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지원 뚜렷, 지원자수 921명 줄어 ‥ 내년 의대입시 '빅뱅' 조짐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2014 의대 경쟁률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다. 의대 정시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는데 총 지원자 수는 921명이나 적었다. 첫 수준별 수능이 초래한 혼란으로 인한 하향지원 추세는 자연계열 최상위권이 몰리는 의대입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서남대를 제외한 전국 24개 의대 가운데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오른 곳(모집군 기준)은 단 5곳에 불과했다. 경쟁률은 오른 대학도 비교적 소폭 상승에 그쳐 △원광대(다) 11.85대 1(2013학년도)→12.07대 1(2014학년도), △고려대(가) 4.29→5.54대 1, △한양대(가) 3.26대 1→5.05대 1, △성균관대(가) 4.00대 1→4.93대 1, △영남대(가) 4.38대 1→4.44대 1  등의 수준이었다.

반면, 경쟁률이 하락한 의대들은 계명대(다) 12.52대 1→8.89대 1를 비롯 △고신대(나) 10.75대 1→8.25대 1 △중앙대(나) 8.63대 1→6.13대 1 △관동대(나) 7.00대 1→4.88대 1 △건양대(나) 14.56대 1→4.82대 1 △인제대(나) 7.07대 1→4.71대 1 △서울대(나) 5.55대 1→3.34대 1 △을지대(나) 5.08대 1→3.08대 1 등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눈에 띄는 것은 경쟁률이 오른 의대 5곳 가운데 4곳은 가군이었고,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의대 대부분은 나군이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의대 입시에서 나·다군은 가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게 형성돼, 떨어질 여지도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률 상위 9곳은 모두 다군 모집이었다. 이들 의대는 전국 의대 중 상대적으로 입시 성적이 하위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쟁률 톱10은 원광대가 12.07대 1로 가장 높고 △고신대 9.58대 1 △아주대 9.45대 1 △관동대 9.38대 1 △순천향대 9.19대 1 △대구가톨릭대 9.00대 1 △단국대 천안캠퍼스 8.97대 1 △한림대 8.93대 1 △계명대 8.89대 1 △고신대 8.25대 1 순이었다. 고신대 의대를 제외하고 모두 다군 모집이다.

의대입시 전통의 강자인 서울대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은 모두 경쟁률이 하락한 가운데 고려대와 성균관대만 경쟁률이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상위권 의대의 경쟁률은 한양대(나)가 6.40대 1, 중앙대(나)가 6.13대 1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고려대(가) 5.54대 1 △성균관대(가) 4.93대 1 △연세대(가) 4.92대 1 △서울대(나) 3.34대 1 순이었다.

성균관대 의대는 앞서 수시에서도 일반전형 기준로 경쟁률 269.20대 1(5명 모집/1346명 지원)을 기록해, 고려대 의대 103.50대 1(30명/3105명), 연세대 의대 64.23대 1(22명/1413명), 중앙대 181.27대 1(15명/2719명), 한양대 120.67대 1(24명/2896명)보다 높았다.

사실상 폐과 수순을 밟고 있는 서남대 의대는 정시 모집을 강행했지만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남대는 이번 정시에서 가군 10명, 나군 6명, 다군 13명을 모집했다.

부속병원이 없어 실습환경이 열악한 관동대 의대는 학생 모집에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관동대는 가·나·다군을 합쳐 총 24명 모집에 158명이 지원해 전체경쟁률 6.58대 1을 기록했다.

한편,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의 학부 전환으로 내년도 의대·치대 정원은 약 1200명 가량 폭증한다. 기존의 의대가 정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의·치전원만으로 운영하던 대학들도 새롭게 학부생을 모집한다.

2015학년도에 새로 학부생을 선발하는 의대는 경북대(77명), 경상대(53명), 충남대(77명), 가톨릭대(65명), 경희대(77명), 이화여대(53명), 인하대(34명), 조선대(88명), 부산대(88명), 전북대(77명) 등이다. 치대로는 경북대(42명), 경희대(56명), 조선대(56명), 전북대(28명)가 있다.

따라서 수준별 수능이 초래한 혼전양상으로 하향지원하면서 이번에 의대 진학 뜻을 못이룬 상당수 최상위권 학생들이 재수나 반수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정원 증가를 노린 상위권 생들의 도전 증가로 내년도 의대 입시는 그야말로 ‘빅뱅’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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