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교양·비교과 등 4가지 트랙으로 인재 양성

수요 반영한 졸업인증제도로 사회진출 용이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경희대가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대학 교유의 졸업능력인증제 ‘경희인증제’가 전공과목·교양과목·비교과 영역마다 다른 인증을 부여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내고 있다. 

졸업능력인증제란 재학생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졸업할 때 해당 인증을 부여받는 제도를 말한다. 학생이 추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할 때 전공의 특성은 물론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반영해 내적으로는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대외적으로는 해당 대학 인재의 우수성을 보증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경희인증제의 종류는 전공교과 중심으로 꾸려진 ‘전공특화인증’과 교양교과 중심의 ‘후마니타스인증’, 비교과과정의 ‘매그놀리아인증’과 ‘영예학생인증’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경희대 학사지원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형별로 다양한 인증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사회진출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공 특성에 따라 다양화, 전공특화인증제 = 전공특화인증제는 단과대학에 따라 전공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해당 트랙을 마친 학생을 인증해준다. 크게 몰입형(영어강의전용트랙, 전문심화트랙)과 융합형(산학협력맞춤트랙, 융합트랙)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영어강의전용트랙은 인증트랙으로 개설된 전공 영어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이 트랙을 밟는 학생들은 영어강의촬영시스템이 구축된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해당과목을 반복해 수강할 수 있게 된다.

특정 기업과 협약을 맺어 해당 산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산학협력맞춤트랙은 사회 수요를 적극 반영했다. 일부 교과목을 기업의 요구에 맞게 재편성해 운영한다. 이 트랙에 참여한 학생은 현장에서 실무 중심의 학습을 이어가게 되며, 해당 학과에서 실시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융합트랙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학문의 수요를 고려해 학과 간 협력을 통해 운영되는 교육과정이다. 두 학과 전공이 결합된 교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전문심화트랙은 그야말로 특정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몰입형 트랙이다. 예를 들면 언론정보학과는 저널리즘, 광고·PR트랙, 영상·문화트랙, 휴먼커뮤니케이션트랙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한다.

■인문교양 우수자는 후마니타스인증 =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제공하는 교양교육 프로그램 중 총 22~23학점을 이수하고 평균 A학점 이상 취득해야만 ‘후마니타스인증’이라고 표기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인증제도다.

이 유형은 경희대의 인재상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 세 가지 중 ‘문화인’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대학의 교양교육을 통해 ‘더 성숙한 인간, 더 나은 인간, 더 유용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현재 기업과 사회, 세계가 원하는 인재라는 교육철학에서 기인한 것이다.

 
 
 
■대학생 역량 강화 가이드라인, 매그놀리아인증 =
매그놀리아인증은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 학생활동을 통합하고 이를 학생역량강화 요소로 인정, 수치화해 인증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일환으로 실시하는 취업진로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비교과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비교과 활동에는 교내강좌와 상담을 비롯해 전시 및 발표, 공모전, 자격증, 봉사, 수상실적, 논문게재, 비판적사고능력시험(Test Of Critical Thinking, TOCT),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 시스템(K-CESA) 점수 등 넓은 범위의 활동과 점수를 포괄한다. 각 활동은 수준별로 나뉘어 차등적인 점수를 획득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문화인-세계인-창조인으로 분류된 영역마다 최소인증점수 500점씩 취득하고 종합점수로 2000점 이상 달성해야 한다. 다른 인증과는 달리 최대 1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 경희대만의 검증된 인재, 영예학생인증= 영예학생인증제는 3주간의 기숙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영예학생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다소 까다로운 자격조건을 갖춰야 한다. 졸업 직전에 일정 사회봉사 학점과 평균 평점 3.5 이상의 학점, TOEIC 성적 850점 이상(공학, 자연, 예체능 80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인증에 지원하고 자격조건을 갖춰 선발된 학생들은 3주간 일정 교육과정을 거친 뒤 팀별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는 실천적 도전적 전인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문적 활동을 장려하고 그 성과까지 공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매그놀리아 인증은 대학생활의 나침반”
[인터뷰]경희대 취업진로지원처 이성희 교수

▲ 이성희 경희대 교수
“매그놀리아인증제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교과 외의 능력을 발굴하고 향상시키도록 격려하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희인증제 4개 유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상경력과 자격증, 외국어시험 점수 등 비교과 활동을 수치화한 ‘매그놀리아인증제’다. 전공분야 자체인증을 실시하는 대학은 많지만 비교과 활동을 인증하는 대학은 경희대를 포함해 손에 꼽는다.

이성희 경희대 취업진로지원처 교수는 매그놀리아인증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이 교수는 공인할 수 있는 모든 비교과 활동사례를 모아 범주화하고 수준별 배점하는 작업 전반에 관여했다. 인증 기준은 미국 교육부와 노동부의 취업지원 지침인 ‘스캔스 리스트’를 주로 참고했다.

“경희대의 인재 핵심역량 요소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스캔스 리스트는 직업 핵심역량을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하나는 직업적 전문기술 습득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능력입니다. 매그놀리아인증 역시 외국어 능력과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을 갖춘 ‘세계인’, 실용적 전문성을 지닌 ‘창조인’, 거기에 인간과 자연 공동체의 조화를 추구하는 ‘문화인’, 3개 영역으로 분류한 뒤 그에 맞는 요건과 기준을 정했습니다.”

매그놀리아 인증에 대한 이 교수의 애착은 남다르다. 그는 “저학년 때는 뚜렷한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다가 4학년이 돼서야 급하게 조언을 구하러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매그놀리아인증제 기준은 학점 외 대학생활에서 갖출 수 있는 전반적인 역량을 제시하고 있어요. 신입생 때부터 이 기준들을 참고해 능력을 쌓다보면 졸업할 때에는 한결 수월하게 사회로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올해 2학기 처음 도입한 제도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의외로 높았다. 단과대학 행사 또는 학생회 SNS, 학보,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알린 결과 현재 800명 이상의 경희대 학생들이 매그놀리아인증제 트랙을 선택했다. 벌써 10개가 넘는 분야에 포인트를 신청한 적극적인 학생도 있다.

“전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홍보도 시급하지만 학생들이 진출할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 매그놀리아인증제의 장점을 알리는 것 또한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지난 11월부터 각 기업과 공공기관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매그놀리아인증을 통해 선별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또 설명하는 컨설팅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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