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수시를 통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문을 통과할 수 있는 수험생은 전국 3% 정도인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이들 대학의 수시모집 규모는 7314명으로 전국대학 전체 모집인원 24만3333명의 3.0%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바늘구멍. 게다가 수시는 정시처럼 입시가 간단치 않아, 각종 전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이 없다면 문은 더 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은 수능 중심인 정시모집과 달리 한 가지 전형자료를 기준으로 합격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 잣대가 없다. 물론 학생부 교과 성적을 참고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합격가능성을 점쳐본다는 것은 학생부교과 전형과 일부 학생부종합 전형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다. 수시는 전형유형에 따라 학생부교과 이외에도 논술성적, 학생부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수능최저 등 다양한 전형 자료를 일부 또는 전부 반영하기 때문에 어느 전형이든 명쾌하게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바늘구멍과 같은 ‘서연고’ 합격의 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수시모집요강의 △전형유형 및 모집단위별 모집인원 △전형요소 △전형 방법 △전형일정 등을 숙지해야 한다. 그 후 자신이 강한 전형자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유형을 선택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각 대학의 전형유형별 전형 방법이 대동소이하지만 서로 다른 특징들을 찾아 대비하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추천인원은 학교당 2명, 고려대 학교장추천은 인문계 2명, 자연계 2명으로 인원이 정해져 있지만 연세대 학생부교과전형은 지원인원 제한이 없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대부분 이 세 전형에 복수지원한다. 때문에 연세대 학생부교과 전형은 학교당 지원인원 제한이 없지만 학생부교과 성적이 부족한 경우 합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연세대 학생부교과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를 100% 반영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대는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치르지 않지만, 연세대와 고려대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일반전형이 있다. 같은 논술 전형이라도 연세대는 수능 시험(11.13) 이전인 10.4(토)에 논술 시험을 보고, 고려대는 수능 시험 이후인 11.22(토)~11.23(일)에 논술 시험을 실시한다. 수능 시험 이전에 치르는 연세대 논술에 응시하는 경우에는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잘 나오더라도 정시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논술 전형의 경쟁률은 연세대에 비해 고려대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학별 심층분석
△ 서울대
서울대는 일반전형 1675명, 지역균형 692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에 비해 각각 166명, 87명 줄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 65명, 자연계 150명, 자유전공 34명 축소됐다.

지역균형은 일괄합산전형이고 일반전형은 단계별전형이지만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이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는 물론 학생부 비교과, 서류, 면접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반전형의 1단계 선발 비율은 지난해 모집단위별로 1.5~3배수에서 올해 2배수로 줄어 1단계 통과를 위한 서류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서류평가의 내용은 학업능력, 자기주도적 학업태도,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 지적 호기심을 비롯한 창의적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 등이다.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는 모집단위에 따라 달랐던 면접 방식을 간소화하여 수험생들의 면접 준비 부담을 줄였다. 계열별 면접 문항을 공동 출제하며 모집단위 관련 전공적성 및 학업능력을 평가한다.

기회균형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폐지된 반면, 지역균형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3개 영역 2등급 이상으로 지난해 2개 영역 2등급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역균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다른 전형요소와 함께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모집단위 가운데 통계, 건축, 원자핵공, 교육, 수학교육, 수의예, 자유전공학부, 미술대학, 음악대학 등은 수시에서만 선발하므로 희망자는 반드시 수시모집에 지원해야 한다.

△ 연세대
연세대는 △일반전형 738명 △특기자전형 968명(인문학 102명, 사회과학 118명, 과학공학 240명, IT명품 21명, 창의 20명, 국제 394명, 예술 26명, 체육 47명) △학생부교과 257명 △학교종합(활동)우수자 373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에 비해 논술을 실시하는 일반전형의 모집인원을 95명 줄였고,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을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하는 대신 120명을 증원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 비교과를 30%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학생부교과의 반영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학생부종합전형 인문 3개 합 6등급, 2개 합 4등급에 비해 인문 2개 합 4등급, 자연 2개 합 5등급으로 낮게 적용한다.

일반전형의 논술 반영비율은 지난해 우선선발과 같이 70%로 높게 반영하며, 학생부는 30%(교과20+비교과10) 반영한다. 학생부교과 점수는 지난해 Z점수에서 금년에 과목별 석차등급을 반영으로 바꾸고, 주요 5교과만 반영해 지난해보다 영향력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전형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인문 4개 합 6등급, 자연 4개 합 7등급으로 지난해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중간 정도로 탐구는 1과목 등급만 반영한다. 하지만 수능 반영 영역수가 늘어나 전영역의 수능 등급이 고르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기자전형은 수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며 1단계 서류100% 2단계는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 고려대
고려대는 △일반전형 1210명 △학교장추천전형 630명 △융합형인재전형 280명 △국제인재전형 280명 △과학인재전형 25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OKU미래인재전형이 폐지되었고 금년에 융합형인재전형이 신설되었다. 일반전형(논술)의 모집인원은 지난해 1366명에서 156명을 줄였다.

학생부종합 전형인 학교장추천과 융합형인재는 1단계 서류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면접 30%를 추가로 반영해 최종 선발하는데, 두 전형 모두 2개 영역 평균 2등급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학교장추천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80% 반영하기 때문에 학생부교과 성적이 일정 수준이상이어야만 합격 가능성이 높다.

일반전형은 ‘논술45%+학생부교과45%+학생부비교과10%’ 로 일괄합산 전형하는데, 논술 반영비율을 지난해 일반선발보다 5% 낮추고 학생부 비교과를 5% 높였다. 일반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인문 3개 영역 2등급, 자연 2개 영역 2등급이지만, 경영대, 정경대, 자유전공은 3개 등급합 5등급, 의과대 국A수B영 등급합 4등급으로 매우 높게 적용되어 수능 최저 기준 통과가 관건이다.

국제인재와 과학인재 전형 모두 1단계 서류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서류70%+면접30%’ 로 최종 선발하는데, 서류 전형은 각 분야별 역량과 고교 성적, 고교 재학 중 활동 등과 관련된 제출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므로 해당 분야별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 두 전형 모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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