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최상혁 기자] 학령인구가 줄어 입학자원이 감소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6세~19세 학령인구는 지난 2012년 738만5000명에서 2016년 현재 663만6000명으로 5년 사이 약 80만명이 감소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초·중·고등학교는 대학보다 앞서 학생수 감소에 따른 위기에 직면했다. 학령인구 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각 지역학교의 빈 교실이다. 학교가 폐쇄위기에 놓일 정도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빈 교실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빈 공간의 활용법 또한 골칫거리다. 한때 지역 인재 양성에 매진했던 교육기관 성격 탓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접근할 경우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교육기관으로 건물을 다시 짓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교육청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골칫거리가 대학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대학도 공간이 남아 도는 게 현실이다. 빈 공간도 유지비용이 만만찮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창업을 독려하기 위한 창업공간이나 산학협력을 위한 실습 공간, 학교기업이나 연구소기업을 유인하기 위한 공간은 부족하다. 지자체에 텅 빈 초·중·고등학교의 교실을 산학협력에 활용하자는 대학의 제안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배경이다.

빈 공간 활용에 따른 부작용도 적다. 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주민들의 거부감은 줄고 대학 예산을 바탕으로 건물을 활용하니 교육청 역시 비용 부담을 털 수 있다. 대학도 별도의 건물 증축 없이 리모델링만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실제 현재 지역 학교의 빈 공간을 창업지원센터 및 강의실·기숙사로 활용할 계획 중인 서울시립대와 강원대는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받으며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지역 학교의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예산을 지출해야 하며, 대학 역시 학령인구 감소로 빈 공간이 속출할 상황에서 과욕이라는 비난도 감내해야 한다. 다시 학령인구가 늘어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은 출구 없는 전략이라는 조금은 과한(?) 비판까지 받아들여야만 한다.

하지만 지역 학교의 빈 공간 활용은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지역 학교 내 빈 공간은 대학에게 새로운 경기장을 마련해 줄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를 역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여기에 지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다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의미는 더해질 것이다.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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