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차별 없는 '틈새직장' 찾아라

실업자가 1백50만명을 훌쩍 넘어선 시대, 결혼한 여자의 몸으로 정리해고란 단어조차 생소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는 아마 선망의 대상일 것이다.

런던포그 한국지점 머천다이저 강주옥씨. 그는 IMF라는 단어를 별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보기 드문 직업을 가진 직장 여성이다. 바바리 등 아웃웨어로 유명한 세계적 의류 기업 런 던포그의 중국 공장에 자재를 공급하는 일이 주된 업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 리는 바잉오피스(buying office), 즉 '수출입 구매 알선업체'의 직원인 셈. 외국 수입업자들로 부터 위임을 받거나 외국 수입업체의 국내 지점에서 근무하면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의구매와 이를 알선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얼마저네 연봉 책정을 했는데 지난해 보다 10%정도 올랐다"며 "임금 수준은 잘 나가는 대기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웬만한 기업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여기에다 여성에 대한 차 별이 없다 보니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근무분위기도 반바지에 맨발이 어색하지 않을정도로 자유롭다.

6백여 회원사를 갖고 있는 한국외국기업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 업계의 여성비율은 80%정도로 여성이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대를 받고 있다. 물론 결혼한 여성도 많다. 그가 근무하는 사무실도 직원 25명중에 여성이 16명을 차지할 정도이다.

"일단 중국과 인연을 맺었으니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정말 우연 찮게 머천다이저가 되었다. 대학 4학년인 94년 여름, 한국 외국기업협회의 머천다이저 양성 교육을 수강하고 현재의 직장에 바로 입사한 것.

"무역이나 의류가 아닌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수출입 업무를 배우고 전혀 문외한이었던 중 국어를 익히면서 3년여를 보냈다"며 "취업난이라 여대생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겠지만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만 굳다면 틈새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