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교육 고도화ㆍ산업체 협력 강화ㆍ체계적 성과 관리 3대 전략

차별화된 장기인턴십ㆍ산학협력교수 제도로 글로벌 경쟁력 제고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이하 센터, 센터장 하철근)는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산학협력 공학교육 일류화’를 목표로 한다. 세계적인 산업단지인 울산지역에서 산업체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공학교육의 일류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철근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공학교육은 곧 한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공학 관련 인적자원 확보에 국가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는 곧 센터의 비전인 ‘창의·융합 지향 현장적응형 인재 양성’과 맥을 함께 한다.

■ 2022년까지 10년간 2단계 사업 추진= 2007년 교육부의 공학교육혁신센터지원사업에 선정된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가 1단계 사업에 이어 지난해 3월부터 2단계 사업을 수행 중이다. 2단계 사업은 2022년 2월까지 10년에 걸쳐 추진된다. 1단계에 이어 2단계 사업에도 선정돼 성과를 인정받은 울산대는 한층 고무된 표정이다. 특히 연간 사업비 2억4000만원, 사업 전담인력 2명(연구원)이라는 비교적 열악한 조건 속에서 거둔 성과기에 더 주목받고 있다.

▲ 울산대학교 공학교육혁신 추진체계도
이 같은 우수한 성과는 촘촘한 사업전략에 기인한다. 센터는 △공학교육 프로그램의 고도화 △산업체 참여 및 협력 강화 △체계적 성과 관리 및 확산을 3대 전략으로 설정하고, 그에 따른 사업계획을 세웠다.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현장실습 및 장기인턴십, 공학에 비이공계 전공을 연계하는 다학제 및 융합전공교육, 이공계 여학생 커리어 개발 지원교육, 글로벌 역량 교육 등이 있다. 또 행정본부 교무처와 함께 공학교육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공학교육인증제도(Abeek)와 지속적 교육품질개선시스템(CQSIS)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턴십의 교육모델을 제시하다, ‘산업체 장기인턴십’= 이 가운데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산업체 장기인턴십(LTTI, Long-Term Tailored Internship) 프로그램’이다. 울산대는 1970년 초 현장과 밀착된 실무능력 교육을 위해 산학협력교육인 ‘샌드위치 프로그램(학교와 기업 사이에 학생이 있다는 의미)’을 시행했다. 요즘 대학마다 널리 퍼져있는 인턴십 제도의 시초인 셈. 울산대는 이를 발전시켜 2007년 개최한 ‘신(新) 산학연 협력 비전 선포 및 협약식’을 기점으로 장기인턴십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하철근 센터장은 “우리 대학의 장기인턴십 제도는 전국의 많은 대학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 대학에서 시작된 산학협동교육은 이제 전국의 대학들도 수행하는 하나의 교육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인턴십은 학생들이 6개월 동안 현장지도교수와 산학협력교수의 지도하에 실무를 접하면서 해당 산업체에 대한 취업 가능성을 탐색하는 제도이다. 하 센터장은 “산업체 현장과 학생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산학협동교육을 통해 인턴십을 수행한 산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 교육부가 주최한 '2012 공학페스티벌 E2 Festa'에 참가해 캡스톤디자인 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ES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맞춤형 프로그램이라는 것. 하 센터장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에 대한 설명을 공지하고 학생들에게 지원을 받아, 그 가운데 선별해 인턴십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인턴십 기간도 일반적으로 많은 대학에서 실시하는 약 2, 3개월이 아닌 6개월까지 늘려 기업과 학생 모두 서로를 충분히 경험해 보도록 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9회차에 걸쳐 진행됐으며, 1차는 2008년 7월부터 12월까지, 2009년부터는 해마다 2회씩 운영해왔다. 지난 1월 울산대 산학협력단과 공학교육혁신센터가 공동 발간한 ‘산업체 장기인턴십 백서’에 따르면 참여기업과 학생의 수는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기업은 2008년 46곳에서 2012년 145곳으로, 참여 학생은 2008년 136명에서 2012년 151명으로 늘었다.

장기 인턴십의 성과는 취업률에서도 증명된다. 하 센터장은 “2012년 인턴십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71.3%로, 우리 학교 전체 취업률 61.4%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더불어 취업의 ‘질’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기준 인턴십 참여 학생의 정규직 취업률은 74.2%로 전체 학생의 정규직 취업률인 68.8%보다 약 6%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산학협력교수, 정년 보장으로 안정적 교육= 장기인턴십과 함께 실무 교육과 취업률 제고에 큰 효과를 나타낸 것이 바로 ‘산학협력교수제도’이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채용해 관련 학부의 전임교원으로서 정년(65세)을 보장함으로써 교육의 지속성과 질을 높이고 있다. 울산대에는 현재 약 27명의 산학협력교수가 있는데, 현대, SK, 삼성 등 대기업 재직자와 울산지역에 위치한 중견기업의 전 CEO, 공직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 센터장은 “산학협력교수의 경우 학생들의 교육과 취업, 산업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산학협동 등에서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진로 탐색, 취업 등에 있어 세밀한 지도가 가능해 학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류학부 육성사업]기계ㆍ생명화학ㆍ전기ㆍ조선해양 4개 학부, ‘일류 인재’ 육성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는 울산지역의 자동차, 정밀화학, 조선 등 특화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울산대의 재단인 현대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관련 학부의 교육과 학생 모두를 일류화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특화된 산업인 자동차, 조선, 정밀화학 산업과 연계성이 높은 기계공학부, 조선해양공학부, 생명화학공학부, 전기공학부가 그 대상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된 것은 조선해양공학부의 일류화 사업이다. 현대중공업이 조선해양공학부의 일류화 사업을 추진해 학생 및 연구역량은 전국 최고의 수준으로 제고했다. KCC가 지원한 생명공학부의 일류화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돼 학생 및 연구수준이 괄목상대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기계공학부, 전기공학부 일류화를 위해 매년 20억~30억 정도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2015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하철근 센터장 인터뷰]“지역 격차 뛰어넘을 수 있는 국가적 지원 필요”

▲ 하철근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장
울산대 공학교육혁신센터는 향후 공학교육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기업체와 지자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철근 센터장은 “우리가 그동안 잘해왔던 장기인턴십과 산학협력교수 제도를 개선, 발전시키고 더욱더 실질적인 산합협동을 통해 산업체, 기업, 학교가 모두 윈-윈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융복합적 접근을 통해 공학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한다. 우선 학내에서부터 공학 관련 전공과 인문사회, 예술ㆍ디자인 전공을 융합하는 등 융복합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곧 2단계 사업의 비전인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하 센터장은 “진정한 융합이 이뤄지려면 대학 차원의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의 자발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캡스톤 디자인, 현장실습 등에 있어서 이공계와 비이공계 교수와 학생들, 나아가 교직원까지, 전 구성원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간 융합교육을 통해 단순히 기술 그 자체만이 아닌 윤리적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어 바람직한 교육이 가능하다”며, “우리 대학의 부속기관인 아산리더십연구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 교수들의 융합적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등 학교 차원에서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 '2012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발표하는 학생의 모습. 이 대회에서는 다학제 또는 융합분야인 경우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전공간 융합을 권장했다.
2022년 2월까지 진행되는 2단계 공학교육혁신센터지원사업은 사업기간만 10년에 이른다. 긴 사업기간 동안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수다. 하 센터장은 지방 사립대라는 약점이 우수한 학생과 교원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방과 서울이라고 하는 지역적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국가적 계획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서울,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지방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또 그 지역에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구조’의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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