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한양대 미디어전략센터 대리

대학가도 역할이 많아짐에 따라 기존의 홍보, 즉 협의의 홍보만으로는 역할이 좁다고 하는 시대다.

특히 부정이슈에 대한 리스크(위기)관리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소통), 즉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건, 부정이슈가 생기면 가장 먼저 알게 될 확률이 높은 곳이 언론이기 때문에 리스크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최전방은 홍보 관계 부서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부정이슈 발생은 대부분 사전 징후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전 징후를 포착해 큰 부정이슈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을 때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중요성이 강조됐다.

과거 미국의 엔론사태에서부터 최근 폴크스바겐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 잠깐의 눈속임으로 위기를 넘겨보려다 큰 위기에 직면한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국내에서도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제대로 되지 않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민들이 날선 비판을 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신속성’과 ‘진실성’이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의 간극이 큰 것 중 하나가 위기 소통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의 두 가지 사례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몇 가지 살펴볼 시사점이 있다.

첫 번째 사례는 정릉천 고가 전면 통제며 두 번째는 서울시 서울역 고가 폐쇄다. 두 경우 모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져 있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진 점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최우선 목표를 다른 곳에 두지 않고 ‘시민의 안전’에 초점을 맞춰 빠르게 진행한 것이다.

둘째. 관련부서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진 점이다. 서울시내 관련부서, 국토교통부 관련부서 및 모든 유관부서 그리고 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것까지 협업이 없었다면 서울시의 최종 의사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최근 소통의 큰 흐름인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보면 불만이라든지 단순 항의도 보이기도 했지만 차분히 관련내용을 파악하고 공감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서 투명성은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커뮤니케이션 뿐 만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도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 주변의 따끔한 지적이나 비판이 걱정돼 팩트를 작게 만들거나 숨기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해결책은 자꾸 멀어지게 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교훈삼아, 작은 투명성이 큰 신뢰를 만든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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