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준표 블랙보드 한국지사장

[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세계적인 교육정보기업 블랙보드가 한국에 진출한 지 3년이 됐다. 한국의 교육 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한 학습이 생소하던 시기에 블랙보드는 차세대 학습관리시스템으로 온라인 교육의 정착과 확산에 기여했다.

블랙보드의 한국 진출과 함께한 홍준표 한국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블랙보드가 큰 신뢰를 얻게 된 이유에는 블랙보드 본사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컸다”고 평가하며 “교수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 환경이 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준표 한국지사장을 최근 서울 블랙보드 한국지사에서 만났다.

▲ 홍준표 블랙보드 한국지사장은 "한국의 이러닝 트렌드는 미국에 2~4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이러한 격차가 앞으로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서로 배우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 이한빛 기자)

-오프라인 교육을 받아오셨던 세대인데 온라인 교육을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됐나.
“유학생 시절 영어나 언어교육을 받을 때 온라인 교육을 처음 접했다. 특히 일본어에 관심이 있어 일본어를 배울 때 한국에서 오픈한 일본어 사이트를 보며 언어교육을 접했는데 바쁜 시간으로 인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온라인을 통해 많이 해결하던 것을 보고 획기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블랙보드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3년 전까지 이스라엘의 도서관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에서 10년간 지사장으로 한국에서 근무했다. 업무 때문에 LMS 동향에 관심이 있었고 그 가운데 블랙보드와 교류할 기회들이 있었다. 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들이 블랙보드는 구글과 함께 대학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프트웨어라고 추천하면서 블랙보드와 인연을 맺게 됐다.”

-블랙보드를 처음 한국에 시작했을 당시 한국의 이러닝 시장은 어땠는가.
“실제로 와서 보니 한국의 이러닝 시장은 매우 빨랐다. 문제점은 기술은 빨리 도입됐지만 실제로 학업효과를 향상할 수 있는 교수법의 적용과 이러닝 철학이 굉장히 약했다. 인터넷 인프라가 좋아서 ICT 기술 적용은 빨랐지만, 이러닝으로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오프라인의 보조 역할만 하고 있었다. 학습의 핵심인 상호작용이 결여된 돌연변이 같았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한국의 온라인 교육이 달라진 점은.
“교육에 대한 자각이 생겼다. 코세라나 에덱스 같은 무크형 강의들의 오픈으로 한국의 온라인 교육과의 차별성을 체험하면서 자발적 자각이 있지 않았나 싶다. 플립드 러닝이나 블렌디드 러닝 등 온라인 기반 기본개념을 실제 학습과 접목하게 됐고, 교육부 쪽에서도 교육평가를 통해 교수학습센터나 무크 등 온라인 교육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점도 달라진 것 중 하나다.”

-세계 이러닝의 트렌드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현재 상황과 전망은.
“한국의 트렌드는 미국에 2~4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키워드가 무크와 플립드 러닝으로 대표할 수 있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기법이 최근에 몇몇 대학이나 연구자를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해외사례를 보면 무크가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2014년이었고 이후 관심이 줄고 있지만, 개인맞춤 학습이나 어뎁티브 러닝, 빅데이터를 활용한 애널리틱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초기 단계인데 적용 사례가 나오려면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 블랙보드 한국지사장으로서 역할 수행을 되돌아본다면.
“지사 체제로 전환 당시 고객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와 본사의 지원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고객들이 더 많은 신뢰를 보여주었고 블랙보드 내에서도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특별히 한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게 되면서 성공적인 1년을 보내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하는 1년이다.”

-앞으로 한국 이러닝 시장에서 블랙보드의 역할은.
“블랙보드는 한국교육의 글로벌화를 위한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싶다. 해외 선진기술을 한국에 신속히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우수한 기술이나 컨텐츠를 블랙보드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교수자의 관점에서 이뤄졌던 교육의 관점을 학생이나 학습자의 시각으로 서비스하는 교육 개념을 계속 소개하고 싶다. 한국은 유교문화가 뿌리 깊다 보니 학습자 중심의 교육에 대한 철학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트렌드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본다. 또 한국 대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와도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특히 비슷한 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의 대학들과 서로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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