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홍보 신문이라도 발간했으면 좋겠어요."

세종대 학보 1학년 학생기자의 말이다. 제작 중지가 너무 오래된 탓일까? 아니면 '임무'를 망각하고 자포자기한 패배자의 말일까? '진보'와 '자율'을 생명으로 하는 대학언론사 기자로서는 너무 순진한 말이다.

그만큼 세종대 학보가 4년 동안이나 제작 중지됨으로써 빚어진 +제반문제의 골은 깊다. 세종대 학보사 기자들은 제작중지기간임에도 +불구하고 4년 내내 매주 정규 신문 제작과정을 그대로 진행해 왔다. 편집회의에서부터 취재, 기사작성, 심지어 마지막 단계인 조판까지의 과정을 수십번 되풀이했다.

그러나 매번 조판된 신문은 학교당국에 의해 '제작불가'라는 행정조치를받아야만 했다. 이유는 학교행정 비판기사 등은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동일한 답변이었다.

올해 초 학생기자들은 지속된 제작중지를 타개하기 위해 학교당국과의 협상을 거쳐 지난 5월12일자로 다시 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학교당국은 +"교수들로 구성된 신문방송운영위원회에 의한 기사 심의후 발행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보사 기자들은 "기사심의는 곧 사전검열이고 이는 편집자율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므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학교측의 '권유'를 거부해 지금까지 제작중지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학보사 기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세종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건대 +신문사의 도움을 얻어 자체적으로 조판해 호외를 발간하기도 했다.

또한 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신문제작 경험이 없어 저학년 기자들에게 신문제작실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고 한때는 가지가 +없어 폐간위기에까지 간 적도 있다.

"안정된 신문제작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보사를 떠나간 수많은 동기와 +선/후배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는 편집장 방경일군(경제무역3)의 말은 현재 세종대 학보의 상황을 잘 말해준다.

기자구속, 벽돌신문 발간 등 대학신문에 대한 역대 정권과 학교당국의 탄압은 오늘에 이르러 그야말로 '옛날의 추억'이 되고 있으나 세종대는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언로를 막는 것이야말로 전근대적 사고이며 그것도 가장 진취적이어야 할 대학이 앞장서 그런 모습을 보이니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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