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으로 대학 연구물 가치 극대화, 연구역량 강화로 우수 인재 배출도

대학의 연구력 강화 노력, 공공성 확산 등으로 역할 기능 확대

입학자원 감소와 그로 인한 구조개혁 등 환경적 요인이 대학가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학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만큼 대학이 미래를 고민해야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실용학문을 고집해온 한양대는 2006년부터 8년간 228억원에 달하는 기술이전을 성공시켰다. 전국 대학 중  첫 손에 꼽힌다. 실용적인 연구는 입시에도 적용됐다. 스마트 입시로 수험생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에 이른다. 최근엔 G2라 불리며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중국과 미국을 파트너 삼아 공동연구, 산학협력 등 실질적 국제화에 진력하면서 두드러진 성과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미래를 여는 열쇠를 찾기 위해 그 기저엔 어떤 고민과 노력이 있었을까.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학계·산업계 상생을 주도한다
<2> 접근성·편의성, 스마트시대 입시가 달라진다
<3> G2시대 선도한다

▲ 한양대 공과대학 차세대비휘발성 메모리 사업단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지난 3월 미국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와 장경인 박사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콜라겐 구조를 모방한 인공 피부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연구에는 한양대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백운규 교수도 함께했다.

연구는 콜라겐 구조를 모방한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콜라겐은 피부에서 그물망 같이 촘촘한 조직을 이루고 있는 단백질을 말한다. 이처럼 콜라겐의 그물망이 탄탄한 강도를 유지하는 속성 덕분에 피부가 부드럽게 잘 늘어나지만 쉽게 찢어지지 않는다. 이와같은 특성을 모방한 연구진은 사람 피부처럼 보드라우면서도 잘 끊어지지 않는 인공 피부를 만들어 냈다.

#. 신유형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내부윤리 확립과 재무성과상 실질적 이윤의 연관 관계를 연구한 논문 '기업윤리가 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으로 지난해 말 HYU학술상을 수상했다. 이 논문은 경영학 분야의 최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Management'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기업의 외부윤리, 내부윤리, 종업원 윤리가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높여 기업구성원의 조직 몰입과 긍정적인 관계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기업이 내부윤리에 집중하는 것이 비단 브랜드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까지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 기영진과 오너일가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 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사진 왼쪽), 신유형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사진 오른쪽)

기술이전이란 대학에서 연구한 기술을 기업에게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에서는 매년 수많은 논문이 발표된다. 연구결과 중 사업성이 있는 기술은 특허 등을 받아 대학의 지적재산으로 만들게 된다. 대학에서 지적재산으로 등록된 이러한 기술을 기업에서는 가치를 평가해 구매하게 된다. 이때 기업은 대학에 비용을 지불한다. 그리고 기업에서는 이 초기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특허를 구매할 때 초기자금 뿐만 아니라 이후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추가로 경상로열티(Running royalty; 이용한 정도에 따라 실시료를 정하는 방식으로 실시권자에겐 유리하지만 허락자에겐 불리하므로 비독점적 권리를 허락할 때 사용)를 대학에 지불하게 된다.

김해도 한국연구재단 산학협력진흥팀장은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산학협력 환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기술을 잘 사가지 않는다. 기술이전과 관련해서는 이 때문에 더더욱 학교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기술이전 누적실적이 한 학교에서 2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점은 놀라운 것이다. 학교가 실용학문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결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일수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장 역시 기술이전과 같은 학계, 산업계 상생협력에는 대학 스스로의 자가발전적 노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학의 실용학풍이 산업계에는 기대감을 높이고 학교에선 우수한 연구성과를 이끌어낼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한양대의 경우 에리카 캠퍼스를 포함해 산학협력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몇 안되는 대학 중에 하나라는 데 공감했다. 그는 "기술지주회사도 있고, 탁월한 성과도 내고 있다. 또한, 현장실습과 취업연계 등 부터 실용학풍 학문연구에 매진하는 교수들의 연구까지 정부에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에 기술이전

한양대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기술이전 누적실적이 약 228억원에 이른다.전국 대학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것은 단지 금액상의 문제가 아니라 이 대학 연구 성과가 곧 사회에 필요한 기술로 쓰이게 되고 그 기술이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징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독일계 바스프(BASF)코팅 사업 부문(Coatings division)과 박막증착(thin film coating) 기술 독점 라이선스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 기술은 성명모 화학과 교수의 주도 아래 새롭게 개발됐다.

성 교수는 유무기 박막 기술(Organic-Inorganic Thin Film Technology) 분야에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양대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박막 증착 기술에 대한 국제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바스프는 해당 기술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해 한양대로부터 독점권을 취득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양대는 바스프에 전 세계를 범위로 한 독점 라이선스권(exclusive worldwide license rights)을 양도했다. 성 교수와 바스프 코팅사업 부문은 향후 수 년 동안 공동연구를 통해 유·무기 박막 기술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국바스프 측은 “새로운 박막 증착 기술은 바스프 신사업 개발(New Business Development) 사업부문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동시에 확대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바스프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고급 패키징, 플렉시블 전자기기, 박막 태양전지(thin film solar cells)에 사용되는 유연기판(flexible substrates)의 기능성 코팅(funcational coating) 등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바스프는 또 “이는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와 아시아 지역 내 우수 대학과의 협력을 구축하는 바스프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이번 기술이전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산학협력 완성도 추구 ... 지속가능한 현장실습 운영 모델로
2015 LINC사업 우수대학으로 평가... 예산 추가 지원

지난 5월 21일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2015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연차평가 및 신규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선정 결과는 2단계('14~'16) LINC 참여 대학으로 진입한 4년제 대학 총 55개교를 기술혁신형과 현장밀착형 유형별로 △매우우수(13개교) △우수(29개교) △보통(13개교) 등급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이 중 기술혁신형 부분에서 ERICA캠퍼스는 '매우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양대는 함께 '매우우수' 평가를 받은 성균관대와 함께 교육부의 대학 지원사업인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의 기술혁신형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3년 연속 최고점을 받은 점도 주목받고 있다.

ERICA캠퍼스는 ‘지속가능한 현장실습 운영 모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재 ERICA캠퍼스는 전공 직무능력 함양을 위한 현장실습 프로그램 ‘선택형 4+1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가 매칭한 기업에서 최소 6개월 최대 1년까지 학생의 현장실습 기회를 보장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실질적 업무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취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학기제 장기현장실습이라는 점에서 대학은 학생의 해당 학기 등록금을 면제하고 참여기업에서는 최저임금 수준 이상의 실습지원비를 지급한다. 4년의 학위 과정 이외에도 별도의 인턴제 현장실습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총 32명(1학기 10명, 2학기 22명)이 이 과정에 참여했다.

서울캠퍼스에선 실용인재양성과 기업체의 니즈에 맞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HY-WEP(HanYang Work Experience Program)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장실습 프로그램인 HY-WEP은 단기과정(하계 및 동계방학 중 8주)과 장기과정(각 학기 중16주)으로 구성돼 서울캠퍼스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참여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프로그램 시작초기단계였던 지난 2012년 참가학생은 301명에 그쳤지만 지난 2014년 2학기와 겨울학기에는 592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더불어 참여기업도 128개(2012년) 기업에서 260개(2014년)로 역시 두배 이상 많아졌다. ‘취업률’을 비교하면 프로그램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2014학년도 기준 전체 학생 취업률은 58.7%인 반면에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86.6%에 달했다.

한편 이번 선정 결과로 한양대는 ERICA캠퍼스를 비롯 양 캠퍼스에서 향후 최소 33억 원에서 최대 60억 원(대학별 차등)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기술혁신형 부분 매우우수 등급은 한양대 ERICA캠퍼스를 비롯해 성균관대, 영남대, 전북대 등 총 4개 대학만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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