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교육과정 혁신 노력에서 출발' … 31곳 인증 완료

*** 경영학 교육의 질을 국제 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국내외 대외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한 해외 명문 대학과의 교류 기회 확대로 대학의 국제화에 가속도도 붙을 전망이다. 한국경영교육인증원(원장 손태원, www.kabea.or.kr 이하 경인원)의 경영교육인증제도가 그것이다. 경인원은 경영학 교육의 품질 강화와 유지를 위해 지난 2005년 설립됐다. 경영학사 학위과정, 일반대학원 석박사과정, 경영전문대학원(MBA), 글로벌 MBA 등 다양한 형태의 경영학 교육과정이 인증 대상이다. 경인원의 ‘경영교육인증제도’를 통해 우리 경영교육의 질적 수준을 짚어보고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품질높은 교육과정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경영학교육인증은 교육 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려는 대학의 적극적 의지에서 출발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을 교육 현장에 반영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혁신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경인원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총회에 2014년 현재 4년제 대학 경영대 82개교가 참여하고 있는 것은 경영학 교육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노력을 증명한다.

경인원은 민간 차원의 경영학회가 모태가 돼 산업자원부의 승인을 받고 지난 2005년 설립됐다. 그동안 양질의 경영학 교육 서비스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는 대학에 인증을 부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제도가 경영교육인증제다.

경인원의 역할은 경영대학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경영학 교육의 지속적 혁신을 통해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표다.

■ 예비인증 거쳐 본인증, 인증 후에도 세심한 관리 = 인증은 경영학 교육과정의 내용부터 시설 등 교육환경까지 전반을 살핀다. △비전·미션 및 목표 △학습 성과 및 평가 △교육과정과 수업(전공 교과과정, 인턴십 프로그램, 수업 분반, 강의 계획서, 새로운 강의 기법 등) △학생(학생 지원 및 장학금, 취업 및 졸업생 관리 등) △교수(인원, 자격, 최소 연구 기준 등) △시설 및 교육 환경(연구 공간, 행정 지원 및 보조) △교육 개선 사항 등 7가지가 여기에 포함된다.

인증을 받으려는 대학은 예비 인증부터 시작, 자체 평가 보고서 제출을 거쳐 인증심사위원회에서 지정한 심사위원들의 실사를 통과해야 한다. 인증심사는 크게 예비심사와 본 심사로 나뉜다. 대학이 예비심사 인증신청서를 제출하면 예비심사인증위원회가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본 심사가 이어진다. 대학이 자체평가보고서를 경인원에 제출하면 인증위원회는 1개월 이내에 3명의 실사단을 구성해 이를 검토한다. 심사과정을 거쳐 실사단이 자체평가보고서를 승인하면 이를 대학과 인증위원회에 통보하고 이후 2박 3일간의 현장실사가 이루어진다.

인증이 끝이 아니다. 이후에도 관리는 계속된다. 인증을 받은 대학들은 2년 이내에 ‘교육개선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인증위원회가 이를 심사한다. 심사결과에 따라 인증기간이 연장되기도 하고 추가적인 개선 노력이 요청되기도 하며 교육품질을 훼선하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인증이 보류되기도 한다.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의신청의 문도 열어두었다. 인증심사자의 객관성을 위해 인증심사자의 윤리규정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 정량적 수치 보다는 정성적인 측면 살펴 ... 특성화에 걸맞은 교육과정 설계가 중요 = 이 인증제도의 특징은 정량적 지표보다 정성적 지표에 대한 세심한 진단이다. 인증기준의 특징 중의 하나는 교육기관 고유의 전략적 특성화와 이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설계를 유도한다는 것과 결부된다. 경인원은 "정량적인 지표를 최소화하고 정성적인 기준들에 의한 기관 고유의 비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인증을 준비하며 객관적으로 현재 해당 교육과정의 질적 현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영대학 교수와 관계자들이 교육의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교육 인프라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임 교수의 비율 향상과 강의실의 환경 개선이다. 

조남신 한국외대 글로벌경영대학 교수는 "인증을 받은 대학과 비인증 대학 간에 질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경영교육현신 심포지엄’에서 “각 대학의 경영교육 수준과 개설강좌의 질은 ‘교수’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인증을 받은 대학은 우수한 교수진을 충원하고 전임교수의 담당강좌 비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08년 경영교육인증을 받은 한양대는 2005년 당시 35명이었던 전임교수 수를 2012년 58명까지 늘렸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건물 신축을 통한 교육환경 개선과 전임교수 증원, 외국인 교수 충원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며 “경인원 인증으로 해외 일류 대학들과 교류할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예 교수는 또 “인증의 과정을 거치며 대학이 경영학 교육의 목표를 다시 세우게 됐다. 어떤 학생들을 배출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인증 과정 중에 대학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학부와 대학원을 아우르는 경영교육통합인증을 획득한 전북대 역시 경영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질적 향상과 특성화 수준이 높아졌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이 대학 배병렬 경영학부장은 “전북대는 지난 2008년부터 경영교육인증센터를 설립해 경영 교육의 질을 높이려 했다”며 “학생포트폴리오 포인트제, 학습 영역별 이수 성과표를 통한 학습성과 평가관리 등 학생들이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들이 고안됐고 이에 대한 우수성이 인증제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경인원의 인증을 받은 대학은 모두 31곳이다. 2014년 들어 인증을 신청하고 심사단계에 있는 대학까지 추가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경인원은 “교육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경영대학 간 교류를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하고 경영학 교육 수준의 동반 향상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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