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총 방문객 2300여 명에 그쳐 아쉬움

일정·홍보·직업체험 중복 등 문제점 지적도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학 총장) 주최 ‘2016 대한민국 전문대학 호남지역 엑스포’가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서 9일 막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인 서울을 시작으로 호남은 광주, 영남은 부산 등에서 분산 개최되는 첫 해로 이번 호남지역 엑스포는 시작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엑스포에 참가한 전문대학 17개교는 첫날 “방문객이 기대만큼 많지 않아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틀간 열리는 만큼 주말인 10일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첫날 방문객 수는 총 2300여 명에 그쳤다.

■전문대학 17개교 참여…34개 직업체험관 운영 = 이날 광주·전라 지역 17개 전문대학이 마련한 입시홍보관과 34개 직업체험관에서는 직업체험, 입시상담 등을 진행했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건 단연 ‘먹거리’를 제공한 직업체험관이었다. 찹스테이크와 슬러시 등을 준비한 원광보건대학 외식조리과의 ‘조리사’ 체험과 파스타 등을 준비한 서영대학 호텔조리학부의 ‘파티쉐·쉐프체험’ 부스에는 학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동아보건대학 애완동물관리과의 ‘동물훈련사’ △전북과학대학 간호과의 ‘간호사 체험’ △전주비전대학 미용학과의 ’네일아티스트‘ △조선이공대학 기계설계과의 ’3D프린팅_캐릭터 제작‘ △고구려대학 곤충산업과의 ’곤충산업관리사 직업체험‘ 등 특색 있는 체험부스 등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날 엑스포에 참여한 한 중학생은 “이렇게 직업이 다양하고 많은 줄 몰랐다”면서 “진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학년 학생 전체를 인솔해 온 광주 서강중 김은하 교사(2학년부장)도 “아직 중학생이지만 이러한 직업체험 등을 통해 훗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체험학습 형태로 왔다”면서 “앞으로 이런 행사가 지역에 많이 개최돼 소외된 지방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체험·입시 부스들 한산 = 정오를 기점으로 엑스포장이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학교 차원에서 버스를 대절해 온 중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다. 오후 3시가 넘어서는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직업체험관을 운영한 A전문대학 교수는 “하루 동안 약 120명 정도 다녀갔다. 사실 오늘 온 인원보다 최소 3~4배 정도는 올 거라고 생각해 준비를 많이 해왔는데 입장객이 적어서 아쉬웠다”면서 “오늘은 아무래도 평일이기도 하니 주말에는 좀 더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홍보관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B전문대학 입학처장은 “오늘 하루 입시상담을 한 학생은 15명 정도 된다. 그 중에 광주지역 학생은 5~6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럴 거면 차라리 각 고등학교에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여는 게 더 낫겠다. 오늘 이 행사 때문에 잡아야 될 입시설명회를 3개 정도 취소했다”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홍보·일정 조율 필요해…직업체험관 중복 문제도 해결돼야 = 참여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지역에서 이런 행사가 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홍보나 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C전문대학 관계자는 “어차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봤자 많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만 관심을 가지니까 올해 처음 분산해서 해보자 했던 거다. 홍보가 부족한 결과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한 두해 하다보면 방문객 수는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8일 전문대학 수시1차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이 시점에는 이미 학생들이 어디를 갈 것인지 어느 정도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보다 한, 두주 앞당겨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직업체험관 운영상의 중복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D전문대학 교수는 “중복되는 직업체험이 많았다. 직업체험이라는 게 반복되면 흥미가 떨어진다. 아무리 다른 대학이더라도 한번 했던 직업체험이면 이미 했던 거니까 가지 않는다”면서 “주최 측에서 직업체험관을 조정했더라면 조금 더 다양성을 갖고 운영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고등교육 관련 주요 정부인사, 국회의원, 광주·전라 지역 전문대학 총장 등이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을 비롯해 송기석 국회의원(국민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김옥자 광주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호남지역 엑스포 개최를 축하했다.

이기우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오늘 개최하는 전문대학 엑스포는 초중고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엑스포에서 준비된 직업체험관과 전문대학 수시입시 박람회를 통해 초중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올바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국민들에게는 전문대학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교육 프로그램을 알리며 전문대학 가족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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