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개선 위한 국회세미나, 학업성적반영·개인기록관리시스템 도입 등 제안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세미나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대한민국 대학스포츠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입시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세미나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주최자인 한선교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고질적 병폐로 자리 잡은 체육특기자 입시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제2차관은 세미나 종반까지 의견들을 경청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체육에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육성하기 위해 상급학교에 입학 시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로 1972년 발효됐다. 체육특기자 입시비리는 △사전스카우트 △끼워넣기 △대학지원금 편법 사용 △실적증명서 부당발급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대회 실적을 실제와 다르게 표기하거나 지원 자격이 없는 미달자를 적격자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1990년 이후 거의 매년 2건 이상의 비리가 발생했지만 수사가 어렵고 재판부 판결이 모호해 관행 등으로 자리 잡은 측면이 있다.

▲ 참가자들은 현재 실행되고 있는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각자의 의견들을 제기했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스포츠개발원 김대희 연구원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전스카우트와 끼워넣기다. 2012년 감사원 보고서에서 29억원이 조사됐지만 이보다 몇 배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개선방안으로 △제도적 기반 확보 △입학체계 개선 △비리적발 처벌구조 확립 △주변 여건 개선 등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학교 체육관계자들의 윤리의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태룡 한국스포츠개발원 선임연구원은 특기자 제도가 학생선수의 경기력만을 봐야 한다며 미국과 일본 사례를 발표했다. KBS 정재용 기자는 “일반 학생과 학생선수들을 통합해 운용하는 21세기 한국형 스포츠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 김재원 체육관광정책실장은 “지난 1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와 함께 운영규정을 만들었고 올해부터 5억의 예산을 반영해 단체종목에 개인기록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입시비리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선수들의 대입 전형도 생각보다 치밀하지 못했다. KUSF와 함께 대입전형 표준요강을 개발할 것이며 초중고 학생선수들의 대입선발에서도 2018학년도부터 학업성적을 반영할 것”이라 밝혔다.

교육부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한국 교육의 전반적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한석수 대학정책실장은 “체육특기자 전형 개선과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이라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노력하겠다”며 “체육계 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대학생들이 취업에 힘들어하고 있다. 시스템을 마련해도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을 길게 보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회의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경기대 유영훈 입학사정관실 팀장의 발언 모습.(사진=이재익 기자)

회의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리사 국회의원은 “선진국형 제도를 따라하지말고 한국에 맞게 입시제도와 선수선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개인종목 선수들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 김승곤 전문위원은 “제도개선이 운동부 해체나 축소 등 선수들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대 유영훈 입학사정관실 팀장은 “입시 평가 점수가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분쟁이 일어났을 때 학내 교수들이 배제된 외부 평가 시스템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미나 막바지 현장을 방문한 황우여 부총리는 “해답은 있을 것이다. 체육발전은 우리나라로서 놓칠 수 없는 국위선양 수단이다. 올해 정기국회 전에 안을 마련해 공론화하겠다”며 “학생들 하나하나에게는 우주와 같은 생애가 걸린 문제다. 한 명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황우여 부총리는 학생선수 한 명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사진=이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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