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글로벌 특성화로 취업 ‘질’ 확보 … 기업체와 윈윈 효과

“GHC의 성과 ‘세계로 프로젝트’로 이어갈 것”

▲ 지난해 12월 기업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한항공 제주 정석비행장을 견학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인하공업전문대학(총장 진인주) 교정에는 ‘항공기’가 있다. 미국 보잉사에서 생산(현재 단종)한 727 항공기로 항공분야에 특성화된 인하공전의 상징물이다. 이는 국내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려는 학교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역량을 평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대학’ 등 주요 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항공분야를 넘어 건축, 기계, 관광호텔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세계로 가는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지원대상 90% 취업 성공= 글로벌 역량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해외산업체 연계 교육선도 전문대학 육성사업(Global Hub College; GHC)’ 선정이다. GHC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산업체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내·외국인 학생에 대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우수 인력을 배출하는 사업이다. 2013년 인하공전을 포함한 5개 전문대학이 선정됐다.

▲ 지난해 7월 중국인 유학생이 대한항공 베이징공항지점에서 직원들과 함께 탑승수속 실습을 하고 있다.
GHC 사업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력이 바탕이 된 교육과 산업체 발굴이 곧 우수인력 탄생과 취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성과는 곧 높은 취업률로 나타났다. 김영기 대외협력센터장은 “유학생 대상 2개 산업체, 재학생 대상 6개 산업체와의 교육 및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외국인 유학생 19명, 내국인 재학생 11명 가운데 총 27명이 취업(외국인 18명, 내국인 9명)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타 산업체 대비 급여↑ · 근무시간↓ =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해외에 진출한 한국 산업체의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는 인바운드(In-Bound) 사업의 경우 취업률은 95%(19명 중 18명)에 달한다. 중국인 유학생 1명이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해당 기업에서 향후 재검 통과 시 채용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취업률은 100%를 채우게 된다.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은 7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대한항공에 취업했다. 이들은 2012년 9월 인하공전에 편입학해 지난해 8월 졸업했다. 현재 신입사원으로서의 승무원 직무교육을 수료하고 국제선에서 객실승무 업무를 수행 중이다. 작년 3월 인하공전에 편입학한 후 이번 달 졸업한 일본인 유학생 12명은 전원 한진인터내셔널 재팬에 취업이 확정됐다.

▲ 기업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학생들이 대한항공 제주 정석비행장에서 비행 시뮬레이션 체험을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취업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의 질’”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취업한 중국인 학생들의 경우 중국 현지 항공사에 취업하는 것보다 높은 급여와 상대적으로 적은 근무시간(현지 항공사는 월 100시간, 대한항공은 80시간)을 보장받는다. 또한 중국·일본·동남아시아·미주·유럽 등 전 세계를 오가며 근무할 수 있다.

한진인터내셔널재팬 공항 지상직에 근무하는 일본인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현지 항공사의 지상조업 업체와 비교해 20~30% 높은 급여수준과 매년 지급되는 무료 항공권 등 복리후생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이 같은 성과의 원천은 결국 ‘교육’이다. 현장에 즉시 투입돼도 무리가 없도록 △전공 교육 △언어 교육 △문화 교육 △현장실습 등으로 체계화된 교육을 실시한다. 두 학기 동안 서비스 마인드, 국제 매너 등 서비스 역량 교육을 기반으로 항공기 객실 서비스·설비 등의 승무원 실무와 예약·발권·탑승수속 등 지상직 실무를 학습한다. 다양한 국적의 고객 응대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국어와 영어 등의 언어 교육도 필수다.

사전교육을 마친 후에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공항에서 현장실습을 진행한다. 지난해 6월 1주일 간 대한항공 베이징공항과 나리타공항에서의 하계실습을 통해 승객 안내, 탑승수속 등의 업무를 익혔다.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3주간은 나리타공항, 오사카 서비스센터 등에서 승객안내, 탑승수속, 예약, 발권 등의 업무를 실습했다.

▲ LG전자 러시아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직무능력 강화·현지적응 지원 등 사후관리도 확실= 우리나라 학생이 한 학기 동안 한국 산업체의 해외 현지 법인에서 현장실습(인턴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아웃 바운드(Out-Bound) 사업의 경우 총 5개 기업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LG전자(러시아 모스크바) △정림건축(중국 선양) △포스코건설(중국 다롄) △동화종합건설(중국 네이멍구) △포스코(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이 참여한다.

이곳에 인하공전 재학생 11명을 파견해, 82%가 협약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 2명의 미취업자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진학한 경우다.

인턴십 파견 전 한 달여의 사전교육을 거쳐 지난해 2학기 해외 현지 산업체로 파견됐다. 파견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김 센터장은 “인턴학생 전담 관리자는 현장 업무지도는 물론 학생들의 근무태도와 역량을 평가하고, 지도교수는 인터넷, SNS 등을 통한 수시 원격지도 및 정기 방문지도를 통해 직무역량 강화와 현지에 적응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취업자들에게는 한국에서 파견되는 주재원과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들의 중간 수준의 급여가 책정된다. GHC를 통한 해외취업의 경우 단순 노무가 아닌 엔지니어로 채용되고 적정 수준의 임금이 보장돼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

김 센터장은 “이 같은 성과는 해외 진출 한국 산업체가 현장 엔지니어로서 현지인 근로자와 소통할 중간관리자를 필요로 하는 수요층을 파악해, 거기에 적합한 학생을 파견함으로써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로, 세계로] 협약 기관 확대·우수인력 확보 나서

▲ 동화종합건설 중국지역 전문가양성 과정에 참가한 이두희 학생이 건설현장에서 도면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로 GHC 사업이 종료되면서 이제 인하공전의 눈은 ‘세계로 프로젝트’로 향하고 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세계로 프로젝트’는 전문대 학생들을 글로벌 전문직업인으로 양성해 해외취업 촉진과 청년실업을 완화는 물론, 해외진출 한국 기업체의 인력난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인하공전이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GHC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인하공전은 이 프로젝트에 일찍이 출사표를 던졌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사업 경우 대한항공 등 협약 산업체의 지원을 받아 항공서비스 분야 교육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또 우수자원 선발을 위해 항공서비스 관련 해외대학과의 협약 체결을 추진 중에 있다.

더불어 내국인 학생들의 해외 진출 다변화를 위한 아웃바운드 사업 측면에서는 올해 1학기 인턴십 학생을 조기 선발해 현재 교육 중에 있다. 김 센터장은 “산업체 경력을 가진 교직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재 기계·전기·자동차·건축·패션· 관광·호텔 등 다양한 분야와 지역으로 협약을 추진 중”이라며, “해외진출을 통한 청년실업 출구 마련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수익 창출을 위한 부대사업도 구상 중이다.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다시 교육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해외 학생, 한국 기업체 근무 현지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기 서비스교육 연수 등 다양한 부대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해외 협력기관과 연계해 연수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LG 전자 러시아 현지법인 취업한 이진구씨 "GHC 인턴십 통해 제대로 배웠어요" 

▲ 이진구씨
이번 달 인하공전 전기정보과를 졸업한 이진구씨(26)는 졸업과 함께 LG 전자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문 뚫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요즘, 졸업 전 취업에 성공한 이씨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것은 물론 부모님에게는 자랑거리, 학교에서는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씨는 졸업 후 러시아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GHC를 통해 러시아 현지 법인에 취업했기 때문이다.

-지원하게 된 동기는. 어떤 교육을 받았나.
“일단 해외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미래에 도움이 되는 커리어도 쌓고요. 오픽(OPIc) 성적과 학교성적,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고 면접을 봤어요. 합격한 후에는 영어, 러시아어를 배웠고 기본적인 MS-Office 교육도 했어요. 러시아어는 인사조차 모르는 상태였는데, 한 달 동안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 위주로 교육 받았어요.”

-인턴십을 통해 무엇을 익혔는지.
“4개월 정도 인턴십을 했어요. 세탁기, 냉장고, TV 부서로 나눠지는데, 저는 TV 생산기술 부서에서 근무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인턴십과는 완전히 달라요. 잔심부름만 하는 인턴십이 아니라 정말 ‘일’을 배울 수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업무를 부여받고 거기에 따른 결과물을 제출했죠. 예를 들면 특정 기기의 개선점을 찾아보라는 업무를 부여받았는데, 서툰 러시아어로 현지 기술자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보며 개선점을 찾았죠. 제가 제출한 결과물에 대해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어요. 업무 역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됐죠.”

-앞으로의 계획은.
“현지에서의 근무는 우선 3년 정도를 보고 있어요. 제 역량에 따라 달라지겠죠. 본사가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에 순환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고요. 러시아어는 1월 말에 인턴십을 마치고 귀국한 후 혼자 공부해왔는데, 현지에서도 계속 공부할 생각이에요. 학교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만큼 한국인으로서, 인하공전인으로서 자부심을 잃지 않고 무엇이든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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