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최근 발표된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프라임) 선정 이후 대학가에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길게는 11개월, 짧게는 6개월 이상 다수의 대학이 프라임 사업에 매달렸다. 그 결과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총장부터 보직교수까지 사퇴 압박을 받는 실정이다.

특히 인하대는 총학생회장이 18일 넘게 단식 투쟁을 하다 신장 통증으로 쓰러져 입원했다. 이 대학 교수회는 최순자 인하대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프라임 사업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했을 때와 똑같은 모양새다. 교육부가 진행하는 각종 재정지원 사업이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에게는 좋은 대학과 나쁜 대학을 가르는 잣대로 인식되고 있다. 사업에 떨어지면 나쁜 대학, 무능력한 지도부로 치부되고 있다.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이 또 다른 대학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재정지원 사업에 탈락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알 수 없는 패배감과 열등의식을 갖게 된다.

모 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은 “교육부 사업이 어떤 내용의 사업인지 자세히 모르고, 사업 이름도 역시 헷갈린다”면서 “다만 내가 다니는 대학이 선정되면 ‘내가 좋은 학교를 다니구 있구나’란 생각이 들 뿐이다. 사업 선정으로 나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오고, 대학 교육환경이 개선됐다고 느끼진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프라임부터 시작해 ‘대학 인문역량강화(CORE)사업, ‘학부교육선도대학 (ACE)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 ‘대학 특성화 사업’(CK), ‘고교교육 정상화 사업’ 등등 각종 교육부 사업의 이름과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럴 듯해 보이는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일 뿐이다. 그럼에도 재정지원 사업의 선정 여부가 마치 대학 서열로 비화하기도 한다.

한 국립대 교수는 “잘 가르치는 대학을 뽑는다는 ACE사업으로 대학의 체질이 변화했나? 학생들은 과연 체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교육부가 대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만든 이름만 바꾼 사업의 연속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거창한 이름으로 치장된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으로 대학이 과연 변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경쟁은 있는대로 부추기고, 정작 학생들은 체감하기 어려운 재정지원사업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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