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회장 현승일)가 지난 1일 - 3일 개최한 「99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는 교육부의 BK 21 사업과 대학 구조조정 문제가 전면으로 부각됐으며, 대학 평가 지원과 대학간 교류협력 인증 방안 등 당면한 대학 현안들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재정 확충과 운용 효율화와 관련 올 2학기부터 사립대학 총장들이 등록금 중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통합 징수한다는데 전격 합의. 대학가에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 1백88개 4년제 대학 중 1백67개 대학 총장이 참석, 성황을 이룬 이번 회의에서 현승일 회장(국민대 총장)은 "21세기를 대비한 교육정책이 지나치게 조급하고 즉흥적인 게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때"라며 "두뇌 한국 21 사업 역시 본래 의도가 순수하고 발전 지향적인 것 이었다 할지라도 심각한 부작용이 예견된다"고 말했다.

'대학 조직 혁신의 방향과 과제'를 테마로 한 주제 발표에서도 김병수 연세대 총장과 윤형 원 충남대 총장 은 BK 21 사업과 구조조정을 의식, 논란을 벌였다.

김총장은 "연세대는 대학원중심대학으로 간다는 원칙 하에 모집단위를 인문·사회·이학· 공학 4개 계열로 광역화하는 등 개혁작업을 펼쳐왔다"며 연세대 중심의 대학원중심대학 운 영모델 사례을 제시, 이번 BK 21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반면 윤총 장은 "서울의 극소수 대학에 대한 집중지원을 골자로 한 BK 21 사업은 헌법에 명시된 기회 균등 원리에 위배된다"며 "국립대 구조조정이나 정부의 재정 지원 액수도 매우 실망스런 수 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덕중 장관은 현장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BK 21 사업에 어느 대학도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립대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대학평가와 교류협력 방안도 집중 논의돼 대교협 산하에 대학평가의 중 복과 낭비를 해소하기 위한 '대학평가지원센터'와 산·학·관 당국자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 한 '산학연협력연구위원회', 국제대학간 학점교류 및 학위인정을 위한 '교류인증위원회' 등을 설치키로 하는 등 6가지 실천과제가 채택했다.

'대학평가지원센터'의 경우 그간 각종 평가기관에서 시행되는 경쟁적이고 낭비적인 중복 평 가의 부작용을 없앤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산학연협력위원회'는 대학에 산업체 요구와 수 요에 맞게 주문형 커리큘럼과 적시성(JUST-IN-TIME) 교육과정을 정착시켜 협력 강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이 결의 배경.

이밖에도 이날 회의에서 사립대 총장들은 별도의 회의를 갖고 오는 2학기부터 기성회비와 수업료를 통합해 등록금을 고지한다는 데에 전격 합의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총장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합의, 그간 적법성 시비로 논란을 벌여온 학생들과향후 또 다른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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