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규 / 서울사이버대 대학발전추진단 실장(원대협 발전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남들과 다르게 생긴 오리가 알고 보니 백조였다는 내용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는 1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주인공인 미운 오리가 고등교육 정책에서 소외당하는 사이버대학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사이버대학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고등교육법 제2조에 방송통신대학 등과 함께 원격대학으로 분류된 대학이다. 2001년 개교 당시 9개 대학 6220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사이버대학은 현재 21개 대학 총 10만 2654명으로 학생 수가 약 17배 증가하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10년부터 9개 대학에서 16개의 특수대학원을 설치하고 석사 학위자를 배출하는 등 질적으로도 진일보했다. 지난 16년간 변변한 정부 재정지원 없이 지금의 자리까지 왔기에 더욱 값진 성취라 하겠다.

사이버대학은 경력단절 없는 일과 학습의 병행,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정부 정책과 인식의 변화, 수요자의 다양한 선택과 유연한 교육 기회,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도입 등의 영향으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대학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정지원 사업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사이버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금은 단 1원도 없으며, 사업 참여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프라임, 코어, LINC, CK, ACE, WCC 등 이름을 다 외우기도 어려운 각종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약 3조원에 가까운 돈을 기존 일반대학에 지원하는 것과 대비된다. 재정지원은 둘째 치고 각종 국가자격증 발급대상과 여러 가지 법령의 수혜대상에서도 사이버대학은 제외되고 있다.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사이버대학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은 고등교육 기회에 소외된 이들에게 낮은 등록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온 대한민국 교육복지의 첨병이며 사회 간접자본이다. 또 국정기조인 창조경제를 교육 분야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솔루션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개도국의 고등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앞선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면서 대한민국 교육한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역할만큼의 대접은 아니라도, 조금의 지원과 간단한 격려만으로도 사이버대학들은 힘을 얻고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독특한 히트상품인 사이버대학을 제도적‧사회적 무관심으로 고사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사이버대학 역시 질적 수준에 대한 문제 제기, 특성화에 대한 노력 부족, 수요가 많은 학과 개설로 인한 동형화 등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이 동화와 같다면 종국에는 해피엔딩을 맞을 것이라는 긍정을 품고, 오늘도 10만 재학생의 제2의 도전을 돕기 위해 사이버대학 교직원들은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운 오리 새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것을 꿈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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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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