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학교법인 우암학원 학원장

남부대, 전남과학대에서 매주 '인간학' 강의 진행

▲ 조용기 우암학원 학원장은 만 89세, 한국 나이로 아흔이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주 '인간학'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 교육은 숙명이다. 조 학원장은 자신의 작은 강의 하나가 후손들의 창대한 미래를 이끌어갈 작은 토대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아흔 살이라는 고령은 얼핏 생각하기에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조용기 우암학원 학원장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국전쟁으로 망가진 집터에 천막 두 채로 옥과농민고등학원(현 옥과고등학교)을 세운 조 학원장은 65년이 지난 지금도 남부대와 전남과학대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인간학’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밑천이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던 조 학원장이지만 교육은 인생의 숙명이었다.

“전쟁 당시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거기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초토화됐지요. 인천상륙작전 이후 부산에서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남은 것은 폐허뿐이었습니다. 그 위에서 생각한 것이 교육입니다. 아는 것이 있어야 살아갈 방법도 나온다고 생각했지요.”

맨 땅에서 시작한 교육사업이다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교사들을 초빙해도 천막 안을 들여다보고는 기겁해서 나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조 학원장은 뚝심을 발휘했다. 오히려 떠나는 교사들에게 붙잡고 함께 할 것을 설득했다. 그의 교육이념은 6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의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 교육은 유교 중심의 형이상학적 학문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의만으로 밥을 먹을 수 있었나요? 아니지요. 저는 실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도의, 협동, 직업, 이 세 가지가 함께 가야 완전한 교육이 이뤄진다 생각했고 지금까지도 이것은 제 교육이념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 학원장에게 남부대와 전남과학대는 교육이념 실현의 결과물이다. 지방에 위치했지만 교육만큼은 오히려 선두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인간학 강의는 내일을 짊어질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행된다.

“농민학교를 세웠을 때 천막에서 배움을 받았던 사람들을 우암학원 설립자 대열에 올리고 명예 졸업장도 드렸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배움을 생각했던 사람들 아닙니까. 그 모든 사람들의 삶이 천막학교에서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10년 넘게 인간학 강의를 이어오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학생들이 내일을 만들기 위해선 오늘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가 살아온 시간이 그들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인간학 강의는 조 학원장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처하는 지혜와 함께 20대의 시각에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머무른 인생이 아름답기를 바라고, 다음 대에도 그 아름다움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기 인생은 모방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인생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참고가 될 토대는 있을 수 있지요. 아침에 30분 먼저 일어나거나 거울 속 자신에게 미소를 짓는 작은 습관들도 인생에 긍정적인 역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미래는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학생들이 창대한 미래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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