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교육부는 상지대 김문기 총장을 해임하고 교직원의 신분상 조치 131건, 행정상 조치 12건을 골자로 하는 상지대 특별종합감사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1일까지 상지대에 대한 특별종합감사를 벌인지 3개월하고도 하루 만이다.

감사결과는 부족한 점이 많다. 상지대 교수협이나 국회의원들도 ‘눈가리고 아웅’식이라 비판한다. 개방이사 3명이 포함된 이사진이라 나머지 이사들도 입맛대로 선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신임이사들은 승인 하루 만에 이사회를 열고 교수협 대표를 지낸 상지대 교수들을 징계하기로 의결했다. 이러다보니 총장이 해임될지도 미지수다.

‘방귀뀌고 성 낸다’고, 상지대 교무위원들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감사내용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김문기씨의 상지대 복귀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을 좌파로 몰아갔다. 이번 성명에도 “일부 좌편향된 극소수 학생들에 의해 주도된 불법적 수업거부 선동 시위 및 집회 행위”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번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상지대 공식 보도자료에는 ‘좌파’, ‘좌편향’ 같은 단어가 꾸준히 나타난다.

정말로 상지대 총학생회는 좌편향됐고 소위 ‘빨갱이’일까. 취재 결과 상지대 총학생회는 최소 2000년대 이후 15년간 어떤 단체에도 가입한 적이 없었다. 그저 꾸준히 김문기씨가 설립자를 사칭하며 상지대를 장악하는 것에 저항했을 뿐이다.

오히려 김문기 구재단 측은 1986년에도 자신에게 반대하는 학생들이 ‘가자 북의 낙원으로’라는 삐라를 뿌렸다며 용공조작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는 1999년 국회 청문회와 경찰 재조사로 구재단 측의 자작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30년이 지난 2015년에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일 한 일간지에는 ‘상지대를 또다시 흔드는 좌파세력들을 규탄한다’는 사회단체의 광고가 실렸다. 그들의 주장처럼 “민주를 가장하여 독재를 일삼고 자유를 가장하여 사유재산을 강탈하는” 세력은 마땅히 비판받고 응징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교직원을 마음대로 채용하고 교수와 학생들을 부당하게 징계하는 독재자는 누구인가. 혹시 저 ‘북의 낙원’에서 자기 맘대로 독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연상되지는 않은가.

상지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주장하려면 어설픈 색깔론으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그러한 주장을 누가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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