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역사를 한 눈에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 설립

▲ 기증자 장황남 박사가 전시품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전남도교육청과 위탁교육 협약 체결
교사 직무연수, 학생 견학,  체험· 실험실습의 장으로 활용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과학 꿈나무를 키운다. 조선대가 정보통신 170년의 역사와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관장 김병철)을 설립, 생생한 과학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조선대(총장 서재홍)는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과 손잡고 박물관을 학생들의 체험학습과 교사들의 직무연수를 하는 과학교육의 메카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되는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 학습교실’에서는 견학과 체험학습, 실험실습교육이 이뤄진다.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연수는 ‘정보통신의 과거와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조선대는 “오는 2016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에 정황남정보통신박물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미교포의사 장황남 박사 40년 동안 수집 ‘세계 최초’ 희귀한 자료
정보통신 170년 역사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통신기기 4500여 점 전시
▲ 에디슨의 축음기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은 조선대가 재미교포 의사 장황남 박사가 평생 동안 수집한 유무선 정보 통신기기 4천5백여 점을 기증받아 건립했다. 장황남 박사가 기증한 정보 통신기기는 전신, 전화, 무선통신, 라디오, 무전기, 초단파기기와 인공위성 통신기기까지 무선 통신 17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장황남 박사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시절 아마추어 무선통신 햄(HAM) 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통신 장비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가 40여 년간 수집한 기증품은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된 라디오, 무선햄 장비, 카메라, 축음기, 휴대전화 등을 총망라하여 정보통신의 시대적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품 가운데에는 ‘세계 최초’가 많다.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원통형 축음기부터 세계 최초로 개발한 라디오도 있다. 최초의 라디오에 사용한 Philco 회사의 리모트 콘트롤러, 에드윈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퍼헤테로다인 라디오, 모르스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전신기 키 등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다. 특히, 세계 최초의 에디슨축음기(1896년), 세계 최초의 전신키(1837년), 말코니 광석수신기(1897년), 세계 최초의 방송수신기Westinghouse Aeriola SR(1921년), 세계 최초의 superheterodyne 수신기(1924), 세계 최초의 리모트컨트롤러(1931년), 세계 최초의 철사녹음기(1898년) 등 17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에서만 소장하고 있어 역사적,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 
▲ 초기의 진공관
 
타이타닉호에서 사용한 것과 동종의 Key와 2극 진공관부터 5극 진공관까지의 진화 과정을 볼 수 있는 진공관과 전지의 초기단계인 습전지(濕電池), 초기의 전화기와 2차세계대전에서 사용한 송수신기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료도 많다. 간첩들이 사용했던 무전기, 중공군이 사용했던 무전기, 소련군이 사용했던 무전기, 철사녹음기 등도 포함돼 있다. 
 
박물관은 정보 통신의 수단이 되는 기기들의 발달 단계를 역사 속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통해 친숙하고 쉬운 방식으로 전시돼 있다. 1부 10개의 방과 전자공학의 시작부터 단파, 초단파, 군 통신, CB(Citizens’ Band) 라디오, 텔레비전, 아마추어 무선통신, 위성통신 그리고 라디오 컨트롤의 역사를 보여주는 2부 10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부터 일반인,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게 이해하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각 방은 각종 기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사용하는 기기로 발달되었는가를 알 수 있도록 변천 과정이 담겨있다. 기기 하나 하나가 발명된 배경과 실험 과정 역시 전시돼 에피소드와 교훈을 시청각으로 전달한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조선대는 역사적 가치가 큰 기증품을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활용하고 지역사회의 정보통신 분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46년 조선대 개교와 함께 처음 건립된 구 대학원 건물을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대학원 건물은 조선대 최초의 교사 건물로 지난해 등록문화재 제589호로 지정됐다
 
박물관 관람 안내
박물관은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입장은 마감 시간 1시간 전까지 할 수 있다. 일요일, 월요일은 휴관하며 국경일이나 기타 공휴일은 개관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10명 이상 단체관람은 방문 3일 전까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우선 입장할 수 있다. 단체관람시 미리 요청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토요일과 국경일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2시 3시, 4시 등 하루 여섯 차례, 평일은 오전 10시, 11시 30분, 오후 1시, 2시, 3시 30분 등 하루 다섯 차례 해설사가 동행 설명한다. 문의 (062)230-7780
 
[인터뷰]박대환 대외협력처장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 기대한다”
 
“여러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이야기가 오가는 과정에서 조선대가 선제적으로 박물관 건립을 제안했다. 서재홍 총장님이 직접 미국에 출장 가서 장황남 박사를 만나고 소장품의 가치를 확인했고, 저도 두 번이나 미국에 다녀왔다. 학교 예산 20억 원을 들여 조선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을 개관하여 광주의 명소로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 건립의 1등 공신은 박대환 대외협력처장(독일어문화학과)이다. 박 처장은 미국을 오가며 소장품을 확인하며 박물관 건립에 공을 들였다. 그는 “우수한 학생들이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으로 대거 진학하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이 우리나라가 과학강국이 되는 디딤돌이 되고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모티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학생들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 박 처장은 “이곳은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이 과학의 신비로움과 중요성을 터득하는 체험학습의 장”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느낄 수 있도록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는 정보통신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 부서와 협력하여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대환 처장은 “세계적으로 이곳에만 있는 정보통신기기가 17개에 이를만큼 귀중한 과학자료가 있는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은 광주의 명소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주말에 자녀와 함께 방문하여 과학의 신비로운 세계를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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