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덕 사물인터넷 실증사업 추진단장(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아기가 기저귀에 소변을 보면 기저귀에 달린 장치가 엄마의 휴대전화로 그 사실을 알린다. 집 밖에서 집 안에 불이 켜져 있는지, 가스밸브는 잠겼는지 더 이상 조바심치거나 강박증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손안의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다 해결된다. 이미 실제로 사용되는 기술들이다. 사물과 사람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소통하는 세상,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세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9개의 사물인터넷 실증사업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장으로는 이윤덕 성균관대 교수(휴먼 ICT 융합학과)가 위촉됐다. 이 교수는 IoT포럼 운영위원장이기도 하다.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정보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사물인터넷은 사람과 사물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앞으로는 사물들이 최소한의 지능을 내장하고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어야겠죠. 인터넷에 연결되는 순간,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로 커집니다.”

사물인터넷이 현실에서 상용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실증사업 추진단이 발족된 이유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 경쟁력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추진단은 먼저 헬스와 스마트시티 분야에 집중하게 된다. 2016년에는 농생명 분야도 지원할 계획이다. 관련기관들의 지원금액을 합치면 560억원 규모다.

“모든 곳에 한꺼번에 힘을 쓸 수는 없죠. 먼저 건강과 의료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자 헬스 분야를 정했습니다. 센서들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도록 하는 것이죠. 또 하나는 스마트시티 분야입니다. 전 세계 인구 중 70%가 도시에서 산다고 하더군요. 더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버스를 개발해 교통시스템에 적용하는 것도 그 중 하나가 되겠네요.”

세계가 사물인터넷 세상을 위해 협력을 하고 있다. 동시에 사물인터넷의 국제 표준화 기구에 대한 경쟁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우리도 독일이나 일본 등과 경쟁하고 있다. 보안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언덕도 많다. 하지만 이 교수는 신중함보다 도전이 더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보수는 현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 한발 늦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기술 연구와 개발은 진보적인 것이고요. 지금도 이미 어학원 등에서는 모든 수업과 과제를 태블릿PC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공부와 과제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조금만 익숙해지면 됩니다. 내년부터 중학교 신입생에 소프트웨어교육이 의무화되는 것도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환경이 마련되면 그 안에서 활용할 콘텐츠를 확보해야겠죠.”

이 교수는 사람들이 맘껏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적인 것이 사회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운 사람에게 인간적인 삶을 살도록 기여하길 바란다. 2016년 추진단 연구 분야에 포함하려는 농생명 분야도 통일 후 식량 문제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학생들은 자유롭고 진보적인 생각을 하고 전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은 그런 생각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요. 대학이 미래입니다. 미래가 보수적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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