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교 동의대 입학사정관

 

[한국대학신문 한국대학신문 기자]학생부종합전형은 각 대학의 인재상에 기초한 학생선발 및 고교 교사의 평가권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입학전형이다. 입학사정관이 학생 선발의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과거 점수 위주의 기계적 학생 선발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교육적 선발을 지향하게 됐다.

입학사정관에 의한 교육적 선발의 가치는 교실과 학교 그리고 학생과 교사 더 나아가 교육과정과 구체적 수업방법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선발의 주요한 근거로 교사의 평가권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면서 교권 신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학생선발에 가장 중요한 학교생활기록부 관리가 최근 부정적 사건들로 이어지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은 중차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온정주의 문화, 우수한 학교, 우수한 교사라는 지칭이 대학진학 결과와 연관되는 잘못된 멍에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형식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고교 교육환경을 무시한 대학의 과도한 기대치가 빚어낸 결과이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대학의 ‘지나친 바램’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 수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보제공을 빌미로 이어지는 무분별한 교사 연수는 그 바램을 조장하면서 오히려 정보를 왜곡시키고 이를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연수 강사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이 교육적 가치를 간과한 내용 전달과 불합격 사유를 단순히 학교생활기록부의 양으로 귀결시키는 비전문적인 식견과 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과정중심의 평가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교현장은 대학입학이라는 명제 아래 교실수업이 이론, 강의 중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환경 속에 있다. 역량평가가 기반이 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교사의 교육적 평가에 앞서 학생의 객관적 사실과 경험, 그리고 개별적 노력이 중요하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교육적 평가는 평가에 중요한 근거이지만 개별 학생의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를 경우 교사의 교육적 평가는 아니다. 따라서, 이를 분별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의 전문적 식견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전제를 외면한 채 학교생활기록부의 양적 팽창을 야기하는 이상만을 고집하는 것은 셀프 학교생활기록부와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위기를 가속화 시킬 뿐이다.

앞으로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인원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의 평가 전문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고교 현장의 비교육적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과정중심 평가방안을 구체화하고 정립시킬 필요가 있다. 나아가 더 이상 고교 교사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잠재적 범죄자가 되지 않는 환경조성과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