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가능 여부, 전형방법 꼼꼼히 확인해야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자신이 공부한 계열과는 다른 계열의 모집단위를 지원하는 것을 ‘교차지원’이라 한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은 인문계열에 맞춰 공부했지만 막상 대학에 진학하려고 하니 적성이나 진로를 생각했을 때,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더 맞는 학생도 있고 반대인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많은 학생들이 교차지원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몰라 진로와 상관없는 학과를 선택해 진학하기도 한다. 진학사는 16일 교차지원가능 여부는 어떻게 확인해야 하며, 교차 지원 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교차지원 가능 여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교과 반영 기준 따져봐야 = 교차지원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세대 일반전형 인문계열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 수리 가ㆍ나형, 사탐ㆍ과탐 중 선택할 수 있어, 자연계열 학생의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연계열은 우선선발의 경우 수리(가)ㆍ과탐 1등급, 일반선발의 경우 수리(가), 과탐 중 한 과목 이상 포함 2개 과목 2등급이다. 때문에 수리(나), 사탐을 응시하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자연계열로 교차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경희대 일반전형 자연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가), 외국어, 과탐 중 2개 과목 2등급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2개 영역이 인문계열 학생의 언어, 외국어 성적이더라도 상관없다. 즉, 반드시 최저학력기준에서 수리 가형과 과탐을 만족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문ㆍ자연계열 모두 교차지원이 가능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 제약이 없다면 학생부 교과 기준 때문에 교차지원이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학생부 교과 반영 기준을 적용하기도 하므로 확인해야 한다. 경희대는 인문계열 국ㆍ영ㆍ수ㆍ사, 자연계열 국ㆍ영ㆍ수ㆍ과 교과를 반영하는데 해당 교과별로 적어도 한 과목 이상 이수해야 교차지원을 할 수 있다. 이외에 각 교과별로 과목 수, 이수단위 기준에 제한을 두는 대학도 있으므로 학생부 반영 방법을 꼭 확인해 봐야 한다.

■내신 성적 반영하지 않는 특기자 전형의 교차지원은 더 수월해=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공인외국어 성적만 반영하는 어학특기자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만 없다면 교차지원에 지장이 없는 대학이 많다. 예를 들어 한양대 글로벌한양전형은 ‘공인어학성적 50%+논술 50%’로 학생을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내신과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만큼 대학이 정한 공인어학 성적 기준을 충족한다면 계열에 상관없이 어떤 모집단위에든 지원할 수 있다. 단 △외국어 관련 전문교과 또는 국제에 관한 전문교과를 15단위 이상 이수 △국내 고교 학생 중 학생부 교과 성적이 일정 기준을 만족 △국외 정규 고교 졸업자 중 한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 때, 국내 고교 학생 중 학생부 교과 성적 자격 기준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ㆍ영어, 상경계열은 영어ㆍ 수학, 자연계열은 수학ㆍ과학 교과별 3개 과목씩 총 6개 과목의 평균 등급이 3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 조건만 만족한다면 계열을 달리해 지원해도 무방하다. 이렇듯 특기자 전형이나 특별전형에서도 교차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많으므로 지원 자격과 전형방법을 잘 살펴 지원하면 된다.

■교차 지원 가능하다고 무턱대고 교차하는 것은 피해야= 많은 대학들이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계열을 바꿔 지원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차지원을 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계열을 달리하게 되면 학생부 반영 교과가 달라지므로 반영 교과 성적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인문계열 국ㆍ영ㆍ수ㆍ사, 자연계열 국ㆍ영ㆍ수ㆍ과 교과를 많이 반영하므로 해당 계열로 교차지원할 때는 반드시 반영 교과에 맞춰 성적을 산출해 봐야 한다. 반면 홍익대의 경우 어떤 계열로 지원하든 국ㆍ영ㆍ수 필수 반영에 사회ㆍ과학 교과 중 이수단위 합이 많은 과목을 선택해 반영한다. 즉, 인문계열 학생이 자연계열로 교차지원하더라도 사회교과가 반영된다.

둘째, 수능 최저학력기준 영역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로 중상위권 이상 대학 자연계열에서는 언어, 수리(가), 외국어, 과탐을 기준으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위에서 예를 든 경희대 자연계열도 언, 수리(가), 외, 과탐 중 2개 영역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수리(나), 사탐을 응시한 학생이라면 언어, 외국어 성적이 모두 2등급 이상이어야 이 기준을 만족하게 된다. 즉,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만큼 반영하는 영역의 수능 기준을 확실히 맞춰야 하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반영하는 영역의 수능 최저 만족여부도 교차지원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셋째, 진로와 상관없이 성적 때문에 교차를 하는 경우라면 학과의 특성을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생 수가 자연계열 학생보다 많다 보니 인문계열 모집단위 합격 성적이 더 높다. 이렇다 보니 인문계열 학생들의 경우 대학을 좀 더 높여 진학하기 위해 자연계열로 교차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으므로 대학 합격만을 생각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전형방법 등을 살펴 준비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이라면 계열별로 출제 경향이 다르다. 논술 전형의 경우 인문계열은 언어논술, 자연계열은 수리과학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아 선뜻 교차 지원을 선택하기 어렵다. 면접 역시 계열별로 모집단위에 맞춰 면접을 실시하므로 준비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교차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성향이 계열 특성과 맞지 않아 학과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며 “전형방법과 자격기준만 만족한다면 진로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세부적인 교차 지원 가능 여부는 반드시 대학에 문의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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