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쿠이 도쿠로 著 <후회와 진실의 빛>

 
도덕적 결함, 열등감, 비열함, 배신…누쿠이 도쿠로의 소설 속에서 인물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결함을 한 가지씩 갖고 있다. 타인에게는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속내를 감춘 채 죄와 벌, 범죄와 정의로 대변되는 두 주인공이 상대의 심리를 읽어내며 다음 동선을 실행하는 순간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악은 정의의 반대편에 존재한다. 그러나 그 차이는 종이 한 장처럼 한없이 얇을 수도 있다”

전작인 ‘통곡’, ‘우행록’에 이어 ‘후회와 진실의 빛’에서도 작가는 이 같은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낸다.

그렇다면 정의의 편에 선 자는 늘 옳은가? 정의를 향한 갈망으로 범죄가 시작됐다면 그것은 선의인가, 악의인가? 불변의 진리를 도발적 진실로 보여준 이 작품에서 우리는 묵직한 여운과 함께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아사다 지로(작가)).

한국 독서 시장에서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가 강세다. 특히 지난 3월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을 영화화한 '화차‘가 개봉하고 고도성장기의 사회문제를 고발한 마쓰모토 세이츠의 작품들이 잇따라 소개되면서 사회파 소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간성에 대한 차가운 성찰, 모순된 사회와 개인의 폐부를 찌르는 깊숙한 시선, 무조건 미워할 수도 감싸 안을 수도 없는 양날의 인물들…사회파 미스터리의 이 같은 매력에 절묘한 트릭과 반전의 재미를 고루 갖춘 작가 누쿠이 도쿠로가 ‘후회와 진실의 빛’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았다.(비채,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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