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2등급은 기본… 서울·지방 구분없이 인기

초등교사 탈선에 인성면접 강화 추세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안정적인 직업군으로서 교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교대의 수시 경쟁률은 평균 10대 1을 넘나들었고, 정시 경쟁률도 대부분 올랐다. 특히 교대는 대학의 소재지에 따라 인기가 좌우되는 일반대학과 달리 전국 교대가 비교적 고른 인기를 누린다. 누리는 인기만큼 2015학년도 교대 입시는 내신과 수능, 면접 모두에서 세심하게 지원자를 골라낸다.

■ 교대·교원대 인기 왜? = 교대의 인기는 초등교사가 중등교사에 비해 임용시험 합격률이 높은 영향이 크다. 초등교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를 나와야 한다. 교육대학원을 졸업하는 방법도 있지만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물론 최근에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2대 1을 넘어 교대를 나와도 바로 교사가 되지 못하는 졸업생 적체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바늘구멍’에 비유되는 중등교사 임용고시에 비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서울교대의 경우 2014년 재학생 임용고시 합격률이 85%에 달했고, 춘천교대는 졸업생과 재학생을 합쳐 전체합격률 81%를 기록했다.

교대는 지역별 초등교사 수요에 기초해 설립된 것이라 지방 교대라고 해서 특별히 점수가 낮지 않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를 제외하고 전국 교대가 고르게 높은 성적수준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축소되는 분위기이지만, 초등교사 임용 시 해당 지역 교대 출신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도 전국 교대의 고른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다. 그 밖에 교대 입시의 특별한 점은 남녀 성비 제한 규정이다. 2000년대 들어 남자 초등교사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교대가 모두 남녀 어느 한쪽의 성이 정원의 60~7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 성적 수준은 내신 2등급, 수능 ‘인서울’ = 교대에 가려면 기본적으로 내신 2등급 수준의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청주교대가 공개한 2014학년도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수시 고교성적우수자전형 1단계 합격선은 1.57등급이었다. 청주교대의 산출기준에 따라 4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394.28점 이상을 획득해야 1단계 합격이 가능했다. 결국 서울교대와 경인교대 등 인기가 높은 수도권 교대에 가려면 최소 2등급 이내의 내신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교대는 수시가 정시에 비해 경쟁률이 훨씬 높다. 수시 이후에 대한 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교대 수시 경쟁률은 최고 12.28대 1(서울교대)에 달했고, 가장 낮은 곳도 공주교대 5.0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교대·교원대의 정시 평균경쟁률 2.77대 1보다 2~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대부분의 교대는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1단계 합격자를 선발한다. 광주교대의 경우 수능과 학생부를 합산해 1단계 합격자를 가리지만 예외에 속한다. 반영비율도 수능이 80%로 학생부 20%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광주교대는 지난해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 50% + 학생부 50%를 반영했으나 올해는 수능의 비중을 강화했다.

교대 합격선은 2014학년도 비상교육 배치표를 기준으로 서울 중하위권 대학이나 일부 거점국립대와 겹쳤다. 지난해 입시기관별 배치표는 점수 차이가 비교적 컸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당시 인문계열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서울교대가 51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인교대가 506점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교대는 특별히 낮은 대학 없이 대부분 495~499점 사이에 분포했다.

■ 최근 들어 '면접' 중요성 증대 = 교대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추세다. 초등교사의 탈선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인성’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면접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비중 있게 반영된다. 서울교대의 경우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수시는 2단계에서 면접을 30%나 반영한다. 일괄합산하는 정시의 경우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은 수능 77.4%, 학생부 13.2%, 면접 9.4%로 이뤄지지만, 1~2점차가 당락을 가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접 비중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교대의 면접 질문은 기본적인 교직사명감과 기초지식 이외에도 공동체적 인성을 별도 평가한다. 서울교대는 지난해 A4용지 1장 분량의 제시문을 읽고 나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도록 했다. 제시문은 아파트 주민들이 지하실 문을 잠가 길고양이가 굶어죽은 사건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윤리적 쟁점을 담고 있었다. 지원자들에게 자신이라면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대답하게 했다.

심각한 교대 졸업생 적체…졸업이 곧 취업은 옛말
‘전공’이 없어 졸업 후 임용시험에 매달리는 경향
강해

한 때 ‘입학이 곧 임용’이었던 교대는 최근 재학생 기준 임용시험 합격률이 60~7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때문에 전국 교대는 앞으로 정원을 평균 10%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2000년대 들어 정부의 초등교원 수급정책은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다. 학령인구 감소를 알고도 교대의 정원을 늘려온 탓에, 졸업을 하고도 초등교사가 되지 못하는 ‘졸업생 적체’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에서 초등교사로 일하고 있는 H교사(31)는 “수도권 교대를 나왔는데 2000학번 이후로 적체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는 교대 졸업 후에도 상당수가 1~2년은 기본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교원 수가 크게 부족해 선배들 사이에선 “이름만 한글로 쓸 줄 알면 된다”는 말이 우스개소리로 나돌 정도였다. 당시에는 임용고시에서 과락만 면하면 누구나 합격이었다“고 말했다.

초등교원 수급 불균형은 사교육 시장의 팽창과 ‘임용고시 낭인’의 양산, 교원 처우 불안 등으로 이어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임용고사 경쟁률이 오르면서 요즘 교대생들은 재학 당시부터 학원을 다니면서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늘었다. 사교육은 주로 교육학 이론, 교육학 문제풀이 등 인성보다는 시험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대 졸업생들은 보통 합격할 때까지 임용시험에 매달리는 경향도 존재한다. 경기도의 Y교사(28)는 “교대생들은 졸업 후에 ‘전공’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공식 명칭은 아니고 ‘부전공’이라는 이름으로 심화과정을 수강할 뿐, 전반적인 교육과정이 체육교육1·국어교육1·음악실기·미술실기 등 개론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범대생들은 전공과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사가 되지 않더라도 전공을 살려 취직할 수 있지만 교대생들은 ‘교사’가 되지 못하면 마땅한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될 때까지 임용시험에 매달리거나 사교육 교사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졸업생들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계약직 교사나 ‘시간강사’를 전전하기도 한다. 경기도의 S교사(31)의 경우 졸업 후 5년여 만인 2014학년도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계약직 교사 채용계약 기간이 보통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여 개 초등학교를 거쳐야 했다는 것이다.

H교사는 “계약직 교사는 자리가 거의 나지 않는데다, 시간강사의 경우 어떤 교사가 부득이하게 수업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업’만 하는 계약직이기 때문에 보수와 처우가 상당히 열악하다. 시간제 교사로 일하는 선생님을 보면 선배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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