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 재정 다원화…샤오반기업, 대기업으로 성장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중국은 ‘실용주의’를 내세워 대학 재정의 다원화를 이루고 있다. 등록금 수입에만 의존하는 한국 대학과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중국 대학들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수익사업에도 나설 수 있다. 대학 안에 호텔이 들어서는가 하면 초·중·고등학교에서도 기업을 직접 설립해 운영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설립된 대학이 설립한 기업, 샤오반(校辦)기업은 이제 중국 안에서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베이징대가 운영하는 북대방정(北大方正)을 비롯해 칭화대, 하얼빈공대, 저장대 등이 설립한 대학기업은 거의 우리나라의 재벌그룹처럼 수 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칭화대가 세운 샤오반 기업인 칭화홀딩스는 자산이 1000억 위안(약 17조 원)에 달하며, 산하에 칭화동방(淸華同方), 칭화자광(淸華紫光), 칭화청즈(淸華誠志) 등 상장기업 3곳을 비롯해 기업 수십여 개를 거느리고 있다. 베이징대의 샤오반기업인 북대방정은 2010년 기준 매출 520억 위안(한화 약 9조4369억 원), 순이익 26억 위안(한화 약 470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샤오반 기업은 지난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조치로 대학이 100% 지분을 출자한 대학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생겨났다. 대학의 연구 성과를 이전하고, 하이테크 기술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대학과 대학기업이 함께 발전했다. 이는 특히 중국 국가 특성상 정부의 강력한 교육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기에 가능했다.

이에 따라 샤오반 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성장을 거둬 대학 재정에 보탬이 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중국시장이 세계에 개방되면서 샤오반 기업들은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

또 대학이 시장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져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연구와 교육에 힘써야할 교수가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사장 역할에 신경을 더욱 쓰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학과 기업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은 “‘교육의 시장화’라고 교수들이 교육보다 돈 버는 것에 더욱 치중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로 인해 현재는 교육과 기업 경영이 모두 분리돼 전문 경영인이 대학기업을 운영하도록 형식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중국대학의 재정 수입은 다원화 돼 있다. 중국대학은 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샤오반 기업 운영으로 인한 수익, 등록금·기부금,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재정 수입을 확충하고 있다.

구 선임연구원은 “한국 대학은 등록금에 의존하다보니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교 기업을 활성화 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교육의 역할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발하게 학교 기업을 활성화 시켜 우수 인재를 해당 학교기업에 취업도 시키고, 재정도 확충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