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졸업생 관리해야 '지속성장' 가능하다

재학생 대담···“입학생·졸업생 관리해야 성장”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11년 동안 쉼 없이 성장해 온 사이버대. 이러한 성장에는 정부의 지원이나 대학의 노력도 있었지만, 사이버대를 믿고 따라온 학생들의 공도 컸다. 한국대학신문은 창간특집 ‘사이버대 쉼없는 행보’ 3회차로 사이버대 학생 8명과 대담을 진행했다. 이들에게 왜 사이버대에 입학을 했고, 대학 생활은 어땠는지 직접 들었다. 재학생들은 “사이버대를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며 사이버대가 발전하려면 오프라인 교육의 보강, 입학생 기준의 강화, 그리고 대학 측의 졸업생 관리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사회=김기중 한국대학신문 기자, 이하 ‘사’, 사진=한명섭 기자)

 <대담 참석자>
- 김복례(이하 ‘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실버문화경영학과4·부동산 중계업·48세
- 원향란(이하 ‘원’): 원광디지털대 한방건강3·동국대, 강원대 등서 인성학 강의·54세
- 장군순(이하 ‘장’): 원광디지털대 한방건강3·하얀나라피부과·50세
- 정혜경(이하 ‘정’): 고려사이버대 미디어홍보영상4·출판사·46세
- 최춘모(이하 ‘최’): 고려사이버대 경영학과졸·현대캐피탈·45세
- 한은숙(이하 ‘한’): 국제사이버대 복지행정학과2·지역신문사 기자·51세
- 함춘미(이하 ‘함’):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실버문화경영학과4·주부·40세
- 허세무(이하 ‘허’): 고려사이버대 법학과4·한국정보관리협회·38세

- 사 : 입학 동기 뭔가. 당시 주변 반응은.

한: 방송통신고 졸업 후 대학에 가고 싶었다. 사이버대 간다고 하자 아이들이 ‘일반대학에 가지 왜 사이버대 가느냐’ 묻더라. 아이들이 이미 둘이나 대학에 다니고 있어 경제적인 문제를 고려했다. 그리고 20대 초반 학생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을까 걱정도 들었다. 사이버대에 입학하니 여러 계층, 다양한 나이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좋다.

김: 입학당시 실버복지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정부지원도 긍정적이었다. 그래서 알아보다가 사이버대를 택했다. 다들 ‘방송통신대를 가지 그러느냐’고 하더라. 사실 방송대가 학비도 저렴하다. 하지만 방송대는 중도탈락자가 많다. 오프라인 모임 역시 사이버대가 더 탄탄하다. 입학 때와 달리 주변 시선은 훨씬 나아졌다. 지금은 젊은 학생들이 많이 들어온다. 문화·예술 쪽은 더 많다.

최: 회사에서도 사이버 강의를 한다. 공부를 하다보니 경영쪽을 배우고 싶었다. 방송대보다는 사이버대가 대세라는 생각이 들어 사이버대를 택했다. 역시 사내 교육보다 훨씬 질이 높더라. 대학 다니면서 주변 11명에게 추천했고, 모두 입학해 지금 사이버대 다닌다.

정: 4년 전에는 고려사이버대가 아니고 한국디지털대였다. 우연히 광고를 봤는데 ‘입학금 면제’라는 문구가 끌렸다. 입학 후 ‘한국디지털대 다닌다’는 말을 잘 안 했다. 회사 생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일부러 숨겼다. 지금은 고려사이버대 학생이라는 데에 자부심 느낀다.

- 사: 공부는 어떻게 했나. 시험은 엄격한가.

한: 강의를 많게는 3번씩 듣는다. 늦게 시작한 공부라 재밌다. 시험 같은 경우 공부 안하면 시험을 아예 못 볼 정도다. 남들은 ‘온라인으로 시험보면 커닝도 하고 그러잖느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커닝을 방지하는 장치가 많다.

김: 학습양이 너무 많아 놀랐다. 처음 6과목으로 시작했고 계절학기 2과목을 들었다. 조기졸업이 목표였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아 혼자할 수 없어 스터디모임도 참여했다. 3년 전부터 공인인증과 중복 IP 체크를 하는 데다가 객관식, 서술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문제가 출제된다. 개인별로 다른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커닝은 꿈도 못 꾼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사이버대에서 좋은 학점 못 받는다.

함: 맞다. 공부 안 하면 시험조차 볼 수 없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완벽히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온다. 처음엔 ‘사이버대니까 공부하기 편하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직장을 다녀야 하니 더 힘들더라. 새벽까지 공부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최: 과제를 1주일에 한 번씩 준다.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가 질의가 10점, 과제가 10점, 출석이 10점이다. 커닝해서 시험 문제 1~2개 더 맞는다고 성적 좋아지지 않는다.

허: 직장과 병행하니 공부가 쉽진 않았다. 처음엔 문제들이 너무나 어려웠다. 교수님이 ‘교과부에서 실사를 한다. 지적이 많아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처음엔 ‘족보’라는 것도 있었는데 학기마다 객관식과 주관식을 번갈아 내고, 30분에 60~80문제를 풀어야 하는 등 어려워지고 있어 이젠 족보가 없다.

 
-사: 오프라인 활동은 어떻게 하나. 불편한 점은.

장: 원광디지털대의 경우 서울을 비롯해 지역학습관이 잘 돼 있다. 대방쪽 지역학습관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스터디하는데 아주 좋다.

정: 학과가 미디어홍보영상과인데, 주말을 이용해 방송국 견학도 하고 그런다. 이론과 실습 두 가지를 다 강조하고 있다.

함: 우리 과도 오프라인 모임을 많이 한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한다. 각종 행사 참여도도 높고 체육대회도 많이 참여한다.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다 있는데, 나이가 많다든가, 적다든가 문제로 꺼린 적이 없다. 오프라인 아닌 사이버상에서 교수님과 만날 시간이 없어 아쉽긴 하다. 그리고 Q&A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답글이 조금 늦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조금 불편하다.

김: 사이버대는 컴퓨터로 공부한다. 하지만 처음엔 컴퓨터 사용법을 잘 몰랐다. 그런 부분은 지금도 어렵다. 오프라인 모임이 없더라도 토론방이라든가, 과제제출이라든가 이런 게 많아 시간이 아주 자유롭진 않다. 사이버대를 택한 이유는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가끔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토론방 같은 경우 그 시간에 꼭 참석해야 하니까.

함: 실제로 공부하다 슬럼프도 있었다. 사이버대 공부는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지라 자신을 컨트롤해야 한다. 그럴 때마다 누구에게 조언을 얻어야 하는데 조언할 곳이 없어 힘들었다. 동기도 나와 마찬가지로 직장 다니며 힘들다. 그런 사실 잘 알고 있어 얘기하기가 쉽지 않더라. 한 때는 우울증까지 왔을 정도로 어려워 대학 상담실에서 상담도 받았다.

최: 전국의 지차제 등 사무실이 주말이 비니까 그 곳에서 주말강의를 무료로 하는 것을 대학과 추진하고 있다. 특강의 경우 학생들이 많이 모인다. 그래야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월 1~2회 특강이 서울에서만 열려 좀 아쉽다.

-사: 대학에서 배운 게 실제 도움이 됐나.

최: 올해 2월 졸업했다. 직장에서 배운 교육보다 사이버대에서 배운 것이 훨씬 수준이 높다. 도움이 많이 됐다.

원: 복수전공하니 공부시간이 만만치 않다. 2~3시간 자는 경우도 많다. 직장 병행하며 학사 취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는 점은 문제다. 직장인 입장에선 4년 투자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다. 처음엔 ‘2년 동안 공부해보고 안되면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공부하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중국 중의사 시험까지 봤다. 가서 공부해보니 원광디지털대에서 배운 커리큘럼과 거의 흡사하더라. 원래 교양 공부 정도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 좀 놀랐다. 커리큘럼을 목적에 따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분화할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정: 사이버대와 일반 오프라인대학의 목적은 다르다. 사이버대는 취업이 아니다. 자기계발이 주목적일 수 있다. 배움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쪽이라 본다. 그렇지만 젊은 층도 많이 오고 있다. 이 두 세대가 공존하려면 대학이 인성교양 등에 노력해야 한다.

-사: 사이버대 발전을 위해 고쳐야 할 점은.

허: 제대로 된 학생을 뽑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를 했으면 좋겠다. 현재 사이버대 입학은 자기소개서만 내면 된다. 입학할 때 면접까지 봐야 한다. 우수 학생이 입학하면 대학 경쟁력이 높아질 거다. 그리고 졸업논문 세미나 등도 하면 좋을 거 같다. 이렇게 질을 높여 가다보면 학생과 교수님의 유대관계도 좋아질 거다. 사이버대가 온라인을 넘어 인정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원: 동의한다. 학사관리나 학생평가 등은 이미 철저하다. 입학생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이버대도 대학으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입학 때 시험보지 않고 자기소개서 위주로 입학하는 것과 함께 졸업생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정: 말씀하신 분들은 사이버대가 오프라인 대학과 경쟁해 인정받길 바라는 것 같다. 그렇지만 사이버대의 취지 중에는 평생교육 측면도 있지 않나. 그런데 사실 입학하면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오프라인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대학원 등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

-사: 특수대학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허: 오프라인 대학의 석사를 하더라도 공부하긴 마찬가지다. 욕심이 생긴다면 사이버대 특수대학원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병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떤 친구의 경우 석사 과정 2개를 다니며 간혹 휴학하는 등 방법으로 시간조절도 하면서 공부하더라.

김: 학과 특성상 사이버대 특수대학원 진학은 어렵다. 학과장님은 ‘이왕이면 대학원까지 가보라’고 조언하더라. 숙명여대 온라인 대학원도 고민하고 있다. 다만, 대학은 온라인으로 나왔으니 대학원은 오프라인쪽으로 가보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최: 올해 2월 졸업하고 나서 대학원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비용부분에 대한 고려가 가장 크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이버대 특수대학원을 졸업한다고 사회가 얼마나 인정해줄까’하는 고민이 든다. 단순 석사를 위해서는 사이버대 특수대학원이 낫지만 자기관리나 인맥 등을 고려하면 오프라인 대학이 낫지 않겠나. 그래서 지금 고민 많이 하고 있다. 사이버대 특수 대학원에 대한 의구심이 불식되도록 사이버대가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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