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국 한국원격대학협의회 발전기획위원장(경희사이버대 교수)

미래교육의 모습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그 핵심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대학과 MOOC의 성장이 있다. 오프라인 명문대인 MIT, Harvard, Stanford를 중심으로 MOOC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 MOOC 기관인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의 제공강좌 및 학생 수 증가는 교육혁명에 버금갈만한 추세다. Coursera의 경우 2012년 406개 강좌, 100만명에서 2014년 현재 참여대학 236곳, 강좌 625개, 수강생은 650만명으로 6배 이상 급팽창했다.

문제는 MOOC에 있어서 간과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MOOC는 단순히 ‘온라인 교육방식’을 일컷는게 아니다. 캠퍼스 기반 대학에서 학습효과 증진을 위해 학습관리시스템(LMS)이나 온라인 포털을 이용한다거나 모든 교육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학습과는 차별화 된다. MOOC는 기본적으로 수강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무료로 소통하며 학습하는 교육 코스다.

둘째, MOOC의 대응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거대한 온라인 교육의 쓰나미가 형성되고 있음을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대처방법을 몰라 기존 교육방법의 고수에 매진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기존 대학교육 형태의 입학과 졸업이 더 이상 의미 없어진다고 말한다.

셋째, 미국 중심의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새로운 형태인 MOOC의 속성을 먼저 분석해야한다. MOOC는 미국식 교육과 제도 그리고 제품을 선진형태라 여기고 수출하는 제국주의 속성 중 하나다. 즉, MOOC를 통한 새로운 미국적 질서의 재구축을 저변에 깔고 있는 것이다. 당초 MOOC는 무료·무상교육으로 제공됐지만 점점 수강생에게 기부금을 받고, 자격증, 학점과 수료증 발급비를 받으며 수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넷째, 교육 3.0(개방, 공유, 협력, 소통)시대는 표준적, 획일적, 일방적 교육은 안 된다. 그럼에도 무크를 하나의 콘셉트로 통일 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 있는 듯 해 심히 우려된다. MOOC는 고급교육 수요계층을 위한 편리한 온라인 교육방식이다. 대학의 정선되고 수준 높은 교육내용이 세상 밖으로 장벽 없이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통계상 현재 MOOC 교육경험자의 약 10%만이 마지막까지 수료해 인증서나 수료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MOOC의 교육내용은 하나의 일정한 수준으로 할 게 아니라 국가별, 지역별, 계층별로 차별화해 교육수요자별로 맞춤제작해야하는 이유다.

이제 그 MOOC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부나 관 주도로 추진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공공기관의 특징은 법체계에 의해 움직이므로 안정적이지만 느려 목표가 정해지면 신속하게 움직이기 힘들다. 한국의 사이버대학이 2001년 9개 대학 6100명으로 시작한 이래 현재 재학생 약 10만명, 21개 사이버대학으로 급성장한 것도 교육부가 주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육부와 방송통신대학이 K-MOOC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몇몇 기관과 대학이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무크의 활용도를 다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계 움직임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 국가는 MOOC에 대한 제도와 인프라만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수익과 효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민간영역에서 담당해야 한다. MOOC를 국민복지나 평준화교육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도 없고 적용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그렇다면 한국형 MOOC는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가? 미래 교육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MOOC 플랫폼과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을 교육부가 해결해야 한다. 기존 학습관리시스템(LMS) 수준을 뛰어넘는 MOOC 플랫폼의 진화를 통해 수강자 간의 활발한 온라인 상호작용이 촉진되고 있다. 토론과 각종 과제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시공간을 초월한 집단지성 구축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성되는 학술 데이터는 최근 이슈인 빅데이터(Big Data)로서의 가치를 갖고 새로운 연구와 활용의 대상이 되고 있다(*듀크대학이 Coursera에 제공한 11개 MOOC에서 1년간 30만 건 가량의 게시물과 코멘트 발생).

이렇게 급격하게 탈바꿈하게 될 미래교육과 미국 발 MOOC를 한국형으로 바꾸고 한국인에 맞는 무크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있는 조직은 13년 동안 원격교육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한 21개 사이버대학이 최적임자라는 것은 감히 얘기 할 수 있다.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 대학과 경쟁관계가 아니고 상호보완 관계이며 우리나라 미래교육의 한축을 담당 할 수 있는 동반자로 인정 해주길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기관 하나가 MOOC를 선점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한국형 무크의 로드맵을 작성하고 각 영역별, 기관별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지휘탑과 그곳에 있을 선지자가 필요하다.

이순신 장군이 갖은 억압 속에서도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200여척의 왜적의 배를 격퇴할 수 있었던 것은 잘 훈련된 수병과 남해안의 물길과 지형지세를 훤히 꿰뚫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다’는 기개와 혜안을 가진 이순신 장군처럼, 획일화 되고 구조화된 교육제도의 틀에서 사이버대학에 날개를 달아 세계 속에서 미국의 MOOC와 경쟁 할 수 있게 하는 정책과 천리안을 가진 선각자가 지금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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