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취업빙하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동문,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일자리 찾기 에 나서고 있다.

"한 명의 후배라도 우리가 책임지자" 지난 7일부터 인하대 출신 기업인들의 모임인「인하 경영자회」는 '한동문 껴안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의 취지는 사상 초유의 실업사태로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의 취업 고민을 기업인을 중심으로 한 선배동문들이 풀어주자는 것.

[인력정보DB 구축 취업연계]

이 기구는 또 인천지역 특성에 맞는 '인력정보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취업의사는 있으나 정보 및 직업능력 부족으로 고생하는 이 지역대학생들을 인천지역 기업체와 맺어주는 취업연계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명지대는 현재의 취업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대학조직자체에서 입학부터 취업, 그리고 졸업생관리까지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이 대학은 기존의 홍보, 입학관리, 취업정보 담당부서를 통합, '마케팅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송 자 명지대 총장은 "우수신입생 유치에서부터 졸업생 취업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며 "마케팅처에서는 우수학생에 한해 해외 인턴십을 알선하고 졸업생중 직장 경력자의 신상자료를 국내외 헤드헌터업체에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기적인 조직개편 외에 급한 불부터 꺼 보자는 움직임도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H대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매일 동창회 사무실로 출근한다. 정규채용이 사실상 중단된 시점 에서 간혹 나오는 비공식 일자리를 대학동문들을 통해 알선 받기 위해서다.

또 다른 A대학의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기업 인력관리실로 아예 취업영업을 나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 리스트를 뽑아들고 직접 자기 대학의 졸업 생들을 관리하며 기업에 취업을 읍소하고 있다.

취업에는 거의 무관심했던 교수들까지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학생들 사이엔 '잘 가르치는 교수' 보다는 개인적인 인맥을 이용해 기업에 '잘 붙여 주는 교수'를 더 높이 평가하는 세태가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당국도 이런 사실을 공공연하게 기정사실화해아예 공식적인 교수능력평가에 반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양대의 경우 학생들의 취업률이 저조할 경우 해당학과 지도교수까지 불이익을 주기로해 바야흐로 취업이 총체적인 대학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당사자인 대학생들도 예년처럼 취업정보실의 구인게시물이나 기업추천서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경희대 경제학과 4학년 35명은 자신들의 프로 필과 토익, 토플점수 등을 담은 책자 5백여부를 외국계 회사를 포함한 국내 3백50여개 기업인사담당자에게 배포했다. 4학년 취업학생 대표를 맡고 있는 노영호군은 "제작비 1백50만원 중 경제학부에서 30만원을, 1백20만원은 4학년들이 자체조달 했다"며 "6월부터 8월까지 인 턴사원 추천서 한 장 받은 게 전부인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희대 경영, 무역, 한양대 상경계열 등에서도 자기소개책자를 제작중이거나 배포중이다.

한양대 취업센터 이동렬 계장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책자 제작에 대해 "개인신상정보 유출이 우려되긴 하지만 지금 같은 취업빙하기에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졸업예정자나 미취업자들의 체감 취업난은 정도가 훨씬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 다.

교수, 교직원, 학생 모두가 적극적으로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거의 모든 대학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대, 취업박람회 준비]

서울대는 오는 10월7일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정작 호응하는 대기업들이 없어 알찬 중소기업유치로 계획을 바꿀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방대는 예년에 비해 사정이 더 악화되고 있다.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열릴 예정인 유명외국회사 '맥킨지'의 취업설명회는 단 한차례씩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그칠 계획이어서 지방대생들에겐 회사 구경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국내회사들의 공채가 막힌 상황에서 외국회사까지 지방대를 차별하고 있는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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