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 두고 대립… 타 사립대학병원 노조도 '촉각'

[한국대학신문 전은선] 이화의료원 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8일째를 맞고 있는 노조 측은 두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이 산별교섭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이화의료원 노조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회의에서 산별교섭 참여 문제를 놓고 이화의료원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조정중지 선언을 해 노조 측은 6일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 당시 노조 측은 △인력충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보육시설확충 △임금 8.7% 인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산별교섭을 포기해야만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 대립하고 있다. 그동안 노조는 9차례 본교섭과 10차례 실무교섭, 4차례에 걸친 조정회의를 진행해왔다.

산별교섭에 대한 노사간 대립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화의료원은 2004년부터 산별노조를 통해 사용자 단체(병원)와 교섭을 진행해오다 2009년 중단됐다. 때문에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을 통해 산별교섭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노조 측은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이화의료원 파업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등 파업을 알리기 위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임미경 이화의료원 지부장은 "우리 병원 임금이 서울시내 대학병원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동대문병원의 경영악화로 목동병원과 통합할 당시 우리 직원들은 임금을 삭감하는 등 고통 분담을 했다”며 “하지만 현재 병원은 고유목적준비금으로 300억원을 적립해두고, 지난해에는 21억원을 대학에 보내는 수익을 내고 있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 요구를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이외에 한양대의료원, 경희의료원, 고대의료원 아주대 의료원 등 다른 사립대학병원들도 파업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은 교섭이 파행으로 치닫을 경우 다른 사립대학병원들도 추석전후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노봉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경희의료원은 지난 5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으며, 조정기간이 15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20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5일 지방노동조정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한양대의료원과 고대의료원 등은 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김진영 고대의료원 지부장은 “13일 병원과 본교섭을 시작한다. 여러차례 해봐야 알겠지만 우리 측이 요구하는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석이 지난 10월 초쯤 파업에 돌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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