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교육과 뚜렷한 목표의식…GHC 외국인 유학생 취업률 ‘100%’

교직원 네트워크 활용해 산업체·대학 직접 발굴…믿고 맡기는 대학

▲ 한국문화체험에 나선 인하공업전문대학 유학생들이 한국 전통 떡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인하공업전문대학(총장 진인주, 이하 인하공전)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기 위한 주춧돌을 놨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대학’ 등 교육부가 선정하는 글로벌 역량 평가사업에서 잇따라 선정되며 인하공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전문대학의 글로벌 사업 가운데 핵심적인 사업으로 꼽히는 ‘해외산업체 연계 교육선도 전문대학 육성사업(GHC; Global Hub College) 2단계 사업’에 영진전문대학·울산과학대학·제주한라대학·창원문성대학과 함께 선정됐다. 사업비는 모두 16억6000만원으로, 인하공전은 3억4000만원(대학별 차등지원)을 지원받았다.

▲ 글로벌 인턴십 파견을 준비하기 위해 진인주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왼쪽)이 말레이시아 클랑에 소재한 POSCO MKPC의 김성환 법인장으로부터 근무환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GHC사업 외국인 유학생 전원 취업= GHC 1단계 사업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해 대학이 이들을 교육시킨 후, 외국에 있는 국내 기업에 취업시키는 형태였지만, 2단계부터는 국내 학생들도 참여(50% 이내)할 수 있게 되면서 '인&아웃 바운드(In&Out Bound)'로 자리 잡았다.

1단계 사업의 경쟁률이 6대 1을 넘어설 만큼 전문대학들의 주목을 받은 이 사업에서 다른 대학보다 월등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인하공전의 성과다. 올해 기준 GHC 사업 대상 학생들은 중국인 유학생 7명과 일본인 12명. 두 나라가 학제가 달라 취업시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박수진 대외협력센터 팀장은 “중국인 유학생 7명은 지난해 9월 인하공전으로 편입해 올해 8월 졸업한 후 전원이 대한항공에 취업했다. 내년 2월 졸업예정인 일본인 유학생 12명은 현재 추가로 한국어 집중교육을 받고 있으며, 내년 1월말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현장실습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인 학생들의 경우 내년 2월 한진인터내셔널 재팬 취업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바운드(In-Bound) 사업의 경우 '학생선발(1차)-사전교육-학생선발(2차, 한국어 테스트, 서류심사 등)-복수학위 과정(1년)-단기실습-채용 면접-취업'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박 팀장은 “현지의 대학생을 선발해 한국으로 오기 6개월~1년 전부터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 등을 실시한 후, 인하공전에서 1년간 교육 받게 함으로써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인하공전과 현지 대학의 공동학위가 수여된다.

▲ 지난 7월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이 베이징국제공항에서 탑승수속 절차를 체험하고 있다.
해외 교류 대학을 보면, 일본 도쿄 소재 일본외국어전문학교, 간다외어학원, 후쿠오카  소재 아소외어관광제과전문학교, 아소의료복지관광칼리지, 니시테츠국제비지니스칼리지, 니이카타 소재 국제외어관광에어라인전문학교 등이 있다. 중국은 장시성 난창의 남창항공대학, 랴오닝성 선양의 심양항공항천대학, 장쑤성 난징의 남경항공항천대학금성학원, 쓰촨성 청두의 전자과기대학성도학원, 산둥성 칭다오의 청도직업기술학원 등과 교류하고 있다.

■항공서비스분야 특화로 뚜렷한 취업 목표 설정= 박 팀장은 “‘GHC 사업 외국인 유학생 전원 취업(일본인 유학생은 취업예정)’이라는 성과는 무엇보다 항공서비스분야에 특화된 인하공전의 학교 특성을 인식한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항공사 취업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항공사 취업에 대한 목표가 확고한 유학생을 유치함으로써 학교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자발적 참여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목표의식을 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중도 탈락율 ‘0%’와 학비 감면 없이 재학생과 동일한 등록금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공·언어 역량 극대화, 한국문화 교육을 비롯해 현장실습으로 연계되는 탄탄한 교육 시스템과 기업체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의 경우 언어권별 국제노선 서비스에 적합한 항공 승무원 수요,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의 경우 항공사 지점에서 근무할 지상직 인력 수요가 있어 인하공전은 산업체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박 팀장은 “설사 산업체의 인력계획 등에 따라 국내기업에 취업이 되지 않은 경우에도 우리 대학에서의 경험은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 등 현지기업에서도 우수 평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8월 졸업자 중 11명이 중국 현지 항공사에 취업했다.

■외국어 집중교육으로 현지 적응력 향상= 우리나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사업의 경우 공모 선발-국내 사전교육-인턴십 실시-채용 면접-취업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해 해외 진출한 한국 산업체에 취업을 연계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박 팀장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학업성적, 외국어능력, 해외 취업에 대한 의지와 도전의식 등을 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 협약 기업인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의 인사담당자 테라다 카츠노부 과장이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팀워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특히 해외 근무지에서 현지 인력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박 팀장은 “러시아에 위치한 LG 전자에 파견한 학생들의 경우 러시아어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었다. 100시간의 집중 교육을 받은 후 인턴 근무 중에 현지인 근로자와 의사소통을 무리 없이 진행할 정도로 뛰어난 교육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협약을 맺은 해외 산업체에서 1학기(16주) 동안 현장실습을 진행한다. 이는 학생들은 현장경험을, 기업은 학생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 사업 대상 학생은 총 11명으로, 인하공전에서는 이들은 포함해 올해 1학기 17명, 2학기 27명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11명의 학생들은 내년 2월 졸업 전 현지 기업의 채용면접을 통해 최종 취업여부가 결정된다. GHC 사업대상 산업체는 말레이시아의 포스코(POSCO) MKPC, 포스코 South Asia, 러시아의 LG전자, 중국의 정림건축, 포스코, 동화종합건설 등이다.

대학에서는 내년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년 단위의 GHC 2단계 사업이 내년에 막을 내리지만 글로벌 인턴십, 세계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업취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 팀장은 “항공서비스분야 외에도 공업계열, 디자인계열 등으로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일본, 중국 외 제3국에서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재 글로벌 인턴십 학생 선발 시기를 앞당겨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보다 강력한 취업연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GHC사업 성공전략] “발로 뛰는 대학과 교직원”

▲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의 인사담당자 특강 주제 중 하나인 팀워크와 관련해 유학생들이 팀을 이뤄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인하공전 GHC사업의 주관부서인 대외협력센터는 사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기존 기획처 산하에서 총장 직속기관으로 독립해 유학생, 글로벌 인턴십 사업 등 대학의 글로벌화를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 교무처, 학생처, 평생교육원 등 관련 부서와 학과에서는 학생 선발에서 교육, 취업에 이르는 사업 전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하공전의 사업 성공 이면에는 ‘학교가 직접 뛰는 노력’이 있었다. 상당수 대학에서 해외진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로 해외 어학교육기관에 맡겨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부작용도 상당하다. 이와 달리 인하공전은 산업체를 직접 발굴하고 실습 프로그램을 사전 협의해 교육에 반영함으로써 학습효과와 취업성과를 동시에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습 수준과 취업연계를 담보하기 어려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이다.

또한 보다 안정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취업진로 연계를 위해 교직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1월에는 해외 교류기관 발굴 사업을 자유공모 및 지정공모 형태로 실시해 교직원이 직접 계획을 수립하고 참여하게 함으로써 교직원 개인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14개 팀 43명의 교직원이 참가해 9개국 104개 기관을 방문했고, 이중 40개 기관과 교육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2학기에는 5개국 15개 기업에 27명을 파견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전의 서비스학부 중심에서 공업계열, 디자인계열로 확대했다.

['글로벌 허브 교육 시스템으로 배운다] 실전교육 + 문화교육의 결합

▲ 한국문화체험에 나선 인하공업전문대학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인하공전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전공 역량 △언어 역량 △한국문화 △현장실습 △기업특강 등이 있다. 전공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순 지식이 아닌 몸으로 직접 익힐 수 있도록 산업체 현장과 유사하게 구성된 실습실에서 교육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사 직원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서비스 마인드, 국제 매너, 항공업무 관련 실무 등을 가르친다. 언어교육과 관련해서는 한국어 및 영어 집중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글로벌 환경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한다.

더불어 중요한 것이 바로 한국문화교육이다. 한국인과 한국 산업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문화탐방, 기업견학 등을 실시하고, 내국인 재학생을 멘토(학습도우미)로 배정해 학업과 생활적응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취업에 대한 목표의식을 제고하고 현장 감각을 익히게 하기 위한 현장실습과, 인사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회사소개, 취업역량과 마인드에 대해 설명하는 기업특강 등이 진행된다.

국내 학생들의 경우 선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어교육, MS-Office 등 일반 직무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한편 산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수요에 맞춘 전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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