘다.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이라고도 불린다. 4년전에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강원도 영월 봉래중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100명이 안됐다. 하지만 4년동안 봉사단이 지원한 결과 현재 150여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지역 학교에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는 것, 교육봉사의 취지이자 의미다.”

-해외봉사 역시 한국인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먼저 간다던데.

"대한민국 사람이 아직 가지 않은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가보자"는 생각이 고대 해외봉사의 출발점이다. 작년 해외봉사 지역으로 피지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지는 국민 30%가 절대 빈곤층이다. 위쪽은 휴양지인데 수도로 가면 못사는 사람 대부분이 몰려있다. 이처럼 학생들을 무조건 해외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이지만 손이 닿지 않은 지역에 우리 학생들을 보낸다는 게 우리대학 해외봉사의 취지다."

-앞으로 다문화 가정을 위한 봉사활동에 주력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계획이 있나.

“국내에 120만이나 되는 다문화 인구가 있다. 대학이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부터 다문화 가정을 위한 봉사 프로그램의 체계를 잡아갈 계획이다. 특히 이주 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아닌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구성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우리 이웃에도 이런 가족이 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봉사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정말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해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 내용을 연구하고 있다. 가족중심캠프, 국토순례 등을 계획중인데 올 하반기부터 차차 실행에 옮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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