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캠퍼스에 ‘백년관’ 신축 개관 . . . ‘한국외대 100년’향한 초석 다져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에 ‘백년관(본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2년 10월부터 공사에 착수한 백년관은 20개월이 흐른 지난 6월 12일 김인철 총장 등 교내외 귀빈들을 초청해 준공식을 열었다.

백년관이라는 이름은 명칭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한국외대는 지난 4월 14일부터 21일까지 2주동안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명칭공모를 실시했다. 350명이 제안한 이름 중 ‘백년관’은 대학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의지를 담은 이름으로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 명칭공모위원회는 주제의 적합성과 작품성, 창의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대학 측은 “백년관은 60주년을 맞은 한국외대가 40년 뒤인 백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선정됐다”고 밝혔다.

■ 60주년 딛고 100년을 바라보는 ‘백년관’ 위용 = 다목적관으로 설계된 백년관은 교육공간과 국제세미나실, 체육관과 겸해 쓰이는 컨퍼런스홀, 전자열람공간, 열람실 스터디룸, 교수연구실 및 휴게실, 행정실 등으로 구성돼있다. 90m 규격의 인조잔디구장도 들어섰고, 통행로에는 아치형 목교를 설치한 웅장한 모습이다.

지하 1층~지상11층 규모에 연면적 2만2401.96㎡에 달하는 백년관은 50개의 강의공간을 확보했다. 210석 규모의 국제세미나실을 비롯해 대형강의실(120석) 1곳, 중형강의실(80석) 7곳, 일반강의실(60석) 11곳, 소형강의실(40석) 20곳, 초소형강의실(25석) 10곳을 조성했다. 그밖에도 VIP대기실과 통역실, 노트북열람실, 각종 대학부처도 이곳에 자리잡는다.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환영하고 있다. 백년관을 이용한 남궁현주씨(영미권통상통번역전공 4)는 “학생들을 위한 시설들이 많아 좋다. 행정부서가 나뉘어 있었는데 이들도 한 곳에 몰려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백년관에는 글로벌캠퍼스 끝자락에 위치했던 교수연구실도 다수 이전해 교수들의 편의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백년관 전면에 들어선 인조잔디구장은 학생들의 체력증진과 스포츠레저 활동을 위한 대학 측의 조치다. 인조잔디구장은 안전 펜스와 충격방지 장치를 갖췄고, 축구와 배구, 족구, 단거리 달리기 등을 할 수 있도록 트랙이 설치됐다. 백년관 내에도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숙원이었던 체육관이 설치됐다. 611평 규모의 실내 체육관은 그간 실내 스포츠를 하기 힘들었던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 글로벌캠퍼스 4분의 1 기숙형 대학 출사표 ‘훕스돔’= 한국외대는 제2기숙사 건립에 이어 백년관 건립으로 7000여명이 다니는 글로벌캠퍼스의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 실현을 앞당길 각오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를 방문하면 처음에 보이는 건물이 기숙사인 훕스돔(Hufs Dorm)이다. 지난 2011년 완공돼 모습을 드러냈다. 1732명을 수용하는 최신식 기숙사다. 2인실과 4인실이 있으며, 장애우실을 포함, 총 936실과 각종 체육·편의시설이 조성돼 있다. 카드키를 이용한 출입으로 보안을 강화한 안전형 기숙사이기도 하다.

훕스돔은 글로벌캠퍼스가 표방하는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으로 가는 초석이다. 기숙형 대학은 학습과 생활을 병행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의 많은 대학이 기숙형 대학으로 운영된다.

한국외대는 기숙형 대학의 기틀을 외국어부터 잡고 있다. 1~3학점을 인정해주는 외국어강좌는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강사로 나눠 12주간 실시되고 있다. 원어민 강사의 강좌는 회화와 영어청취로 진행된다.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 각각 주 5일, 주 2일로 프로그램이 짜여있다. 아침반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8시 40분까지 열린다. 저녁반은 주 2일 월수반과 화목반으로 나눠 진행되며 A반은 오후 6시부터 7시 40분까지, B반은 8시부터 9시 40분까지 이어진다. 아침반은 3학점, 저녁반은 1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인 강사가 진행하는 강좌는 토익과 플렉스 등 영어공인 시험과 실용문법, 작문 등 이다. 토플과 인터뷰영어도 가르친다. 저녁반으로만 운영되며 월수반과 화목반으로 나눠 A, B반으로 분반돼있다. 원어민 강사의 저녁반 프로그램처럼 1학점만 인정되며 시간도 원어민 강사 저녁반의 A, B반과 같다.

이와 같은 학점인정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훕스돔 내에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을 설정하고 외국인 교원을 배치해 잉글리시 존 내에서는 영어만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기숙사생은 잉글리시 존에서 잉글리시 클리닉을 통해 영어 학습 상담과 세미나실을 활용한 영어 학습 동아리 활동, 영어 스터디 활동을 할 수 있다.

기숙사 설비는 부러움을 살만하다. 개인용 침대와 책상, 의자, 스탠드 등 기본적인 설비 외에도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코인세탁실, 세탁대기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완벽히 갖췄다. 건강관리를 위한 휘트니스센터와 각종 휴게실, 각 동별 최상층 열람실, 세미나실, 은행CD기, 무인택배시스템도 구비했다.

한국외대는 제2기숙사를 시작으로 최근 글로벌캠퍼스의 다목적관인 백년관도 완공했다. 공과대학이 자리한 글로벌캠퍼스를 발전시켜 한국외대가 표방하는 글로벌 융합교육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국외대는 향후 한국외대 100년 역사를 설계하기 위한 캠퍼스 균형발전 계획에 시동을 건 셈이다.

대학간 공동교양학부로 교양교육 ‘제3의 길’ 개척

한국외대의 글로벌 융합 교양교육이 출발선에 섰다. 한국외대는 인근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협력을 통한 공동교양학부 설립 등 글로벌 융합 교양교육의 실질적인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대학의 시도는 대학과 대학간, 그리고 사립대와 국립대간 제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많은 대학들이 교양교육의 발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재정적인 부담으로 손을 뻗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외대의 선택은 교양교육 ‘제3의 길’로 주목받고 있다.

여건은 좋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와 한예종 석관동캠퍼스는 도보로 20여분거리다. 인접성 때문에 한국외대 학생들에게 한예종의 캠퍼스는 산책로로 각광받기도 했다. 두 대학 사이에는 각종 학생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는 이른바 ‘대학촌’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외대는 이미 혼재돼 있는 학생들을 교양교육이라는 ‘비커’에 담는 실험에 나서는 셈이다.

한국외대가 이 실험의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총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인철 신임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60주년의 성과를 담아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100년 한국외대의 발전을 위해 글로벌캠퍼스 균형발전과 교양교육의 강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음 학기부터 문을 열기 위해 한국외대는 한예종과의 교양교육 개방 논의와 내부적인 개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7개로 구성된 서울캠퍼스의 교양교육 카테고리를 보다 세분화하고 핵심기초교양을 설계하고 있다. 교무처 산하 위원회에서 운영하던 교양교육을 교양대학으로 승격시키는 안도 포함돼 이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한예종과의 공동교양학부는 이 교양대학의 한 과정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기대감은 크다. 그간 대학들은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속속 교양교육을 강화해왔다. 특히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에 인성을 강조하면서 대학은 전공에서 소화할 수 없는 인성교육을 교양교육에 편입시켰다. 한국외대는 교양교육에 더하여 한예종의 특화된 예술교양과정을 ‘융합’시키기로 한 것이다. 실험이 성공하면 한국외대는 두말할 나위 없는 외국어역량에 예술적인 감각을 지닌 ‘유니크’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한예종과의 협력을 주도한 김유경 대외협력처장은 “여러 분야의 교양교육을 개방해 학생과 학생간 화학적 결합을 일으키겠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교수들의 연구 등 다방면의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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