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프라임사업 선정, KU융합과학기술원 신설

4+1학년제·3학기제 등 도입
“70년 전통과 혁신 조화 통해 건국대 100년 기틀 마련” 포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박제된 교육 틀을 허물고 탄력적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에 맞게 교육해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핵심 융합인재를 양성하겠다.”

건국대가 4년 학사과정에 1년 석사과정을 합친 4+1학년제, 계절학기에도 전공 강의를 들을 수 있는 3학기제 등 교육과정 개혁을 추진해 학제간 담벼락을 허무는 등 고도의 전문인력 양성에 돛을 올렸다. 올해 신입생부터 이공계학생은 의무적으로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하거나 창업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으로 운영되던 기존 4학년 8학기제 틀을 깨고 교육방식의 전향적인 변화를 이끌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민상기 건국대 총장을 만났다.

대학구조개혁의 격랑 속에서도 대학구성원과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대학의 위상을 굳건히 다지고 있는 민 총장은 “대학이 사회변화를 주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 총장은 “우리나라가 7대 경제대국이라 얘기하고 있지만 국민소득은 답보상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1인당 소득 4만~5만달러 사회로 가려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야하고 그것은 대학이 해야 할 몫”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서 대학이 본기능을 찾고 시대 변화에 맞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지난해 9월 총장 취임 후 반년 남짓됐다. 소회는.
“지난 20여 년간 대학에서 여러 보직을 거치며 조직을 이끌었지만 총장이 되고 나니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서울캠퍼스와 충주의 글로컬(GLOCAL)캠퍼스, 대학병원 등 큰 조직을 두루 살피다보니 업무량이 많지만 고통 없이 발전과 변화가 어디 있겠는가. 고된 만큼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데 보람을 찾는다.”

- 건국대가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보냈다.
“건국대의 지난 70년 과거를 재조명해보니 우리 대학의 깊은 전통만큼 민족사학으로서의 역사성이 부각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70주년을 맞아 건국대의 뿌리와 전통, 지향하는 칼라를 재조명하고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통해 앞으로 100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과 산업에겐 혁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 취업과 창업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가적 대학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 교육과정도  대폭 혁신했다.
“건국대는 기술 융합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산업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사회수요 맞춤형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의 4학년제, 2학기제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년, 학기제를 도입해 학생의 현장전문성 강화하는 학사운영이다. 산업 현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실습 2+1학기제, 채용연계형 3+1학년제와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4+1석사예약입학제, 7+1 자기설계학기제 등으로 운영된다.

-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며 KU융합과학기술원을 신설했는데.
“대한민국 사회는 이제 석사 수준의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석사 졸업을 기본 교육프로그램으로 제공하는 대학이 많지 않아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국대는 지난해 5월 교육부로부터 산학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에 선정되면서 단과대학인 KU융합과학기술원을 신설했다. 우리 학교의 강점인 바이오와 공학 등이 융합되면서 8개 특성화학과로 재탄생한 것이다. KU융합과학기술원은 독일식 모델을 활용해 4년간 학사과정을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석사과정을 1년으로 압축한 ‘4+1학년제’로 운영된다. 건국대의 강점 분야를 융합해 사회의 꼭 필요한 영역에 우수한 수준의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석사 통합 전문대학원 과정인 프랑스 ‘그랑제콜’(grandes ecole)과 같은 융합형 학습 시스템이 우리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즉 한국형 그랑제콜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 의무적으로 산업체 실습을 하도록 하는 7+1학기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수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운 것을 취업 후 업무에 적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독일은 실용주의 교육이 강한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산업체 인턴이나 교육생으로 가서 실질적으로 적용시켜보는게 의무다. 우리 대학은 올해부터 입학 후 졸업까지 1학기는 무조건 국내외 현장실습, 해외프로젝트 참여, 창업 등 자기개발 및 가치 창조적 활동을 수행하며 자기설계학기 종료 후에는 활동보고서 활동내역 및 평가 결과에 따라 학점을 인정받는 자기설계학기제(7+1)를 실시한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육과 실제 업무 간의 미스매츠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거라 본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사구조조정안에도 이공계 중심의 현장실습이 포함돼 있는데 주 골격이 우리 대학이 올해부터 실시할 이 제도와 거의 흡사하다.”

- 학생복지나 장학제도는.
“현재 장학금 총 규모는 400억원 이상이다. 교비로 지급되는 교내 장학(성적우수장학, 저소득층장학, 근로장학) 등으로 약 205억원이 지급되고 있으며, 국가장학금을 포함해 대내외 각종 장학재단 장학금으로 197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KU융합과학기술원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과 학업장려비 등 약 26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 부분에 대한 재정지원은 프라임 사업을 통해 정부지원금이 3년간 나오는 것으로 충당한다. 이를 토대로 3년간 우수한 역량을 갖춘 교원을 영입하고 이들 교원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장학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 본부에서도 기존 자원의 효율적인 재분배와 추가적인 정부 사업 수주를 통해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취업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학제도 외에 ‘진로기반 장학금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다. 학생들의 취업과 진로개발을 위해 새롭게 신설하는 장학제도로 진로개발 성과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 중에 도출되는 성과를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프라임 예산과 교비를 매칭해 연간 10억원 장학금을 현장실습과 진로개발을 돕는 장학금으로 쓸 계획이다. 프라임사업의 근본적인 성공 여부는 학생들의 역량 강화, 취·창업 성과 결과와 연동된다. 학생들이 자기 전공 분야에 맞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도와 가이드라인 등을 갖춰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 분산돼 있는 학생 취업, 창업 관련 조직을 통합해 학내 문화를 선도하면서 개별 단과대학의 커리큘럼의 개편도 유도하고자 한다.”

- 글로컬캠퍼스의 운영 계획은.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의 위기로 다가오며 지역캠퍼스를 두고 있는 대학들의 고민이 크다. 정부가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과 입학정원을 줄이려고 하는 통에 지역 캠퍼스 위상이나 존재가 부각되고 있어 우리도 고민 중이다. 건국대의 경우 충주 글로컬캠퍼스는 지역사회에 특화된 교육 분야를 발굴해서 특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컬캠퍼스에는 의학전문대학원이 있기 때문에 의학중심의 메디컬 분야를 중심으로 특성화된 분야로 운영할 계획이다.”

-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대학의 역할과 대책은.
“외국 유수대학을 가보면 그들은 일찍이 산업의 변화를 느끼고 연구 집단들이 협업상태로 이끌어나가며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이 학과 단위로 철옹성 같아 학과 간의 문턱을 낮추고 융합하는 정책을 펼치는 게 어려운 현실이다. 이 벽을 깬 대표적 사례가 KU융합과학기술원이다. 앞으로 새로 임용하는 교수의 경우 소속 학과를 한 개가 아닌 2개 이상의 학과 소속으로 설정하고 장기적으로 학문간 융합을 시도할 것이다.”

- 임기가 끝난 4년 후의 모습은.
“4년 후에는 건국대가 융합형 모델로 특화된 모습을 기대한다. 그동안 국내 대학들은 사회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또 학생들이 졸업 이후 사회 진출 준비를 하는데 있어 대학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것도 통감한다.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능력에 맞는 교육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꿈이며, 앞으로 대학들이 이렇게 가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변화와 사회수요에 맞게 끊임없이 개혁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17학번 새내기들에게 메시지.
“2017학년도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분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에서 소개한바와 같이 다양한 학기제를 선택 할 수 있는 학사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학생들은 자신에 맞는 커리큘럼을 골라 4년간의 로드맵을 짤 수 있다. 큰 기대감을 갖고 입학해 큰 꿈을 이루길 바란다.”

■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
1955년 경기도 양평 출생. 중경고등학교를 거쳐 1976년 건국대 축산대학에 입학했다. 198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호헨하임(Stuttgart-Hohenheim)대학교 식품공학과에 입학해 동대학에서 이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건국대 교수(생명과학대학 바이오산업공학)로 재직하며 교수협의회 회장, 대학원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 건국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김석준  발행인  /  정리 = 이현진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