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식 원 팀 시스템 활용해 고도의 전문성 확보

‘교육-제작-취업’ 원스톱 콘텐츠제작단지형 캠퍼스 조성

▲ 촬영 중인 한국영상대학 학생들.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한국영상대학교(총장 유재원)는 지난 6월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연차평가에서 ‘매우 우수’ 성적에 이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역시 최상위 A등급을 획득했다.

설립 이후 20여 년간 영상특성화의 길을 걸어온 이 대학은 영상 콘텐츠 제작 관련 학과들을 증설하며 타 대학과는 차별성을 입증했다. 1995년 국내 최초로 애니메이션 학과를 개설한 이후 이듬해 영상편집기술과, 영상촬영조명과, 방송기술과를 만들며  본격적인 방송영상 특성화를 시작했다. 1999년 교육부로부터 '방송·영상계열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되며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현재 전체 25개 학과 가운데 70%가 넘는 18개 학과를 방송·영상 관련 전공에  집중시켰고 시설-장비-인력이 체계화된 교육 인프라 구축에도 성공하게 됐다.

이같은 대학의 특성화 노력은 지난해 세월호 사고 당시 '사고대책본부 수중촬영 및 영상 분석 기술 지원'으로 국가 재난 상황에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빛을 발했다. 2004년부터 촬영영상분야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교수 및 학생 대상 직무능력향상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로, 마스터클래스 자격을 취득한 교수를 포함해 수중촬영 자격을 취득한 20여 명의 전문 인력과 수중촬영 및 영상 분석 장비를 보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의 핵심은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 양성'으로 요약되며 이를 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이 도입됐다. 이 대학은 20여 년의 특성화 과정을 통해 이미 NCS 세 분류와 거의 일치하는 학과 편제를 구축하고 있었기에 타 대학에서 나타나는 통폐합 및 재편성에 따른 분란없이 NCS 기반 교육체계를 도입할 수 있었다.

특성화학과 뿐만 아니라 전 학과 교육과정을 현직에 종사하는 산업체 관계자들이 면밀히 검토해 전체 학과에 NCS 기반 교육과정을 도입했고 NCS 기반의 수행평가 방법도 개발해 운영했다. 특히 총 3회의 수행평가 중 1회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겼다. 교수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러한 평가 방식의 도입은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확고한 경영의지를 전 교직원들이 공유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다.

또한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은  고가의 실험‧실습 장비 도입에 대한 경제적 고민을 덜어주었으며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산업체 전문가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대폭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 수중촬영 실습 현장.

한국영상대학교가 이 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 제작단지형 캠퍼스 구축'이라는 독창적인 특성화 분야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 덕분이다. '콘텐츠 제작단지형 캠퍼스'란 대학이 ’인력 양성-콘텐츠 생산-고용-수익창출‘ 을 순환시키는 제작단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성화 계열 전 학과에 캡스톤 디자인 교과목을 개설하고 산업체와 연계해 융합 콘텐츠 제작 팀을 구성, 실무 능력 향상에 주력했다. 18개 특성화 계열 학과의 학생들은 연출, 촬영, 조명, 편집, 음향, 3D, 분장 등 본인의 전공직무에 따라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교수진들은 의과대학형 교육시스템을 적용한 도제식 교육 방식을 통해 제작 노하우를 전수하고 학생들은 캠퍼스 안에서 완벽한 제작 환경을 경험하며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이 콘텐츠들은 결과적으로 수익 창출에 기여함은 물론 취업률도 높여준다.

산학협력중점 교수들이 경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각종 외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이 프로젝트에는 의무적으로 1명 이상의 교수와 3개 학과 이상의 학생들이 투입된다. 이 대학의 자랑인 '원 팀 시스템(One Team System)'의 실제 적용은 2006년 학교 기업 설립을 시작으로 준비해 온 것으로, 이는 독창적 특성화프로그램에 접목돼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대학은 지난해 기준 43건의 외부 프로젝트에 181명의 교수와 465명의 학생을 참여시켰고 13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 수익은 교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상기록화 사업’,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록 영상 사업’이 그 예다. 얼마 전 방송돼 화제가 됐던 KTV '청년의 눈으로 아시아를 보다'를 비롯해 '백제의 탈' 국악방송과 공동 제작한 '맥(脈)-전통을 이어가는 줄기' 등을 통해서도 널리 소개됐다. UHD리마스터링 팀을 구성하고 한국전파진흥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제보자’. ‘미스 와이프’, ‘베스트 오브 미’ 등 5편의 영화를 UHD로 리마스터링하기도 했다.

이는 다양한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열린 대종상 단편영화제에서 '일병'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 9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안녕! 우리말, 언어문화 경진대회'에서 '한글은 우리입니다'가 창작 영상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재학생들은 올해에만 30여 개 대회에 참가해 36개 부문에서 입상했다.

이 밖에도 이 대학은 방송영상제작 관련 육·해·공군 장교 및 부사관을 대상으로 영상제작 교육, 충남·세종시 청소년 진로체험 등 지역 및 산업과 연계한 교육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대전에 HD드라마타운이 생기고 세종미디어센터가 설립되는 등 지역이 과학기술, 문화와 융합되는 핵심 거점으로 육성되는 만큼, 지역 방송영상산업과 연계한 한국영상대학교의 독창적 특성화 프로그램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제작 시스템의 혁신적 모델 만들어내는 대학"

유재원 총장 인터뷰

-특성화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는.
“우선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서 제시한 NCS 기반 교육과정은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이 교육과정운영에 관한 사항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변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줬다. 영상산업 분야는 산업 및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가르쳐야 할 내용과 대상이 수시로 변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대학은 NCS 기반 교육과정을 그 적용의 타당성 및 가능성을 따지는 것을 넘어서서 산업체 수요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체계적 준비로 받아들이고 있다. 둘째로는 우리 대학의 방송영상 특성화 추진을 가속화시켜 준 것이다. 구조개혁과 특성화가 동일한 방향으로 진행되며 특성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첨단 실험실습 장비 도입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았음은 물론 사업 운영에 있어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인정받았다. 국고 사업은 방송 영상 제작 환경과 동일한 고가의 기자재를 확충하고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을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채용함으로써 도제식 교육의 수행과 비즈니스의 연계의 활성화를 용이하게 해 줬다. 특히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국고보조금 활용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대학은 특성화 방향에 맞게 사업비 편성과 집행을 할 수 있어 특성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영상대학교의 강점은.

“연출, 촬영, 조명, 편집, 음향, 3D, 분장, 메이크업, 코디, 광고 등 특성화 계열 학과들이 하나의 팀으로 융합해 실제와 동일한 제작 실습을 수행하는 ‘원 팀 시스템(One Team System)’을 구축하고 있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심화된 전문 실무교육을 위한 방송 기자재 및 스튜디오, 다목적 극장 등 완벽한 실습실을 보유하고 있다. TV 방송을 위해 대관도 가능한 제1스튜디오와 3개의 소규모 스튜디오, HD 카메라실, 음향제작실, 3D영상제작실, Avid 편집실 등이 대표적이며 드론 촬영, 수중촬영, 스모크(특수영상합성편집) 등도 특화된 분야다. 학생들은 강의와 실습뿐만 아니라 IPTV 방송과 금강 FM 방송에서 더욱 수준 높은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인 IPTV에서는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VJ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송 중계차를 활용한 입학식과 졸업식, 축제, 예술제, 체육대회 등 교내외 행사를 캠퍼스 곳곳에 생중계하는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원 팀 시스템(One Team System)’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들은 TV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된다. 실제 현장이나 다름없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실무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입사 후 재교육이 필요 없는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향후 대학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우리 대학은 ’인력 양성-콘텐츠 생산-고용-수익창출‘의 과정이 순환되는 캠퍼스 조성으로 현장성이 대폭 강화된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의 제작 과정을 가르치는 대학을 넘어서 대한민국 영상제작 시스템의 혁신을 가져올 모델을 만들어내는 대학, 한국 최초를 넘어 최고의 방송영상특성화대학이 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은 교육과 취업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창의적 영상 콘텐츠 제작 인력을 양성하며, 새로운 영상콘텐츠 수익모델을 창조함으로써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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