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5년만에 ‘학부교육 재정지원사업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

교육부문 자율적 투자 가능해 사업 만족도 높고 근본적 성과 이끌어
ACE협의회 주도 포럼과 세미나, 소식지 발간으로 성과 확산에도 노력

▲ 대학 교육의 질적향상을 추구하는 ACE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건양대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린 '제8회 ACE포럼'에 참석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CE사업을 매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포럼 전 ACE협의회 이사회 모습. <사진=금오공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ACE)은 일명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정, 지원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여타의 정부 재정 지원 사업과는 달리 ‘잘 가르치자’는 교육의 근본 취지를 목적으로 출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연구분야와 달리 논문수 등을 통한 객관적 성과 측정이 어렵다는 한계에도, ACE사업 선정대학들은 교육의 근본을 놓치지 않으려 애써왔다. 사업시행 5년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ACE사업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과 맞아 떨어졌다. 지난 5월 정부가 지속적인 지원과 사업확장을 약속한 배경이다.

■ ACE사업 5년... 대학과 정부 모두가 만족하는 브랜드로 '우뚝' = ACE사업은 2010년 11개교를 시작으로 2011년 11개교, 2012년 3개교, 2014년 13개교가 선정돼 진행해왔다. 2011년 선정대학 11개교는 올해 2월말로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2015년 6월 현재는 16개 대학이 지원받고 있다. 교육부는 조만간 신규·재진입 ACE사업 대학교를 13개 내외로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4년간 지원받는다.

대학 고유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각 대학의 뚜렷한 목표를 통해 학부교육의 질적 개선을 추구하는 ACE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건양대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린 '제8회 ACE포럼'에 참석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ACE사업의 축소나 중단은 없으며 오히려 매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황 부총리는 또 "ACE사업은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대학을 발굴해 육성하는 특별한 사업"이라며 "BK21사업이 연구지원 사업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잘 자리잡은 것과 같이, ACE사업을 학부교육 지원사업의 대표 브랜드로 확대·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대학이 양적 성장을 추구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부교육모델을 통한 대학 교육의 질적 성장을 고민할 때라는 정부의 판단을 보여준다.

실제 2010년 11개교를 중심으로 총 사업비 300억 원에서 시작한 ACE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올해는 594억 원의 사업비로 계속지원 16개교, 신규·재진입 13개 내외를 선정하여 지원할 예정이기도 한다. 각 대학은 약 20~27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다양한 학부교육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저마다 독창적인 학부교육모델 개발해 운영 = ACE 대학들은 저마다 설립취지와 인재상에 맞춰 독창적인 학부교육 모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가톨릭대는 '윤리적 리더 육성 교육과정의 심화·개방을 통한 사회적 확산 모형 구축' △건양대는 '자기주도적 생애역량을 갖춘 Spec & Story형 인재 양성' △광운대는 '공존의 지혜를 겸비한 iT+형 인재 육성 교육시스템 구축' △금오공대는 'Tech+ 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교육 선도화 사업' △대구가톨릭대는 '大家 참인재 교육혁신 프로젝트' △대전대는 '교양심화와 융·복합 교육을 통한 글로컬 창의인재 양성' △동명대는 '産學一如 학부교육 선도모델 창출 및 확산' △목원대는 '체험기반 IMAGE⁺ 창의인재 양성 사업'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어 △서울여대는 '공동체 기반 학부교육 모델의 고도화 및 R2U Gateway형 교류·확산 사업' △성균관대는 '인성과 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창의 리더 교육모델 확산 사업' △영남대는 'Y형 인재 육성을 위한 학부교육 선진화(Y-Plan)' △조선대는 '‘함께’형 문화인재 양성사업' △중앙대는 '다빈치형 인재 양성을 위한 CAU EduFrontier 학부교육 선도모델' △충남대는 'STRONG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3차원 학부교육 선도모델 구축' △한림대는 '‘더불어 사는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심비우스 케어모델 학부교육 선진화' △한양대는 '다이아몬드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 모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은 고유한 인재상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금오공대는 ‘tech+ 인재’ 즉, 따뜻한 가슴을 가진 공학인을 양성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재학생의 94%, 교수진의 90%가 이공계열인 '특성화 공과대학'의 교과과정에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는 맞춤형 학부교육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성특강과 글쓰기 능력평가 및 지도, 독서 활성화 지원, 온라인 영어 글쓰기 첨삭지도, 리더십 교육 등을 다양한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외국어 학습 및 평가시스템인 ‘KOLLA(Kit Online Language Learning Application)는 회원 대학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ACE사업 4년간의 성과는 올해 2월말 사업이 종료된(사업기간 2011년 5월 ~ 2015년 2월) 2기 ACE대학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동국 참사람 핵심역량’으로 자비 실천 역량, 창의적 역량, 도전성취 역량, 글로벌 역량, 직무 역량을 설정했다. 이어 교육역량개발센터를 신설하고 전공과 교양, 비교과 교육과정을 5대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다. 교육의 성과는 ‘동국참사람핵심역량진단평가(D-CESA)’로 철저히 평가·관리했다. D-CESA는 전 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매 학년별로 시행하며 평가 결과는 공개했다. D-CESA 결과는 교육과정의 개선으로 이어져 학부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끌었다.

■ 우수 모델에 대한 공유과 확산도 활발 =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사업에 참여한 학생과 교수들의 높은 만족도다. 제8차 ACE 포럼 참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가지 ACE사업 설문지표에 대한 평균만족도는 4.1점(만점 5점)에 달했다.

특히 ‘ACE 사업은 대학의 건학이념, 교육목표, 인재상 등을 구현하는 학부교육 선도모델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만족도 4.3점), ‘ACE 사업은 학부 교육과정 및 교육지원시스템의 개선과 대학의 교육혁신에 기여하고 있다.’(4.3점) 등 ACE사업이 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한다는 데 대해선 거의 이견이 없었다.

다만 ‘ACE 사업은 잘 가르치는 대학이 학부교육 명문대학이라는 새로운 인식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만족도는 3.8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공고한 대학서열화 속에서 ‘잘 가르치는 대학’이 곧 명문대학이라는 인식의 변화는 아직까지 더딘 셈이다.

ACE사업의 성과에 대해 정진갑 계명대 교수학습처장은 “우선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교내외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다양한 교수법과 학습법 향상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구성원은 능동적으로 참여해 전체적인 교수학습 활동의 활성화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성공적인 모델에 대한 공유와 확산도 활발하다. 전북대의 ‘4학기제 수준별 수업’과 ‘기초학력인증제’가 대표적이다. 유철중 전북대 ACE사업추진단장은 “전북대가 ACE사업 고유 모델로 개발한 기초학력 강화 프로그램인 4학기제 수준별 수업과 기초학력인증제는 많은 대학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면서 “기초학력인증제는 경남대, 광운대, 군산대, 동명대, 우석대, 원광대 등 6개 대학과 MOU를 체결해 문제은행 풀을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북대는 지난해 ACE협의회 주관 ACE사업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인터뷰]김영식 ACE협의회장(금오공대 총장) “각종 대학평가순위, 학부교육 본질에 관한 지표를 고민하고 개발해야”

- 황우여 부총리가 ACE 사업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예산 증액을 약속했다.
“ACE 사업은 정부 재정지원 사업이 연구부문에 치중된 현실에서 학부교육중심 지원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한 획기적인 계기였다. 물론 연구논문 게재 건수 등 비교적 측정이 용이한 연구지원 사업과는 달리 ‘교육’은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측정 방법도 마땅치 않다. 그러나 실제 ACE 사업은 대학과 교수,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높은 호응과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학부교육 선도모델 구축을 통한 잘 가르치는 대학 구현을 목표로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설정한 특색 있고 경쟁력 있는 사업을 시행하여 대학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번에 황우여 부총리도 이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ACE사업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 ACE사업의 성과와 필요성은.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고유 브랜드를 창출한 ACE사업은 이미 교육계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각 대학들은 학부교육 선진화라는 이 사업이 가진 목적에 맞게 학내 제도와 교육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교육 모델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교수와 학생의 학습역량이 강화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는 ACE협의회의 ‘학부교육 실태조사’와 ‘대학생 핵심역량진단’ 등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ACE사업이 대학들로 하여금 ‘각 대학에 맞는 교육철학을 정립’하고 학생들에게 ‘배움에 대한 열정’을 깨닫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 각종 대학평가가 넘쳐난다. ACE대학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학평가는 필요하나 대학평가가 연구실적, 평판, 취업률 등 결과 지향적인 지표에 너무 치우쳐 있고, 대학을 서열화하는 것은 큰 문제다. 한 예로 연구실적이나 취업률을 평가한 후 대학별로 서열화시켜 언론을 통해 공개한다면 학교경영자는 공개내용을 무시할 수 없다. 자연히 대학의 관심과 지원은 연구논문이나 취업률 증가에 집중하게 된다. 교수는 가르치는 일은 등한시 하게 되며, 교수와 학생의 상호교류는 낮아진다. 언론들이 비교하기 쉬운 지표로 일단 평가하여 발표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도 문제다. 교육의 이념과 목표가 대학별로 상이한데 한가지 잣대로 줄세운 다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기존의 결과지향적 지표에서 벗어나 대학들이 동의하는 학부교육의 본질적인 지표에 대하여 고민하고 지표개발에 노력하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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