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만 활성화하는 세포가 원숭이의 뇌에서 발견돼 이타심과 신경 작용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8일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학 과학자들은 붉은털원숭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원숭이들이 자신의 주스를 남에게 줄 때는 작동하지만 남으로부터 받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 세포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과거 동물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다른 동료가 충격을 받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굶는 편을 택했고 생쥐들 역시 동료가 다치는 것보다는 자신이 굶는 쪽을 택하는 등 동물 세계에서도 이타적인 행동은 줄곧 관찰됐다.

사람의 경우 이타적인 행동을 하면 초콜릿을 먹을 때 작동하는 것과 같은 뇌 보상 중추 부위가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할 때와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할 때 느끼는 기분에 차이가 있어 뇌가 어떻게 이를 구분하는지가 연구 대상이었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에게 간단한 컴퓨터 게임을 가르쳐 화면에 나타나는 여러 형태 중 선택에 따라 자신이나 이웃이 주스를 마실 수 있게, 또는 아무도 마실 수 없도록 했다.

원숭이들은 자신이 마실 수 있을 때는 당연히 자신에게 주스가 오도록 했다.

이런 1단계 학습 다음에 연구자들은 실험 대상 원숭이는 주스를 못 마시지만 이웃이 주스를 먹든가 아무도 못 먹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

이때 실험 대상 원숭이의 뇌에는 전극장치가 연결돼 이타심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뇌 영역에서 일어나는 전기 활동을 기록했다.

그 결과 원숭이들은 아무도 주스를 못 마시도록 하기보다는 누군가가 마실 수 있는 쪽으로 일관되게 선택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이웃 원숭이에게 주스 한 병을 더 주자 실험대상 원숭이는 이웃에게 주스를 주는 쪽을 선택하지 않아 이들이 다른 원숭이들에 주어지는 보상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이 자신을 위한 주스를 얻을 때, 즉 자기중심적 행동을 할 때 보상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안와(眼窩)전두피질이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대상회(前臺狀回) 영역의 일부 뉴런들은 원숭이가 자신의 주스를 얻을 때 활성화하지만 다른 뉴런들은 이웃에게 주스를 주었을 때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상회는 다른 사회적 행동과도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테면 사람의 경우 자신의 애인이 꼬집히는 것을 볼 때 이 부위가 작동한다.

원숭이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이 연구 결과는 원시적 형태의 감정이입을 만들어 내는데 뇌의 특정 영역이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영역이 사람에서도 비슷한 작용을 해 다른 사람이 행복하거나 슬플 때 대리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바로 이런 대리 경험과 보상 때문에 사람들이 자선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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