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

 
여름방학 동안 무리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수시 지원 대학 점검, 자기소개서 작성 및 수정, 논술 대비, 수능 언수외 보충, 탐구 집중 등 한꺼번에 이 모든 걸 여름방학에 해치우겠다는 마음가짐은 결국 ‘멘탈 붕괴’를 자초할 뿐이다. 더불어 반갑지 않은 손님도 맞이해야 한다. 바로 ‘슬럼프’ 다. 슬럼프가 오면 학습 능률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진다. 피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슬럼프 상태라면 하루 빨리 정상적인 학습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수험생의 적, 여름 슬럼프 어떻게 이겨낼까?

■목표를 명확히 하자= 지금까지 치른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통해 자신이 목표한 대학ㆍ학과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학습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만약 희망 대학이 현재 수준보다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목표를 낮추고, 성적을 향상시켜 목표 대학ㆍ학과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성취감을 경험하고 점차 목표를 상향 조정해 나간다면 최초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한 가지 명심해야할 점은 학습효과(성적 향상)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3 수험생이 되고나서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면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는 6월 모의평가에서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수능 시험일까지 전체 학습 일정을 염두에 두고 단계적으로 성적을 점검해 나가야 한다.

■스스로를 믿자= 수능 시험일까지 남은 100일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면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수험생활을 경험한 N수생보다 고3 수험생이 이런 생각으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압박감은 점점 심해진다.

지금까지 잘해왔다면 앞으로 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스스로 믿자. 불안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면 2~3일 정도 시간을 내어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해결하도록 한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남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등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도록 한다. 다른 수험생과 비교하는 그 순간 슬럼프가 찾아온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집중하도록 한다.

■나만의 공부 방법을 찾자= 평소 내신 위주로 공부해왔던 수험생들은 1학기 기말고사 이후 자신의 공부법을 잊어버리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 기말고사에서 단기간 암기 위주의 내신 공부로 시험을 치렀던 수험생이 같은 방법을 수능에 적용하게 되면 학습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수능은 기본적으로 단기 학습으로 끝낼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자신만의 수능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든 학습의 기본은 ‘집중’과 ‘반복’이다. 적절한 계획과 배분으로 학습량을 점차 줄여나가고 기억량을 늘려야 한다.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에 대한 기억과 이해가 감소하기 전에 적절한 시기에 반복 학습을 해야만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체계화할 수 있다.

■학습 계획표를 지키자= 매일 또는 매주 학습량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당일 또는 그 주에 바로 보충해야 한다. 자신이 정한 학습량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 잠자는 시간을 늦춰서라도 공부 시간과 학습량을 유지해야 한다. 슬럼프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평소 학습 방법을 180도 바꾸는 것은 자칫 성적 하락의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처음에 욕심만으로 무리하게 학습 계획을 세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학습 계획은 오늘 공부를 내일로 미루게 만들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져 결국 성적 부진의 악순환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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