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명문대'라고 하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보통명사다. 그러나 명문대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우리가 만들어낸 단어다.  60여만 수험생 중 오직 1~2%만이 입학 가능한 대학.이들 학교를 졸업하면 내로라 하는 대기업은 물론, 각종 국가고시에  합격해 사회 지도층 인사로 생활하게 되는 출세의 지름길인 대학. 소위 말해 'SKY'로 대변되는 대학. 모든 학부형과 수험생의 제 1목표가 명문대 입학이 되어버린 지금,  ‘국내 최고’라고 불리워지는 명문대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대는 수능점수가 가장 높으면 당연히 가는 곳, 학교에서 1등을 늘 빼앗기지 않던 학생들이 의례 지원하는 곳. 그래서 꺽이지 않는 자존심과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 앞에서 콧대를 높이는 서울대는 다른 대학들과는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고 경쟁상대로도 여기지 않는다.  

얼마전 창업을 고민하던 서울대생이 교수에게 찾아가 창업을 지원하는 학교의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상담하러갔다가 들은 이야기는 “왜 창업을 하려고 하느냐. 대기업에 취직을 하든지, 유학을 가든지, 고시를 봐라”였다고 한다. 박근혜정부와 교육부장관이 청년창업, 창조경제를 아무리 부르짖어도 서울 수도권 여타 대학들이 창업과 산학 관련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활성화하려고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서울대는 ‘남의 이야기’다.

폴리페서들이 자유롭게 정관계를 들락거리며 이젠 연구부정의 대명사가 된 황우석연구 사기사건이 터질만큼 연구관리에 소홀했던 대학. 임용교수의 논문표절 시비가 일면 “해당 교수가 쓴 모든 논문을 어떻게  다 살펴보느냐”며 당당하게 말하는 대학. 그 오만함은 결국 서울대병, 서울대 망국론, 서울대 폐지론까지 낳았다.

연세대는 한술 더 뜬다. 최근 도마위에 올랐던 ‘교비를 통한 교직원 연금대납사태’에서 연세대의 대납금은 524억원으로 전체 대학 중 가장 많고 또 월등히 높은 금액이다. 교육정부가 내달 말까지 환수방안을 찾으라고 하자 “환수계획 없음”을 당당히 밝혔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대납한 중위권 대학들이 도의적 차원에서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또 다른 명문사학도 예외가 아니다. 고려대가 요즘처럼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는 일은 개교이래 없지 싶을 정도다. 지난 2011년 의대생 성폭행 사건에 이어 지난 6월에는 교수, 7월에는 학생, 이달에는 또 다른 교수가 성희롱 파문의 장본인으로 등장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며 성범죄 특별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하버드,스탠퍼드, MIT, 영국의 옥스퍼드, 일본의 도쿄대 등도 명문대 중 명문대로 손꼽힌다. 이들 대학들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대학들로 각종 기관에서 평가하는 세계대학순위 상위에 랭크된다. 최고라고 자부하는 서울대는 고작 40위권 내외이고 연,고대는 100위권 밖이다. 

우물안 개구리로 국내에서만 최고의 명문대학들인 'SKY'.

명문대라는 이름값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실력과 함께 사회적 책무와 여기에 부합하는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날카로운 자기 성찰과 아픈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간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지키고자 한다면.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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