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지난 일요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캠퍼스에서는 지난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움직임들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사은회를 열거나 작은 선물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스승의 날이 아닌, 일상에서 얼마나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눌까. 고려대 학내언론인 <고대신문>에서 학생 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한 학기 동안 교수 연구실을 2회 이하 방문한 학생은 전체 응답자 중 73.3%였다. 한 번도 찾아가 본 적이 없는 학생도 12.9%에 달했다.

학생들은 교수에 대한 ‘어려움’을 원인으로 꼽았다. 동떨어진 둘의 사이는 배움의 열의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 생활에서의 어려움이나 전공, 취업 등에 대한 고민이 생겨도 정작 학생들은 서먹했던 교수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망설이다 포기한다.

대학에서 대책을 내놨다. 지도교수를 배정하는 것은 물론, 몇몇 대학은 담임교수제를 도입해 입학부터 졸업, 심지어 취업할 때까지 함께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 대학들은 교수와의 소통이 학생들의 대학 생활과 학점, 취업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소통은 그리 쉽게 발현되지 않는다. 학교 측에서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 기자의 학부시절을 떠올려도, 자동으로 배정된 지도교수와 제대로 된 면담을 가져본 기억이 없다.

학내 분위기가 과거보다 자유로워졌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쿨함’이란 가벼움으로 포장된 ‘거리두기’지, 마음을 연 ‘소통’이 아니다. 시스템을 만들어놨다고 방심하면, 군대 간부들이 병사에게 진행하던 “별 일 없지?” “네. 없습니다.”의 대화가 대학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서로가 다가가야 한다. 특히, 교수가 진정성을 가지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 학생들은 교수들이 먼저 다가왔을 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교육과 연구로 대표되는 교수의 역할에서 학생과의 소통은 교육의 연장선이다. ‘갑질’ 교수로 남을 것인지, 존경할만한 ‘스승’으로 남을 것인지는 교수의 몫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